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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가난함으로 우리를 부요케 하신 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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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수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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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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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 하심이라
10 이 일에 관하여 나의 뜻을 알리노니 이 일은 너희에게 유익함이라 너희가 일 년 전에 행하기를 먼저 시작할 뿐 아니라 원하기도 하였은즉
11 이제는 하던 일을 성취할지니 마음에 원하던 것과 같이 완성하되 있는 대로 하라
12 할 마음만 있으면 있는 대로 받으실 터이요 없는 것은 받지 아니하시리라
(고린도후서 8:9-12) |
지난 봄, 3월 14일에, 영국런던의 중심가인 의회광장에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 약 100년간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지배할 때, 간디는 비폭력 무저항 운동(사티아그라하 운동)으로 맞서서, 1947년 조국의 독립을 이끌어낸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간디는 영국에게 가시 같은 존재였습니다. 특히 영국 수상을 지냈던 처칠은 인도의 독립을 끝까지 반대 했으며, 단식투쟁 중이던 간디를 두고 아사(餓死)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인도의 한 언론인은 런던의 의회광장에 처칠의 동상도 함께 서있는 것을 두고서 “처칠 동상이 간디 동상을 보곤 눈살을 찌푸릴 것”이라고 논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간디를 영국은 영국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의회광장에 간디동상을 세우기로 결정을 하였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국의 유명한 광장에 간디동상을 세우는 것은 그분에게 우리나라에 영원한 집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며, 간디의 평화주의 사상에 경의를 표하면서 과거사를 반성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일본의 동경 한 복판에 동양평화를 주창하였던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세운 격인데 이웃나라 일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영국이 한 것입니다. 아무튼 제국주의로 군림했던 나라가, 당신의 나라 한 복판에 동상을 세워줄 만큼 간디는 20세기 최고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것입니다. 간디는 일생을 잠시 살펴본다면, 그는 일찍이 영국에 유학을 하여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젊은 시절부터 변호사로서 장래가 보장된 탄탄대로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1893년 간디는 소송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남아프리가로 가게 되는데, 인종차별이 심한 그곳에서 7만 명의 인도인들이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는 것 보면서, 변호사 신분을 버리고 인권운동가로 변신을 하게 됩니다. 이제 그는 유색인종의 평범한 시민으로서 3등 칸으로 내몰리고, 매를 맞고, 감옥에 들어가는 고난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리고 1915년 고국으로 돌아와서, 인도의 뿌리 깊은 신분제도 폐지를 외쳤고,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화해를 위해 단식을 하고, 그리고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 무저항, 불복종운동을 펼치게 됩니다.
그리하여 1947년 8월 15일 꿈에 그리던 독립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해 1월 30일 과격파 힌두교도가 쏜 세발의 총탄을 맞고 78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고 맙니다.(파키스탄과 분리 독립) 인류에게 비폭력 평화운동의 가치와 그 위대한 힘을 일깨워준 간디를 두고서, 핵무기를 개발한 천재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개발한 핵무기의 잔혹한 파괴력을 후회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원자탄시대의 대량파괴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간디의 비폭력”이라고 말입니다. 아인시타인 역시 비폭력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가를 간디를 통해서 깨달았던 것입니다.
이렇게 설교의 서두에 간디를 소개하고 있는 것은, 간디의 무저항 비폭력 운동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놀랍게도 예수님의 산상수훈의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산상수훈은 마태복음 5장에서 7장까지에 나오는 예수님의 설교말씀으로,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라는 팔복으로부터 시작하여 “남에게 먼저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율로 이어지는 말씀입니다. 오른 뺨을 때리면 왼뺨도 돌려대며, 속옷을 빼앗으면 겉옷까지 벗어주며, 억지로 오리를 가자하면 십리를 동행해주라는 말씀도 모두 산상수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흰두교도였지만, 타 종교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간디는,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돌려대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감동을 받아, 비폭력 평화운동을 실천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복음의 말씀에 따라 비폭력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가뭄과 기근으로 어려움에 처한 예루살렘 교회를 돕는 일에 있어서, 어떤 자세로 저들을 도와야 하는 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를 상기 시키면서, 주께서 베푸신 은혜를 본받아 예루살렘 교회를 도우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은혜의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고후 8: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 하심이라”
사도바울은 말하기를 예수님은 부요하신 이였으나, 스스로 가난하게 되심으로,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 부요하게 하셨다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부요하신 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예수님이 가지고 있는 하늘 권세를 말합니다. 성자 예수로서 성부 하나님과 동등한 지위를 가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모든 권세를 예수님에게 전가해 주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바람을 꾸짖어 바다를 잠잠케하고, 물위를 걸으시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심지어는 죽은 자 조차도 다시 살리는 놀라운 기적을 행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스스로 가난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가난함은 무엇입니까? 그가 가진 하늘의 권세를 누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종의 모습으로 왔다는 것입니다.
“5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립보 2:5-8)
예수님은 하늘의 권세를 가지고 오셨으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지 않으시고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낮아지신 삶의 정점은 바로 십자가 죽음이었습니다. 기적을 행할 능력을 가진 하나님의 아들이었지만, 예수님은 힘없는 모습으로 붙들려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십자가에 돌아가셔서 부활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푸신 은혜의 모습이요, 이 구원의 방식으로, 예루살렘 교회를 돕는 일에 나서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서두에 말씀드린, 간디가 바로 예수님께 베푸신 은혜의 방식으로 인도를 독립시킨 것입니다. 변호사란 지위를 버리고 스스로 낮아지고 가난해 짐으로서 민족의 하나됨과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불태웠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고린도 교회가 예루살렘 교회를 돕는 일을 통해서 우리가 배울 교훈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스스로 가난해 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질적 가난이 아니라 영적 가난입니다. 영적 가난은 곧 자기를 비우는 겸손입니다. 자기를 비우는 겸손으로 세상을 섬기고 어려운 자를 도우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착각을 합니다. 나를 비우면, 내가 업신여김을 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먼저 종이 되고, 내가 먼저 나를 낮추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면 내가 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교만하고 우둔한 인간들은 힘을 택합니다. 남보다 강하고 잘난 것으로 세상을 이기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상대편의 육신은 이길 수 있으나, 그의 영혼을 무릎 꿇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만의 방법은 일시적인 승리를 가질 수는 있으니, 영원한 승리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보십시오, 하나님은 자기를 비우는 겸손의 방법으로 세상을 무릎 꿇게 하신 것입니다. 이어지는 빌립보서 2:9-11을 읽어드립니다. “9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10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11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하나님은 종의 형체로 오신 예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과 땅 아래 있는 자들 모두를 무릎꿇게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세주라 고백하게 하셨다고 합니다.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그 능력과 힘으로 세상을 무릎꿇게 한 것이 아니라, 나를 비우는 겸손과 낮아짐으로 세상의 악의 세력을 무릎꿇게 하시고, 고난에 처한 생명을 구하셨던 것입니다.
오늘날 사회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참된 지도자 없다고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스스로 자기를 가난하게 하는, 겸손의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를 비우는 겸손의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 이 시대 지도자의 부족한 모습니다. 남들보다 많이 배우고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육적인 자랑을 모두 내려놓고, 스스로 가난해 짐으로서 백성을 섬기려는 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비천한 종의 형체를 가지고 백성의 고난 속으로 들어가서, 백성들의 눈물을 씻어주는 지도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가 영적으로 가난한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30만명이 출석하는 교회가 생겨나고, 선교 100년만에 기적같은 부흥을 이루었다고 자랑을 했지만, 영적으로 낮아지고 가난한 모습을 잃어 버렸기에, 교회가 세상에 미치는 힘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거꾸로 교회가 세상의 법 앞에 서서 심판을 받고 정죄를 받은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분명 교회가 어려운 곳을 찾아가 돕고 구제하고 봉사하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오직 성장지상주의로, 외형만을 키운 교회들의 교만으로 인하여 모든 것을 잃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조차도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지 아니하시고 종의 모습으로 오셨건만, 왜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고자 하느냐 말입니다. 목사가 수천명 수만명 성도들을 거느리는 황제의 모습으로 군림하고자 한다면, 그 교회는 더 이상 영적으로 가난한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자기를 비우는 낮아짐과 겸손의 모습이 없으면, 절대로 세상은, 예수의 이름으로 치장한 교회 앞에 무릎 꿇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그것은 영혼을 무릎 꿇게 하는 영적인 힘을 상실해 버린 쓸모없는 허수아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한 때, 한국교회의 자랑이요 자부심이었던, 대형교회의 교만한 모습으로 인하여 이 땅의 수많은 작고 아름다운 교회의 가난한 모습은 일순간에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대하여 복음은 힘을 잃고 말았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하면 복음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주님을 본받아 영적으로 가난해 져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부요하나, 스스로 가난해 짐으로서, 세상의 아픔과 눈물에 동참할 때, 복음은 힘과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의 영적권위를 회복하는 길은, 오직 자기를 비우는 가난함과 겸손으로만이 세상을 구하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고린도 교회를 향한 사도바울의 간절한 호소는, 부유한 항구도시에 자리잡은 고린도 교회가 영적으로 가난해 질 때만이 그들의 구제와 헌신이 영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저와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난하심으로 말미암아 부요한 삶을 누리게 되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내 삶의 부요함이 그리스도의 가난함으로부터 비롯되었으니, 나를 비우고 낮아지는 겸손의 삶으로 세상을 섬기고, 세상을 살리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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