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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용서와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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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수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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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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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15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16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17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시고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18 이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에베소서 2:14-18) |
지난 두 주 동안 저는 여름 휴가차 프랑스와 스위스 제네바를 다녀왔습니다. 목사의 휴가란 늘 그렇지만, 목회 또는 교회와 관련된 곳을 둘러보면서 머리 속에는 목회의 재충전을 위한 생각을 하면서 다니게 됩니다.
그런 생각 중에 접했던 고국의 소식은 목함지뢰와 대북방송으로 인하여 전쟁촉발 일보직전의 위기상황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대를 앞둔 병사들이 제대를 미루고, 예비군이 동원된다는 소식도 들렸습니다.
다행히 남북의 군사대표들이 무박 3일의 마라톤 회의 끝에 위기상황은 막을 내렸지만, 통일은 절대로 총과 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운 방법으로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일정대로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제네바의 성 피에르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성 피에르 교회는 500년 전 루터와 함께 종교개혁을 일으키고, 우리교단이 속해있는 장로교를 창시한 칼빈이 목회하였던 교회입니다. 칼빈이 설교하였던 단상이 그대로 보존이 되어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중세 유럽의 캐토릭 교회와 구별되는 것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형상물들이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전면에 스테인드글라스만이 장식되어 있었고, 벽면과 강대상 주변은 아무런 장식이 없는 정갈하고 단순하고 경건한 모습이었습니다. 1500년 묵은 캐토릭의 교회전통을 우상으로 단정하고 모두 철거했던 것입니다. 심지어는 교황이 입은 미사복장이나, 머리에 쓴 관이나 모두를 마귀의 형상이라고 하여 벗어 던지고, 평상복으로 말씀을 전했던 개혁의 전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원에 필요한 요소는 오직 말씀과 믿음과 은혜만 있을 뿐임을 강조하였던 것입니다.
칼빈의 감동을 느끼며, 교회를 둘러보는 가운데 저는 한 가지 의미있는 대리석 판을 발견하였습니다.
영문 안내서에는 2차 대전 후에, 최초에 드렸던 예배를 기념하는 패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자세히 다가가보니, 그 패 상단에는 1946년 2월 10일 이라는 날짜를 새겨놓았고, 그 아래에는 당시 예배를 주관하였던 목사님과 그리고 순서를 맡은 분들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전했던 설교 본문이 맨 아래 좌우측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아시다 시피, 2차 세계대전은, 1945년 5월에 독일이 패하고, 3달 후 8월 15일 일본이 패함으로 전쟁이 그치게 되었는데, 무려 5,000만명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던 인류 최대의 전쟁이었습니다.
성 피에르 교회는 500년 역사를 지내오는 동안 중요한 사건들이 매우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을 회개하고 평화를 다짐하였던 그 예배를 기념하는 패를 유일하게 벽에 붙혀 놓았던 것인데, 이를 보고서 유럽인들이 얼마나 전쟁의 참화를 고통스럽게 경험하였고, 그리고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소중하게 생각했는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연 그날 예배에 어떤 성경말씀을 가지고 설교를 했는가해서 돌 아랫부분의 성경본문을 다시한번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그것은 누가복음 15장 7절과 에베소서 2장 14절로 15절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 두 말씀 중 하나인 에베소서 2:14-15절의 말씀을 가지고 설교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오늘 설교본문이 바로 에베소서 2:14-15절입니다.
두 본문에 의거해서, 서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결국 평화는 총과 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과 용서로 얻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의 원인은 인간의 죄악으로부터 출발하기에, 모든 인류는 하나님 앞에 회개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에베소서 2: 14-16절을 읽어드립니다.
14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15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16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사도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 사이에 놓여있는 원수된 담을 자신의 몸으로 허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평을 이루게 하셨다고 합니다.
여기서 원수된 담은 두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는 하나님 앞에 범죄함으로 인간 스스로가 쌓은 죄악의 담입니다.
둘째는 인간들 끼리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여 쌓은 죄악의 담입니다.
어쩌면 이 두가지는 하나이기도 합니다. 인간들끼리 전쟁으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그것이 곧, 하나님 앞에 죄를 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은 바로 하나님과 막혀 있는 담, 그리고 인간과 막혀있는 담을 모두 허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담을 허물 때만이 평화가 오기 때문입니다.
그 담을 허물지 못할 때에, 인간의 여전히 죄 가운데 있으며, 그로인해 전쟁과 분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최근에 터어키 바다에 죽음으로 떠내려온 3살짜리 어린아이의 사진으로 인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 아이는 아일란 쿠르디였는데, 시리아 전쟁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소형 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다가 배가 전복되어 엄마와 다섯 살짜리 형 갈립과 함께 모두 익사하고 말았는데, 쿠르디의 시신이 조류에 밀려 해변가로 떠내온 것입니다.
머리를 모래사장에 묻고서 조용히 잠든 것처럼 엎드려 죽어 있는 어린 쿠르디의 사진이 전세계에 퍼지자, 이일로 시리아 난민에 대해서 소극적이었던 유럽 각국은 다시금 난민을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전쟁이 그치지 않는 것입니까?
상대방을 불신하고 미워하는 담을 총과 칼이라는 힘으로 제거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힘으로 제거된 담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시금 보복심으로 담을 놓게 쌓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힘으로 막힌 담을 허물고 하나가되었다라고, 화평을 이루었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 평화일 뿐입니다. 오히려 증오심의 담은 더욱더 높아 질 뿐입니다.
사도 바울의 말처럼, 오직 십자가의 방법으로만이 둘을 갈라놓은 담을 허물수 있으며, 둘을 하나 되게 하며, 비로소 화평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십자가의 방법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사랑과 용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는, 십자가 사건의 핵심은 사랑으로 인간의 죄를 용서하신, 사랑과 용서의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셨기에, 죄로 인하여 죽을 인간 대신에, 당신의 아들을 보내시어 그를 대신 죽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 방법으로 막힌 담을 허문다는 것은 곧 사랑과 용서의 실천입니다.
이 방법으로만이 막힌 담을 허물고 평화의 세상을 가져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과 용서의 상징인 십자가의 방법을 현실 속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스도인들조차도 입으로는 사랑을 외쳐도, 용서에까지 이르지 못하는 것을 봅니다.
왜 그렇습니까? 나에게 용서의 체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사랑만을 받으려 했지, 용서받으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용서받은 체험이 없습니까? 그것은 내가 죄인임을 먼저 시인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 허물많고 실수 많은 죄인임을 인정하고 시인해야 하는데, 보잘껏 없는 자존심이 나를 죄인으로 시인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 용서의 하나님을 만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은 용서의 체험이 있는 자만이 세상을 용서하고 이웃을 용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용서의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믿음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용서의 하나님을 만난 적이 없습니까? 만약 용서의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직 나는 하나님 앞에 죄인으로 서 본 적이 없다는 말이 됩니다. 그것은 여전히 나는, 내가 행한 세상공적과 세상자랑으로만 하나님을 만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두에 소개하였던 성 피에르 교회의 참회와 평화의 예배는 마틴 뉴뮬라 목사가 주관하였는데, 그는 일찍이 고백교회를 결성하여 히틀러의 살인전쟁에 반대하는 저항운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옥에 갇혔으나, 연합군의 의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감옥에서 살아 나온 그는 어느날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최후의 심판을 받기 위해 서 있는데, 하나님은 뉴뮬라 목사님의 뒤에 서있는 한 증인에게 묻습니다. “너는 이 사람을 위해 무슨 증거를 찾아 가지고 왔느냐” 그랬더니 뒤에 서있던 그 사람은 “아무 증거도 가지고 오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여러 가지 말을 했지만, 나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해서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목소리는 어디서 많이 들어왔었던 낮익은 목소리였습니다. 그 증인은 다름 아닌 히틀러 였습니다. 꿈은 거기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 꿈을 꾼 뉴뮬러 목사님은, 히틀러만이 죄인이 아니라, 저에게 참된 의의길을 말하는 복음을 전하지 못한 나에게도 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고백교회를 결성하여 반전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죄는 히틀러뿐만 아니라, 그것을 방치한 목사인 나에게 있다고 하여, 하나님께서 용서를 구하는 참회의 예배를 드렸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용서의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나의 허물을 먼저 인정하고 시인하는 것입니다.
나에게도 허물이 있음을 깨닫고 나를 용서하시는 용서의 하나님을 만날 때에 비로소 나도 상대를 용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용서받은 은혜의 체험이 있는 자만이 막힌 담을 허물 수 있으며, 화평을 도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 피에르 교회에서 드렸던 회개와 평화의 예배의 두 번째 본문은 누가복음 15:7절 말씀이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
하나님은 회개하는 한 영혼을 얻는 것이,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을 얻는 것 보다, 더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전쟁의 범죄로부터 벗어 날수 없음을 깨닫고, 참회로서 평화를 간구하는 예배를 드릴 때, 그 회개의 예배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예배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 오늘 본문을 좀 더 깊게 묵상해 봅시다.
십자가로 막힌 담을 허문다는 것은 어디 전쟁에만 적용되는 말씀이겠습니까?
우리의 삶 전반에 적용되는 말씀이 아니겠습니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다는 것은, 나의 옛사람의 허물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이요, 이는 곧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고단한 삶의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병고치는 하나님, 물질의 축복을 주시는 하나님, 세상 권세와 부귀영화를 주시는 하나님을 먼저 만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궁극적으로 나의 죄를 용서하시는 용서의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서 내 영혼에 죄로 인하여 막힌 담을 없어야 합니다. 죄악으로 막힌 담을 허물어 버릴 때에 나의 영혼은 참 평화를 얻게 됩니다. 이 내적 평화 없이, 세상 물질과 영화와 권세가 주어진 들, 우리는 늘 불안과 근심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보십시오. 천하의 재벌이라 한들, 영혼의 평화가 없으면, 부모 자식 간에, 그리고 형제간에 분쟁과 다툼만이 있을 뿐입니다.
영혼의 평화를 먼저 구하고, 그리고 세상의 필요를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영혼의 평화는 영원한 것이고 세상의 필요는 새벽이슬처럼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영혼의 평화를 먼저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정리합니다.
세계의 무기 중 절반이상이 동북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중심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과 북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 70주년 행사에 참가해서 군사 프레이드를 사열하는 것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최첨단 무기를 자랑하면서 시진핑은 “평화굴기” 즉, 세계 평화를 말하였습니다. 패전국인 일본도 무장할 수 있도록 헌법을 고치면서, 명분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남북의 평화를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거짓말입니다. 무기로서는 절대로 평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탐욕 때문에, 평화를 위해 모아 두었던 무기는 언제든지 자국의 이익에 따라 전쟁의 도구로 쓰여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외쳐야 합니다. 오직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 힘만이 평화를 가져 올수 있다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십자가에 달리신 사랑과 용서의 하나님을 만시기 바랍니다. 그 사랑과 용서의 감격으로 여러분의 영혼이 평안을 누리고, 나아가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 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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