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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세우시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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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수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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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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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2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시편 127편 1절~2절) |
한해의 마지막 주일인 송년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시간 각자마다 아쉬움과 부족한 일들을 남겨놓은 채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을 보내고 있는 줄로 압니다. 특별히 2017년 한해는 세상의 일들이 사람의 생각대로 다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실감하는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2월의 달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그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인쇄되었던 올해의 달력은, 예외 없이 12월 20일을 붉은 색으로 숫자를 인쇄해 놓았습니다. 날짜를 붉은 색으로 인쇄하였다는 것은 공휴일을 뜻하는데, 12월20일은 바로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이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두주전인 12월 20일, 수요일에 대통령선거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날 쉬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19대 대통령선거는 무려 7개월이나 앞당겨서 5월 9일에 치러졌습니다. 작년에 달력을 만들 때에 현직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여서 중도에 하야할 줄을 알지 못했기에 그렇게 달력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일찍이 완성하고 운영해온 선진국 어느 나라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이, 일천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현직 대통령 탄핵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입니다.
저는 달력을 보면서 다시 한번 사람의 내일 일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막강한 권세와 힘과 능력과 부를 가지고 있다할지라도,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야심찬 계획을 세운다할지라도, 세상사는 인간의 뜻대로 되어 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교체한 현 정부역시, 자신들이 집권한 권세가 무소부위의 권세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세월호 같은 대재난은 없었지만, 한해를 넘기는 이 순간에도 날마다 재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낚싯배가 충돌해서 십 수 명의 사람이 죽고, 타워크레인이 무너져서 사람이 죽고, 국내 최고의 종합병원 신생아실에서는 네 명의 어린생명이 엄마의 젖도 빨아보지 못한 채 죽고 말았습니다. 급기야는 인구 13만 명에 불과한 소도시의 사우나에 불이 나서 스물아홉명이나 되는 생명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 것입니까? 절대로 교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힘과 능력이 모든 것을 막아주지도 해결해 주지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힘과 능력은 유한하고 불완전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시편 시인의 고백은, 우리가 왜 하나님을 믿고 그의 도움을 간구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본문 1절을 봅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아마도 이 시인은 수없이 집을 세워본 경험이 있는 자일 것입니다. 그런데 집을 세우다가 수없이 무너진 경험이 있는 자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는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다”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설령 고생 끝에 집을 완성하였다할지라도 그 집을 지키는 것 역시 인간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님을 경험한 자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는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지켜주지 않으면, 내가 이루어놓은 세상의 공적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시편 시인은 인간의 능력이 유한하고 불완전한 것임을 절절히 경험하고 깨달은 자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수고와 애씀이 헛될 뿐이라고 합니다.
시127:2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이 경쟁이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느 누군들, 새벽같이 일찍 일어나는 수고를 하지 않는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밤늦게까지 일하는 자가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그런데 그러한 수고가 다 내가 원하는 열매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수고의 마지막 완성은 하나님의 손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시인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인간의 노력과 수고와 땀의 완성은 하나님의 손끝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망각할 때 인간은 하나님 없는 교만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내 홀로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자만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수고와 땀의 무용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알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서라는 것입니다. 내게 주어진 땀의 열매가 하나님의 도움과 은혜로 주어진 것으로 알고 감사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그때에 그의 집은 견고하게 설 것이며, 그의 집은 세상의 풍파와 시험으로부터 온전히 지켜진다는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2절의 말미에 나오는 말씀을 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씀 앞에는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가 주어져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준다는 말씀의 의미는 일찍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인간의 수고와 연결하여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노력과 수고가 분명 중요하지만, 그보다 하나님의 섭리가 앞선다는 것입니다. 다시 반복하지만 인간의 노력과 수고와 땀의 완성은 하나님의 손끝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진리를 깨달을 때에, 그는 모든 수고를 마친 뒤에 그 열매와 응답은 하나님께 맡길 수 있는 것입니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그는 곧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자요, 동시에 하나님은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단잠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내 수고의 모든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니 그의 잠은 새벽부터 밤늦은 수고에도 불구하고 단잠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 봅니다.
막 4:26-29 “26 또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27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28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29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라”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농부의 수고로 씨를 뿌리게 되지만, 그 씨에서 싹이 나고, 그 싹이 자라서 이삭으로 충실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은 농부가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는 그저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가꾸는 일을 하면서,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사이에, 농부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이미 씨는 알곡으로 자라난다는 것입니다. 농부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한 알의 씨가 자라서 이삭이 충실한 곡식으로 변하는 것은 누가 하는 것입니까? 그는 곧 하나님입니다. 다시 말해서 씨를 뿌리고 가꾸는 일은 우리의 할 도리이지만, 그것을 자라게 하고 알곡으로 열매 맺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하나님의 몫을 인간의 것으로 알고, 하나님 없이 저가 아무리 수고한다할지라도, 그의 집은 세워지지 않을 것이며, 그의 성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난 한해를 돌아봅니다. 행여 우리는 내 혼자서 험한 세상을 달려오지는 않았는지 돌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없이도 인간의 수고와 노력만으로도 세상은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세상의 것에 의지하고, 세상의 것에 가치를 두고 살아오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결코 세상은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만 움직여 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왕의 권세를 가지고서도, 재벌의 물질을 가지고서도 인간의 계획을 완성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워줄 때에 건축자의 수고가 헛되지 않으며,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때에 파수꾼의 깨어있음이 헛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한해를 보내면서 다시 한 번 하나님 앞에 겸손한 모습으로 서기를 바랍니다. 세우시고 지키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분이심을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내 수고의 결과를 하나님께 맡김으로서 반드시 열매로 응답받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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