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호와의 인자와긍휼 |
 |
한성수 목사 |
 |
2020년 11월 29일 |
|
|
 |
19. 내 고초와 재난 곧 쑥과 담즙을 기억하소서
20. 내 마음이 그것을 기억하고 내가 낙심이 되오나
21. 이것을 내가 내 마음에 담아 두었더니 그것이 오히려 나의 소망이 되었사옴은
22.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23.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24. 내 심령에 이르기를 여호와는 나의 기업이시니 그러므로 내가 그를 바라리라 하도다
25. 기다리는 자들에게나 구하는 영혼들에게 여호와는 선하시도다
26.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
(예레미야애가 3:19~26) |
예레미야 얘가는 선지자 예레미야가 부른 슬픔의 노래입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바벨론의 침략을 받아 예루살렘 성이 완전히 파괴되고, 거룩한 하나님의 전인 예루살렘 성전이 불에 타 무너져 내리는 역사적 현장을 목격하였습니다.
또한 바벨론 제국이 예루살렘 성을 1년 반 동안 포위하였기 때문에, 성안에 거하는 수많은 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려 죽었습니다. 특히 굶주린 어린 아이들은, 먹지 못하여 젖을 낼 수 없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 죽어갔습니다.
애가 2:11-12 “11 내 눈이 눈물에 상하며 내 창자가 끊어지며 내 간이 땅에 쏟아졌으니 이는 딸 내 백성이 패망하여 어린 자녀와 젖 먹는 아이들이 성읍 길거리에 기절함이로다 12 그들이 성읍 길거리에서 상한 자처럼 기절하여 그의 어머니들의 품에서 혼이 떠날 때에 어머니들에게 이르기를 곡식과 포도주가 어디 있느냐 하도다”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과 슬픔을 단장의 아픔이라고 하는데, 어린 자녀와 젖먹는 어린생명들이 어머니의 품에서 아사하는 장면을 보고서, 선지자 예레미야는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 내 눈이 상하였고, 내 창자가 끊어지고, 내 간이 땅에 쏟아졌다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3장 18절에서 “스스로 이르기를 나의 힘과 여호와께 대한 내 소망이 끊어졌다 하였도다”라고 탄식하였습니다.
우상을 섬기고 죄악의 늪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들, 결국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못했던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너무나 가혹하여서, 예레미야는 하나님을 향한 내 소망이 끊어졌다고 단정지었습니다.
과연 하나님은 죄악의 사슬을 끊지 못했던 이스라엘을 버린 것입니까? 다시는 이 백성을 보지 않겠다고 인연을 끊으신 것입니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역시 고통 받는 당신의 백성을 하루도 잊지 못하였습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나의 백성을 나의 품으로 다시 안으시겠다고 작정하셨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본심이라고 애가 3장33절은 말하고 있습니다.
신약 성경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가 그렇습니다.
집을 나간 탕자가 바깥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아버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미리 상속받은 재산을 다 탕진하고 거지꼴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다 알 고 있었습니다. 자식의 뼈 속까지 헤아리는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날마다 새벽이 밝으면 대문 밖으로 나가서 먼 길을 바라봅니다. 행여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애타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탕자의 비유는 하나님의 심정을 가장 정확하게 나타낸 비유입니다. 하나님은 아버지의 심정, 다시말해 부모의 심정을 가진 분이라는 것입니다.
인도의 오랜 전통 가운데, 자녀가 큰 잘못을 범했을 때 내리는 아주 특별한 체벌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데리고 숲속으로 가서 큰 나무에 묶습니다. 아들은 나무에 묶인 채로 밤새도록 어둡고 두려운 숲속에서 자신의 허물을 돌이키며 뉘우쳐야 하는 것입니다. 아들은 깊은 밤에 멀리서 들려오는 짐승의 울음소리로 공포에 휩싸이게 될 것인데, 아들은 끝까지 그 두려움을 참아야 합니다. 그리고 긴 밤을 새우면서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들을 나무에 묶어놓고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도 밤새 뜬눈으로 칼을 들고 숨어서 아들을 지킵니다. 행여 사나운 짐승이 나타나 아들을 헤치려한다면 그를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봅시다. 아버지가 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숨는 것은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아들이 벌을 받고 있지만 아버지도 함께 벌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는 결코 아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벌 받는 아들을 가슴 조이며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본심이라는 것입니다.
탕자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심정이 바로 이와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고난을 방관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고난 속에 함께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고난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예레미야는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역사의 현장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소망이 끊어졌다고 탄식하였지만,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는 영원히 변치 않는 것임을 깨닫고 다시금 희망의 끈을 붙들기 시작했습니다.
애가 3:19-22 “19 내 고초와 재난 곧 쑥과 담즙을 기억하소서 20.내 마음이 그것을 기억하고 내가 낙심이 되오나 21.이것을 내가 내 마음에 담아 두었더니 그것이 오히려 나의 소망이 되었사옴은 22.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예레미야는 쑥과 담즙처럼 쓰디쓴 고초와 재난의 기억으로 인해 마음에 낙심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아픈 기억을 마음에 담아두었더니 오히려 그것이 나에게 소망이 되었다고 합니다. 무슨 연유로 마음에 새겨진 고통의 기억이 거꾸로 소망이 되었던 것입니까? 그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무궁한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말해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은 변치 않은 것이요, 영원무궁히 지속되는 것이기에, 우리가 하나님을 향한 소망을 끊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비록 오늘의 고난과 역경은 우리의 허물과 잘못으로 인해 비롯된 것이지만, 고난과 역경 가운데 있는 백성들을 인자와 긍휼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계시는 분이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인자와 긍휼의 마음입니다. 세상의 인심은 변하고 흉흉해 질지라도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은 영원히 변치 않습니다. 조급하고 인내하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이 하나님을 떠나는 것이지 하나님은 결코 인간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로 말미암아 어떠한 환란을 만난다할지라도 우리는 결코 진멸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니, 날마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고 고백합니다.
애가 3:22-23 “22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23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무궁하신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로 말미암아 결코 하나님의 백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의 확신을 가지니, 아침마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실족하지 않도록 아침마다 새로운 힘과 소망을 주시니, 그렇게 힘과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의 성실하심이 크다고 합니다.
눈을 뜨고 일어나는 아침마다 새롭고 감격스러운 하루를 살아가는 것만큼 행복하고 복된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욱이 참담한 고통 가운데서 날마다 새롭고 희망찬 하루를 살아간다고 하니 예레미야는 참된 하나님을 만난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의 삶도 예레미야의 삶을 본받아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슬픈 애가를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를 반겨주고 나를 안아주시는 하나님이 내 삶 속에 함께 하시니, 나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과 용기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어 예레미야는 하나님이 나의 기업이 되시니 내가 하나님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애가 3:24 “내 심령에 이르기를 여호와는 나의 기업이시니 그러므로 내가 그를 바라리라 하도다”
하나님이 나의 기업이 된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기업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열두지파에게 나누어준 땅을 말합니다.
분깃이라고도 하고 몫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땅을 기업으로 주셨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광야 40년을 유랑하다가 가나안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약속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분배받았는데, 땅을 기업으로 받았다는 것은 삶의 터전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땅을 기반으로 추수의 열매를 얻고 가축을 기르고 집을 짓게 되었으니, 하나님이 나의 기업이 된다는 말은 내 삶의 기초는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기초를 놓아 주실 때에 나는 부족함이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멸망의 길을 걸었던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이 기업이 되실 때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우리의 기업이 되시는 하나님을 바라본다고 하였습니다. 무너진 성과 불타버린 성전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하나님이 기업이 되실 때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내 삶의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내 삶의 기초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기업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땀과 노력과 수고가 밤을 새우고 새벽을 깨운다할 지라도, 하나님이 기업이 되어 주지 아니하면 그 수고는 헛되고 말 것입니다.
하나님이 내 삶의 기업이 되어 주신다는 것은, 좀을 먹는 황충을 막아주고, 시련과 역경 속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준다는 것입니다.
이제 예레미야는 오늘의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게 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잠잠히 기다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애가 3:25-26 “25 기다리는 자들에게나 구하는 영혼들에게 여호와는 선하시도다 26.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
여호와의 구원을 기다리는 자는 잠잠히 기다림이 좋다고 합니다.
왜 예레미야는 잠잠히 기다라고 한 것입니까?
분명 하나님의 구원은 확실하게 주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그 구원의 시기를 인간이 정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에 달려있기에 잠잠히 기다림이 좋다고 한 것입니다.
우리의 실수는 무엇입니까? 잠잠히 기다리지 못하는 성급함과 의심입니다.
왜 하나님은 이렇게 응답을 더디 하실까? 내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라고 하면서 우리는 사람의 때와 시간에 하나님의 응답을 맞추려고 합니다.
그러한 신앙은 하나님의 응답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행여 내가 더디 간다고 할지라도, 내가 남 보다 뒤 쳐져 있다할지라도 하나님이 기업이 되신다면 결코 두려워하거나 염려할 것이 없습니다.
나의 기업이 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묵묵히 주어진 길을 걷노라면, 반드시 약속된 하나님의 축복을 소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대림절 첫째주일입니다.
대림절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영원하신 인자와 긍휼의 하나님은 우리에게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심으로 애가로 가득찬 삶을 기쁨으로 충만한 삶이 되게 하셨습니다.
특별히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소망의 그리스도를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와 우리의 삶의 터전을 무너뜨린 이 바이러스의 재난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소멸시켜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을 우리는 잠잠히 그리고 인내로서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방역수칙을 따르는 것 역시 잠잠히 인내로서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일부 일탈한 교회가 방역수칙을 어기고 마스크 없이 예배를 드리고 소모임과 식사를 자의적으로 하다가 바이러스 감염의 불명예를 안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결코 하나님이 기업이 되는 신앙인의 모습이 아닙니다.
잠잠히 기다리는 인내와 신실한 믿음의 자세가 하나님의 구원을 덧입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인자와 긍휼의 하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기업으로 말미암아 부족함이 없는 삶이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잠잠히 기다리는 인내의 믿음으로 오늘의 고난을 이기고 날마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