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 |
 |
한성수 목사 |
 |
2018년 11월 4일 |
|
|
 |
12 그들의 발을 씻으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앉아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13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14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15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1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고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보다 크지 못하나니
17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
(요한복음 13:12-17) |
어느 대형교회의 원로 목사님은 당신이 담임목사로 시무할 때 종으로 부름을 받았다고 해서, 머슴처럼 지개를 지고 있는 모습을 연출하였습니다. 교인들은 그것을 보면서 주의 종이라는 말을 더욱더 실감하였을 것이고, 지개를 지는 퍼포먼스를 한 그 목사님은 더욱더 낮은 모습으로 교회를 섬기고 교인들을 돌보려고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그 분은 종이 아니라, 주인의 모습으로, 은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좌지우지 하고 있으니 종의 모습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저는 기독교 신학을 종의 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예수님이 스스로 종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이미 구약의 예언자들은 죄인을 구하러 오실 메시야는 종의 모습으로 오실 것이라고 예언을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종의 예언은 이사야 53장입니다.
사 53:11-12 “11.그가 자기 영혼의 수고한 것을 보고 만족하게 여길 것이라 나의 의로운 종이 자기 지식으로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며 또 그들의 죄악을 친히 담당하리로다 12.그러므로 내가 그에게 존귀한 자와 함께 몫을 받게 하며 강한 자와 함께 탈취한 것을 나누게 하리니 이는 그가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 범죄자 중 하나로 헤아림을 받았음이니라 그러나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
그렇습니다. 이사야의 예언대로 예수님은 하나님의 의로운 종으로 오셔서 인류의 죄악을 친히 담당하셨습니다.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은,그의 생명이 속건제물로 받쳐졌기에, 그의 죽음은 대속의 죽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믿는 자는 자신의 죄를 사함 받고, 의롭다 인정받는 하늘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롬 5:19에서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고 하였습니다. 앞에 나오는 한 사람은 아담을 말합니다. 한 사람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모든 인간은 죄의 그늘에 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유한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속성이 아담에게서 유래되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 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는 이사야의 예언대로 종으로 오셔서 불완전한 인간의 죄를 대신 담당하심으로 죄 가운데 있는 자들을 의인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종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베푸셨으니 기독교 신학은 종의 신학이요, 종의 신학을 몸소 실천한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만찬을 드시면서 제자들의 발을 친히 씻어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시던 예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습니다.
요13:4-5 “4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5.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
예수님은 손수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수건으로 일일이 닦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열두제자의 발을 다 씻기고 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요 13:14-15 “14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15.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먼저 예수님은 당신이 주님으로서 그리고 선생으로서 너희 발을 씻어 주었다고 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신분은 분명 주님이시고 선생이었지만, 그의 행위는 종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보여준 종의 행위는 너희들이 본받아 행할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장차 열두제자들은 예수의 복음을 전할 사도로 자리매김할 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도라는 지위에 연연하지 말고, 언제나 말과 행동은 성도들의 발을 씻겨주는 종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이시오 선생으로서 손수 제자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서 무엇을 보아야 합니까? 그것은 겸손입니다. 그런데 그 겸손은 자기를 비우는 겸손입니다. 주인이라는 지위, 선생이라는 지위, 이것을 비우고 내려놓고 종으로서 제자들의 발을 씻겼기에 예수님의 겸손은 자신을 비우고 내려놓는 자기 비움의 겸손이라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빌 2:3-8 “3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4.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5.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바울은 말하기를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라고 합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라고 하면서 주님의 그 겸손한 마음을 너희 마음 가운데 품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 예수님은 하나님과 동등한 성자 하나님이었으나, 동등함을 취하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제를 가지고 사람이 되셨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하나님의 본체와 동등한 삼위일체의 지위를 비우고 종으로 오신 예수님은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함으로서 십자가에 자신을 내어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십자가 구속의 사건 속에는 자기를 비우고 낮추고 복종한 겸손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은 자는 자기를 낮추고 비우는 겸손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자기를 비우는 겸손으로 십자가를 지셨고, 그 십자가 구속의 사건으로 우리가 구원을 얻게 되었으니,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를 비우는 겸손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머슴으로 분장해서 지개를 지는 퍼포먼스로 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적 세상적 지위와 신분을 완전히 내려놓고 비울 때에 참된 종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종의 비움이 있을 때,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진실된 겸손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세족식에 보여준 예수님의 겸손은 낮은 자를 향한 겸손이었습니다. 주이시오 스승으로서 제자들의 발을 씻겼습니다. 그것은 자신보다 낮은 자의 발을 씻긴 것이기에 예수님의 겸손은 낮은 자를 향한 겸손이라는 말씀입니다. 나보다 높은 자, 강한 자의 발을 씻긴 것이 아니었습니다. 높은 자, 강한 자를 향하여 허리를 굽히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낮은 자, 약한 자를 향하여 허리를 굽혀 발을 씻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은 철저하게 낮은 자를 향한 겸손이었습니다. 낮은 자를 향한 겸손 역시,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내려놓고 비우는 자기 비움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자신의 세상 신분과 지위를 과감하게 내려놓을 때에 낮은 자, 약한 자를 향한 겸손이 가능합니다.
교회는 어떤 곳입니까? 교회는 낮은 자를 섬기는 곳입니다. 약한 자의 발을 씻겨주는 곳입니다. 세상의 무거운 짐을 진 자,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자들이 위로 받고 힘을 얻는 곳이 교회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교회가 낮은 자, 약한 자를 섬기는 겸손의 교회가 되게 할 수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믿음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성도들이 먼저 자기를 비우고, 참된 종이 되고자 할 때, 교회는 낮은 자를 섬기는 겸손의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낮은 자를 섬기는 겸손은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 되게 하고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것입니다.
세상으로 눈을 돌려봅시다. 자기를 비워 종이 되고 낮은 자를 섬기는 종의 도는 믿음의 공동체에만 적용되는 덕목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 나라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공무원을 백성의 공복(公僕)이라고 합니다. 공무원을 만인의 하인 또는 국가나 사회의 부름을 받은 심부름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공복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자는 복(僕)자를 종을 나타내는 종 복(僕)자로 씁니다. 영어도 같은 의미로서 공무원을 public servant라고 합니다. 서번트( servant)는 우리말로 종이라는 뜻입니다. 공복의 정신이 충만할 때 백성들이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라가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습니다. 국가는 공복이라는 종의 정신으로 평안해 질 수 있으므로, 특별히 높은 자리에 있는 고위 공무원일수록, 권세 가진 정치인일수록 공복의 정신, 종의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종의 정신과 종의 마음을 잃어버릴 때, 백성은 고통을 당하고 나라는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그 나라는 불의한 나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이렇듯 신분과 지위를 내려놓고 참된 종이 되어 이웃을 섬긴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덕목이지만, 이것은 세상을 움직이는 덕목이기도 합니다. 일천만 성도들이 참된 종이 된다면, 나라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이 빛이요 소금이라”고 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보여주신 겸손은 순종의 겸손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기도 했습니다. 순종의 겸손은 내 뜻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것을 말합니다. 종으로 보냄 받은 예수 그리스도는 주인에게 순종하는 종으로서 보냄을 받으셨기에 기꺼이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보십시오. 십자가의 고통이 너무나 두렵고 떨리는 것이기에 예수님은 감람산에서 기도하실 때에, 이 고통의 쓴 잔을 내게서 돌려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내 뜻대로 마옵시고 하나님의 뜻대로 해달라고 마지막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래서 조금 전에 보았던 빌립보서 2장 8절에서 사도바울은 빌 2: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라고 하면서 종으로 오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복종함으로서 십자가 죽음의 길을 걸으셨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종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은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였던 순종의 겸손임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하나님의 종으로 부름을 받았다면, 그래서 종의 도를 다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종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자기를 비우고, 약한 자를 섬기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겸손의 종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교회를 교회되게 만들고, 세상을 세상 되게 만드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