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
 |
한성수 목사 |
 |
2019년 4월 6일 |
|
|
 |
1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냐 여호와의 팔이 누구에게 나타났느냐
2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3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4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5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6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이사야 53:1-6) |
세계적인 음악가인 헨델은 오라트리오 메시야를 작곡하면서 이사야 53장에 이르러서는 그만 펜을 놓고 말았습니다. 헨델은 더 이상 곡을 써 내려가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식사 시간이 되어서도 성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울고 있는 헨델을 발견한 하인이 다가오자 헨델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합니다.
“나는 지금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양을 보고 있소”
예수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담은 성악곡 메시야를 작곡하다가 더 이상 곡을 써 내려가지 못하고 눈물로 헨델을 붙들었던 이사야 53장은 어떤 장입니까? 이사야 53장은 고난 받은 메시야를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한 장입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의 제자로서 화형으로 순교당한 폴리캅은 이사야 53장에 대하여 묘사하기를 “이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말하는 황금같은 정령의 장”이라고 하였습니다. 일찍이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보내실 구세주는 무수한 고난과 징벌을 당함으로서, 인류의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을 베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이 세상의 구주인 메시아로 오시기 전, 약 500년 전에 주어진 예언 말씀인 이사야 53장은 놀라울 정도로 예수님의 수난을 상세하게 전하고 있고, 동시에 왜 그리스도께서 그러한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 의미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와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죄악과 허물을 용서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신 징벌을 받으셨다는 것입니다. 그 징벌의 마지막 단계가 십자가 죽음이었습니다. 인류가 저지른 죄의 댓가를 주님께서 대신 받으셨고 그로 인해 죄 가운데 있던 인간은 사함을 받게 된 것입니다.
헨델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기록된 이사야 53장의 수난 기사를 읽으면서, 자신의 죄와 허물로 인하여 이렇게도 모진 징벌을 대신 당하였던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운 사랑과 희생에 감동하여 눈물로 성경을 붙들고 말았던 것입니다.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성경본문은 이사야 53장의 말씀입니다. 이사야에는 수난 받는 종의 노래가 3번 나오는데, 이 53장의 말씀이 가장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말씀으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우선 인간의 죄를 사하고, 죄에 빠진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보냄 받은 그리스도는 하나님이 보낸 자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모습은 누추했습니다. 본문의 1절로 3절의 말씀에는 세상을 구하러 오실 그리스도는 마른 땅에서 자란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으매 세상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고 귀히 여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비천한 모습으로 오신 그리스도는 혹독한 곤욕과 심문을 당하였는데, 그를 본 세상 사람들은 설마 우리의 죄 때문에 당신이 아픔과 괴로움을 당한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사 54:7-8 “7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8.그는 곤욕과 심문을 당하고 끌려 갔으나 그 세대 중에 누가 생각하기를 그가 살아 있는 자들의 땅에서 끊어짐은 마땅히 형벌 받을 내 백성의 허물 때문이라 하였으리요”
그 세대 중에 어느 누구가 그리스도가 받는 곤욕과 심문이 자신의 허물 때문이라고 생각할 자가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세상사람 모두가 저 비천한 갈릴리 출신의 젊은이가 스스로의 허물 때문에 저런 몹쓸 고난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저가 당한 고난과 아픔은 우리의 허물과 죄악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 53:4-6 “4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5.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6.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켰기 때문에, 한 점 흠 없는 예수 그리스도는 그렇게도 모진 징벌을 당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허물 때문에 주께서 창에 찔리고, 우리의 죄악 때문에 주께서 채찍 맞고 상함을 입었으니, 주님이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영혼은 평화를 누리게 되었고, 주님이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의 상처가 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오시기 500년 전에 쓰여진 예언의 말씀이 어떻게 이렇게 완전하게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의 죄와 허물로 인하여 주님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였습니다. 주께서 징벌을 당함으로 우리는 마음의 평안을 얻고 상처의 치유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우리의 믿음을 생각해 봅시다. 과연 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하신 피의 수난과 아픔으로 말미암아 오늘의 평안과 안식을 얻게 되었다고 우리는 믿고 있는 것입니까? 모든 자식은 예외 없이, 돌아가신 부모 앞에 불효자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인간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 앞에 죄인인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 앞에 불효자로 설 수 밖에 없듯이, 그리스도와 그를 보내신 하나님 앞에 우리는 죄인으로 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주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나의 허물과 죄악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다는 그 어리석고 부끄러운 마음이 우리의 가슴을 쓸어내릴 때, 비로소 나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신 구속의 은혜를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 나는 말씀대로 살지 못했는가, 왜 나는 불순종과 의심으로 그릇 행하였는가를 눈물로 참회할 때,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가 나의 구세주로 다가 오는 것입니다.
인간은 희생을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의 산고의 수고를 요구했습니다. 걸음마를 떼고, 학교를 다니고, 시집장가를 갈 때가지, 부모의 희생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아니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부모는 자식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자 합니다. 그 희생과 사랑을 먹고 자란 내가 다시 부모의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희생과 사랑을 내 자식에게 또다시 이어갑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내가 아닌 타자의 끊임없는 희생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구원도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죽음이라는 희생이 우리의 구원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께서 당하신 희생이 없었더라면 인간의 절대로 구원의 반열에 설 수가 없습니다. 절대로 평화를 얻을 수 없으며, 절대로 낫고 치유되는 역사를 경험할 수 없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자신이 빠진 허물과 죄악의 웅덩이를 빠져 나올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희생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만이 우리는 사망의 늪에서 건짐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찔림과 상함으로 내가 살게 되었으니,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까? 우리 역시 찔림과 상함의 희생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찔리고 상함을 받는 다는 것은, 기꺼이 남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이요, 그 사랑을 실천하는 자가 나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요 15:13-15 “13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14.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15.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예수님께서는 자격도 없는 우리를 먼저 당신의 친구 삼아 주셨습니다. 허물많은 우리를 참된 친구로 여기셔서 기꺼이 당신의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목숨을 내어 놓은 희생과 사랑으로 우리를 친구 삼았으니, 우리 역시 목숨을 버리는 희생으로 주님을 따를 때에 주의 친구로 남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으로 구원의 은총을 입은 자는 그 희생과 사랑을 다른 친구에게 행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 자, 곧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자입니까? 예수를 본 받아 자기 목숨을 버리는 자입니다. 다시 말해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자입니다. 남을 위해 내가 먼저 찔림을 당하고 채찍에 맞는 자입니다. 그래서 내가 찔림을 당하고 상함을 입음으로 이웃이 평화를 얻고 나음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상함을 입지 않겠다고, 나는 손해를 보지 않겠다고, 나는 희생을 하지 않겠다고 이기심의 담을 쌓는 자는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남과 비교하여 그 이상의 헌신과 봉사를 하지 않겠다는 인색한 마음을 가진 자는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교회는 어떤 곳입니까?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으로 구원 받은 자들이 모인 곳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다시말해 세상의 계산법으로는 손해 보는 자들이 모인 곳이 교회입니다.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믿음의 분량대로 헌신하고 봉사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 때에 비로소 예수의 친구가 되고, 하나님의 말씀이 주님으로부터 들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훈련되어지고 교회에서 연습되어진 그 희생과 사랑의 정신을 세상 속으로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복음전파요 그것이 전도인 것입니다.
오늘 주보에 실린 이해인 시인의 시를 읽어 드립니다. 마음 속으로 따라 읽으시기 바랍니다.
사순절의 기도 - 이 해 인
⦁
사랑하는 것은 죽는 것.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 당신을 위해 매일 십자가를 지는 것.
주여 언제나 자기를 방어하고, 사소한 일에도 누구에게나 지려고 하지 않는,
승자의 오만 위에 곤두서서, 살지도 죽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나에게,
죽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예수여 나에게는 당신의 굳셈보다는 약함이, 무한한 약함이 필요합니다.
저주를 당해도 비난치 않고, 넘어뜨림을 당해도 항거치 않고, 죽임을 당해도 원망치 않는, 사랑에 찬 약함이, 이웃에게 지지 않겠다고 발버둥치고,
늘 머리를 쳐드는 나의 오만을, 당신의 약함으로 부끄럽게 해 주십시오.
사순절 넷째주일을 보내면서,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으로 내가 살게 되었음을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주께서 징계를 받음으로 내가 평안을 얻게 되었고, 주께서 채찍에 맞음으로 나의 고통의 상처가 낫게 되었으니, 그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