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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믿음, 행함 있는 믿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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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호 전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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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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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
15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16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17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18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하리라
19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20 아아 허탄한 사람아 행함이 없는 믿음이 헛것인 줄을 알고자 하느냐
(야고보서 2:14-20) |
야고보서는 신약 성경의 일반 서신 가운데 교리보다는 실천을 강조하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로마서가 믿음을 강조하는 반면 야고보서는 행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많이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야고보서의 특징은 초대 교회에서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이신칭의’의 내용이 빈약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런 이유들로 야고보서는 뒤늦게 정경에 채택되었고, 후대에 마틴 루터는 야고보서를 일컬어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폄하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야고보서를 잘 읽어보면 야고보서 말씀은 단지 ‘행함’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참된 믿음’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곧 야고보서는 믿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초대교회의 어떤 왜곡된 믿음들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믿음이 있다고 말만 하면서 실제로는 행함이 없는 ‘잘못된 믿음’을 책망하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야고보서의 주제는 행함 자체라기보다, 온전한 믿음이 무엇인가, 참된 믿음이 우리의 구체적인 삶과 신앙 가운데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야고보서가 말하는 참된 믿음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2장 앞부분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1절) 야고보는 우리가 이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믿음은 어떤 믿음입니까? 그것은 바로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는 말은 “차별하는 것을 멈추라”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금 야고보가 어떤 보편적인 규범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이미 회당 안에서 자행되고 있었던, 빈부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어떤 관습들을 강하게 책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절부터 4절까지 그러한 차별의 한 예를 들고 있습니다.
회당에 두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한 사람은 금 가락지를 끼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 부유한 사람입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남루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부유한 사람은 좋은 자리에 앉히고, 가난한 사람은 서 있든지 구석 나쁜 자리에 앉든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2-3절). 야고보가 4절에서 책망하는 것처럼 “서로 차별하며 악한 생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오늘날 한국 교회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잘 차려 입고 있어 보이는 사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 부유한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어딘가 허름하고 가난해 보이는 사람들, 아무도 인정해주거나 누구도 상대할 것 같지 않은 사람들, 과연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습니까?
물론 실제로 우리 교회가 새로운 사람들이 왔을 때 좋은 자리와 나쁜 자리로 구분해서 안내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분들이 오면 배려하고 좋은 자리로 인도하려고 하지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 있는 선입견, 판단, 차별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대하려는 잘못된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3절 말씀에서 아름다운 옷을 입은 자가 들어왔을 때 그들은 “눈여겨 보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눈여겨 보다”라는 동사는 그냥 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 어디를 향하여”라는 전치사가 붙은 단어입니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다, 관심을 쏟다’라는 더욱 적극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들어오는데 그냥 보는 것이 아닙니다. 눈이 고정되고 말씀도 들어오지 않고, 예배하는 동안 내내 그사람의 모습만 보고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신앙생활 가운데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내가 보여지는 것에 너무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부유함과 가난함의 정도를 판단하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는 사람들의 겉모습으로 그들의 신앙을 판단합니다. ‘주일 한번도 안빠지고 잘나오네, 설교시간에 말씀 하나도 안빠지고 다 받아적는구나. 역시 믿음이 대단해! 혹은 어떻게 예배를 지각할 수 있지, 예배 드리는 내내 졸고 있네, 믿음이 더 자라야돼’ 이렇게 다른 이들의 신앙을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죠.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눈여겨 보느라 우리의 신앙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예배를 빠지지 않고 열심히 예배를 드린다고 할지라도, 내가 쳐다보고 내가 마음을 쏟는 것에 여러분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이 시간 예배 가운데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서지 못하고 다른 것들에 마음을 쏟고 있다면 어떻게 하나님을 나타낼 수 있겠습니까!
“눈여겨 보다”라는 단어는 신약성경에서 오늘 본문과 누가복음 1:48과 9:38에만 나옵니다. 먼저 누가복음 1:48은 마리아 찬가에서 하나님께서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다”라는 뜻으로, 9:38에서는 예수님께서 귀신들린 아이를 “돌보아 주셨다”라고 하면서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지금 야고보가 책망하고 있는 초대교회 성도들, 그리고 끊임없이 판단하고 차별하는 우리들의 시선과는 달리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와 비천한자 그리고 병든 자들을 향해 관심을 쏟으시고 그들을 눈여겨 보고 계신 것입니다. 5절 말씀을 봅니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들을지어다 하나님이 세상에서 가난한 자를 택하사 믿음에 부요하게 하시고 또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나라를 상속으로 받게 하지 아니하셨느냐”(5절)
세상은 부유한 자들을 눈여겨 보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가난한 자를 택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팔복 말씀 가운데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 5:3)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은 단순히 영적으로 가난한 자들뿐만이 아니라, 물질적으로 가난한 자들에게도 ‘좋은 소식’ 되어 주셨습니다. 세상은 가난한 자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부르셨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가난한 자들은 세상의 기준에서 볼 때 가난에 얽매이게 되는 것이지, 믿음으로는 부유한 자이고 하나님 나라를 상속 받은 자들입니다. 우리는 부유하든지, 가난하든지 세상의 기준에서 사람들을 판단하고 편애할 것이 아니라 믿음의 기준에서 그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야고보는 믿음을 가진 성도들이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 것을 권면한 후에, 이제 14절부터 차별이 없는 믿음은 행함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14절)
또한 17절에서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 20절에서 “아아 허탄한 사람아 행함이 없는 믿음이 헛것인 줄을 알고자 하느냐”라고 말합니다. 또한 26절에서도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라고 반복합니다.
바로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행함이란 무엇입니까? 본문 15절과 16절에서 가난한 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예로 듭니다.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실제로 예수님께서 삶으로 몸소 보여주셨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행함은 바로 가난한 이들을 보살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입을 옷이 없고, 하루 먹을 양식이 없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세요, 배부르게 좀 챙겨 드셔야죠” 이렇게 말만 하는 것은 행함이 없는 믿음인 것입니다. 뭔가를 가서 행한 것 같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행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가 말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아무런 유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8절 후반절에서 말하기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오해합니다. ‘이제 믿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실천해야겠다’, ‘내 믿음이 이정도 되니깐 적어도 이런 이런 것들을 해야겠다.’ 이러한 행함들을 결단합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행함은 단순히 어떤 일을 하고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믿음을 보여줄 수 있는 어떤 신앙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오히려 진정한 행함은 그동안 의롭다 인정받기 위해 내가 붙들어 온 것들을 내려 놓는 것입니다. 나의 믿음을 자랑하기 위한 어떤 행위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구원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서의 행위가 아니라 은혜에 대한 고백으로서의 행위라는 것입니다. “너 새벽기도하고 봉사하고 헌금하면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뤄주실거야” 하는 그런 행위가 아니고, 거꾸로 “하나님께서 내게 은혜를 주셨으니, 그 은혜에 내가 감격해서 이런 일들을 감당하겠다”라고 하는 고백인 것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야고보서의 행함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어떤 행위를 하면 그 믿음이 완성되어질 것이라는 조건적인 행위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야고보서가 말하는 참된 행함은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삶 가운데 경험하고 그에 따라 변화된 삶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참된 믿음이란 하나님이 주신 은혜에 대해 감격하고 감사하면서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 것을 결단하는 고백인 것입니다.
21절에서 아브라함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22절에서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히브리서 11:17절을 보면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습니다. 19절에서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아브라함은 행함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의 행함 속에 하나님께서 생명을 살려주실 것이라는 믿음의 고백이 있었던 것입니다.
25절에서 라합도 마찬가지입니다. 행함으로 의롭다함을 받았다고 하지만 히브리서 11:31의 말씀을 보면 라합의 믿음 속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승리로 이끄실 것이라는 고백이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힘이 없는 이유는 수많은 행함은 있지만 그 가운데 믿음의 고백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 설 때 나의 고백, 나의 신앙으로 서야 하는데 자꾸 남들의 모습을 판단하고, 차별하고, 또 비교해서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 신앙의 교만이 있다면, 신앙의 열등감이 있다면 모두 내려놓고 나의 고백으로 드려야 합니다. 여러분이 맡은 직분과 사명에 따라서, 여러분의 신앙의 형편과 삶의 상황 가운데 여러분들의 믿음의 고백으로 하나님 앞에 서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행함으로 여러분의 믿음을 보여주십시오. 바로 이 고백이 여러분의 믿음의 역사가 되고, 여러분의 믿음을 온전케 하는 행함이 될줄로 믿습니다. 차별이 없는 믿음! 행함이 있는 믿음! 살아있는 믿음을 회복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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