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
 |
한성수 목사 |
 |
2015년 9월 20일 |
|
|
 |
23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24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5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26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고린도전서 11:23-26) |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오스카 쉰들러라는 독일인 사업가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부터 유대인들을 살려내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유대인들을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군수공장에 위장 취업을 시켜 죽음의 행렬에서 구해냈는데, 마침내 히틀러가 통치했던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고 유명한 포로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가 있던 폴란드도 해방이 되는데, 그 때 군수공장에서 살아남은 유대인들은 무려 1200명이었습니다. 폴란드가 해방되고 쉰들러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금니를 뽑아서 녹여 반지를 만들어 선물을 합니다. 그 반지에는 탈무드의 잠언인 “하나의 생명을 구하는 자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라는 감사의 글귀가 쓰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쉰들러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내가 좀더 돈을 벌었더라면, 이 차를 팔았더라면 한 생명이라도 더 구했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자신을 질책하고 1200명만 구해낸 것을 아쉬워합니다. 66세의 일기로 1974년에 사망한 쉰들러는 조국 독일이 아닌 유대인들의 고향인 예루살렘에 안장되었는데, 죽어서도 그가 구한 유대인들을 생각한 것입니다. 이러한 쉰들러의 모습으로 보고, 그의 묘소에는 유대인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별히 쉰들러 생전에도 유대인들은 자신의 금잇발을 뽑아서 금반지를 전함으로서 은혜에 감사하였지만, 그 은혜에 대한 감사는 6,000명으로 불어난 생존자의 후손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존자의 후손들은 선조들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푼 신들러의 은혜를 잊지 않고 그의 묘소와 기념관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가 많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하고 마땅한 도리는 은혜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편적인 인간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쉰들러 리스트라는 생명책에 이름이 올려져서 생명을 구한 저 유대인들처럼, 자손 대대로 저들이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은혜는 바위에 새기고 원한은 냇물에 새기라”는 옛말이 생겨난 것도, 은혜를 쉽게 잊어버리는 인간의 현실을 반영한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받은 은혜는 쉽게 잊어버리고 자신이 당한 손해에 대해서는 보상받기를 원합니다. 내가 거저 받은 은혜가 있으니, 나도 남에게 은혜를 베풀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난주에 우리교단은 제 100회 총회를 은혜롭게 마쳤는데, 금번 총회의 주제는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였습니다.‘이것을 행하라’고 한 전반부 구절은, 성찬식을 행하라는 것이고, 후반구절인‘나를 기억하라’는 것은, 예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구체적으로 나를 기억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은혜를 망각하는 인간의 속성을 두고 한 말입니다. 그래서 100회총회주제의 배경이 되는 구약말씀은 신명기 8:11-20절인데, 이미 하나님께서 은혜를 망각하는 인간의 교만한 속성을 경계하여 내가 베푼 은혜를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신명기 8:12-20 “12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거주하게 되며 13 또 네 소와 양이 번성하며 네 은금이 증식되며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 14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 여호와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이끌어 내시고 15너를 인도하여 그 광대하고 위험한 광야 곧 불뱀과 전갈이 있고 물이 없는 간조한 땅을 지나게 하셨으며 또 너를 위하여 단단한 반석에서 물을 내셨으며 16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광야에서 네게 먹이셨나니 이는 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마침내 네게 복을 주려 하심이었느니라 17 그러나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것이라”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장차 하나님이 약속한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인데, 그곳에서 소와 양이 불어나고 은금이 증식되어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사는 때가 되면, 애굽의 종살이에서 구해낸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오늘의 풍요로운 삶이 모두가 내 능력으로 되었다는/ 교만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 역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밤에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을 드시면서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떡을 떼어 주시면서,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포도주를 잔에 부어 주시면서 이것은 피로 세운 새언약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실 때마다 이것을 기념하라고 하셨습니다. 기념한다는 것은 기억을 하고 그 일을 기리는 것이므로, 영어성경은 “remembrance of Me”라고 하여, “나를 기억하라“고 번역합니다.
사도바울은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의 기억하라고 하신 말씀을 받아서, 고린도 교인들에게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실 때마다 이를 기억하라고 당부합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고전 11:23-26 “23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24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5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26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모세가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여호와 하나님을 잊지 말라고 한 것,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나를 기억하라고 한 것, 이것은 무엇을 잊지말고 기억하라는 말입니까? 그것은 모두가 구원의 은혜를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450년 동안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종으로부터 자유인으로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이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십자가 대속의 죽음으로서, 죄로 인하여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인생들을 생명으로 구해 주셨습니다. 이 구원의 사건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살아갑니까? 오늘 우리는 나를 살리기 위해 당신의 목숨을 십자가에 내어놓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기억하며 살아갑니까? 왜 우리는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교만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오늘날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이, 그것이 적은 것이든 크고 많은 것이든, 내 힘으로 이루었다는 교만한 생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교만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우리가 사망의 길에 들어서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하여 분명히 경고하였습니다. 애굽의 종에서 너희를 구한 은혜를 잊을 때에 너희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신명기 8:19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라 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경고합니다. 소와 양이 번성하고 은금이 늘어나서 하나님을 버리고, 엉뚱한 우상을 섬길 때에 너희가 멸망할 것인데, 내가 증거를 보여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모세가 증거를 보여 주지 않아도, 하나님을 버리고 세상의 우상에게 넘어간 자들이, 종말에 멸망하고만 증거는 수없이 많습니다. 하나님을 떠남으로서 영원할 것 같았던 소와 양들이 병들어 죽고, 내가 지닌 은금이 속수무책으로 빠져나가는 나가는 멸망의 증거가 곳곳에 늘려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고, 다른 신에게 가서 절하는 어리석은 교만과 불순종은 결국 멸망의 길을 걷고 만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신앙의 위기는 어디에 있습니까? 소와 양 떼가 늘어나고 은금이 늘어나니,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세상의 열락에 빠지는 데 있습니다. 어려울 때는 십자가 붙들고 눈물로 기도하였건만, 먹어서 배부르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살게 된 다음부터는, 눈물의 기도가 사라지고, 내 능력으로 세상을 살아온 것으로 착각하는 교만에 신앙의 위기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한다는 것은, 구원의 은혜를 기억한다는 것이고, 구원의 은혜를 기억한다는 것은 교만을 버리고, 멸망이 아닌 생명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영적으로 살기 위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한다는 것은, 내가 받은 은혜를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총회주제의 복음서 말씀은 누가복음 22:19-20인데, 그 본문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19 또 떡을 가져 감사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0 저녁 먹은 후에 잔도 그와 같이 하여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예수님은 자신의 몸과 피를 떡과 잔으로 나누어 주시면서, 그것은 모두 너희를 위하여 준다고 했습니다. 가깝게는 열두제자들을 위해 몸과 피를 나누어 주셨고 멀게는 전 인류를 위해 몸과 피를 나누어 주신 것입니다. 당신의 몸과 피를 모두 나누어 주고, 한점의 소유도 없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 죄에 빠진 인간을 구하셨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죽음으로 나누어 주신 몸과 피로 인하여 우리는 새언약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사도바울은 에베소서 1:7에서 이렇게 말합니다.“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사도바울은 예수의 피로 말미암아 죄사함을 받았으니 이것이 은혜라고 합니다. 그래서 구원 받은 우리는 예수의 핏값으로 산 생명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핏값으로 구원 받은 우리는, 주님께서 그의 몸과 피를 남김없이 인간의 구원을 위해 내어 준 것처럼, 내가 받은 은혜를 나누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자기의 몸과 피를 나누어 준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몸과 피를 나누어 주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서 몸과 피를 나눈다는 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그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몸과 피를 나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내 몸까지도 기꺼이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몸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몸을 돌보고 아끼는 것은 가장 이기적인 사랑인데, 오직 나에게만 적용되는 그 이기적인 사랑을 남을 위해 베풀어 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사랑이 남을 위한 이타적인 사랑으로 변하는 놀라운 변화가 가능합니다. 그것은 예수의 핏값으로 말미암아 내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은혜의 체험이 있을 때에 가능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내가 살게 되었다는 은혜의 체험이 있는 자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라는 것이요, 또한 교만에 빠지지 말라는 경고의 말씀이요, 마지막으로 주님처럼 나눔과 사랑의 삶을 실천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는 자가 되지 맙시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는 자가 됩시다. 그리하여 주님처럼 내 몸을 나누는 사랑을 실천함으로서 생명의 길을 걷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