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배와 예배하는 삶 |
 |
한성수 목사 |
 |
2021년 3월 28일 |
|
|
 |
7. 내 백성아 들을지어다 내가 말하리라 이스라엘아 내가 네게 증언하리라 나는 하나님 곧 네 하나님이로다
8. 나는 네 제물 때문에 너를 책망하지는 아니하리니 네 번제가 항상 내 앞에 있음이로다
9. 내가 네 집에서 수소나 네 우리에서 숫염소를 가져가지 아니하리니
10. 이는 삼림의 짐승들과 뭇 산의 가축이 다 내 것이며
11. 산의 모든 새들도 내가 아는 것이며 들의 짐승도 내 것임이로다
12. 내가 가령 주려도 네게 이르지 아니할 것은 세계와 거기에 충만한 것이 내 것임이로다
13. 내가 수소의 고기를 먹으며 염소의 피를 마시겠느냐
14. 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지존하신 이에게 네 서원을 갚으며
15.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시편 50:7~15) |
제사는 형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 예로 유교의 제사를 보면 제사 음식을 놓는 방식에서부터 엄격한 규칙이 있습니다. 제사상에는 끝말이 치자로 끝나는 생선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꽁치, 갈치, 삼치, 멸치등 치자로 끝나는 생선은 올리지 않습니다. 또한 배를 갈라서 펼친 생선은 올리질 않고, 배를 갈라서 손질을 했더라도 펼치지 않고 생선의 원래 모양으로 말린 생선을 제사상에 올립니다.
'어동육서'(魚東肉西)는 생선은 동쪽에, 고기는 서쪽에 올리는 것이고, '두동미서'(頭東尾西)는 생선의 머리는 동쪽에, 꼬리는 서쪽으로 두는 것입니다. '홍동백서' (紅東白西)는 붉은 과일은 동족에, 흰 과일은 서쪽에 두는 것을 말합니다.
구약의 제사도 비슷합니다.
제물로 쓰이는 동물은 양이나 소나 염소여야 하는데, 그것은 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제사의 의미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합니다.
번제는 하나님께 자신을 전적으로 헌신하는 제사입니다.
소제는 하나님께 영광과 충성을 바치는 표로서 온전한 순종의 의미를 가집니다. 화목제는 하나님과의 특별한 친교를 위해서 또는 하나님과의 화평과 교제를 위해서 드리는 제사인데, 드리는 동기에 따라 감사제, 서원제, 자원제로 구분됩니다. 속죄제는 무의식적인 범죄와 부정함과 허물을 사함 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입니다. 이로서 하나님과 단절되었던 관계가 회복됩니다. 속건제는 하나님과 이웃을 적대관계에 놓이게 한 죄를 해결하고자 드리는 제사입니다.
그리고 제사를 드리는 형식에 따라 분류합니다.
화제는 희생 제물을 단위에서 불살라 드립니다.
요제는 제사장이 하나님 앞에서 화목제물의 가슴 및 곡식단을 높이 들어 앞뒤로 흔들어 바치는 제사입니다.
거제는 제사장이 여호와 앞에서 희생 제물의 우편 뒷다리를 위아래로 흔들어 드리는 제사입니다.
전제는 포도주나 독주를 다른 제물과 함께 부어 드리는 제사입니다.
하지만 구약의 다양한 제사는 유월절의 어린양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으로 인해 모두 사라지고, 대제사장이자 동시에 희생제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이후로는 오직 예배로서만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배 안에 구약의 모든 제사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구약의 제사는 다양하고 복잡한 형식을 가지는 특성 때문에, 제사라는 형식이 제사의 의미보다 더 중요하게 되는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본질은 뒤로 가고 형식이 앞서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언자의 목소리를 통하여 제사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거듭하여 경고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인 시편 50편도 참된 예배가 무엇인지를 강조하고 상기시키는 말씀입니다.
우선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제사로 나와 언약한 이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시 50:4-5 “4 하나님이 자기의 백성을 판결하시려고 위 하늘과 아래 땅에 선포하여 5.이르시되 나의 성도들을 내 앞에 모으라 그들은 제사로 나와 언약한 이들이니라 하시도다”
여기서 “제사로 나와 언약한 백성”이라는 말은, 이스라엘 백성은 제사로서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는가를 판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기의 백성을 판결하기 위해 내 앞에 모으라고 하셨는데, 이는 제사를 통하여 당신의 백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입니다. 제사를 통해 선한 일은 칭찬받고, 범죄한 일은 용서를 구하고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금 하나님과 화평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제사로 나와 언약한 백성”의 의미입니다.
우리의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다시금 고백하고, 허물이 있다면 그 허물의 용서를 구하고 사죄를 받는 것입니다. 구약에서는 백성들이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사죄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 그 일을 감당하였는데, 이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의 허물과 죄과를 용서받게 됩니다. 그래서 지난 허물을 용서받은 새로운 심령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질의 삶을 살고 있는 인간은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로서 내가 드리는 제사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름진 소와 양을 바침으로서 나의 허물을 판결하려는 하나님의 마음을 돌려놓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에 하나님은 경고합니다. 제물로서는 너를 책망하지 않겠지만 제물을 바치는 너의 마음의 중심을 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시 50:7-13 “7 내 백성아 들을지어다 내가 말하리라 이스라엘아 내가 네게 증언하리라 나는 하나님 곧 네 하나님이로다 8.나는 네 제물 때문에 너를 책망하지는 아니하리니 네 번제가 항상 내 앞에 있음이로다 9.내가 네 집에서 수소나 네 우리에서 숫염소를 가져가지 아니하리니 10.이는 삼림의 짐승들과 뭇 산의 가축이 다 내 것이며 11.산의 모든 새들도 내가 아는 것이며 들의 짐승도 내 것임이로다 12.내가 가령 주려도 네게 이르지 아니할 것은 세계와 거기에 충만한 것이 내 것임이로다 13.내가 수소의 고기를 먹으며 염소의 피를 마시겠느냐”
하나님은 백성의 제물 때문에 책망하지는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항상 번제가 하나님 앞에 있으니 형식적인 제사는 잘 드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하나님의 말씀을 보면 재물을 드리는 백성들의 속마음을 헤아리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너희의 수소나 수염소를 가져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가 목마르고 주릴 지라도 너희들에게 먹을 것 마실 것을 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 만물이 다 내 것이니, 너희가 바친 수소를 먹을 것이냐 염소의 피를 마시겠느냐 라고 합니다. 이 말씀의 진의는 무엇입니까? 물질로, 다시말해 제물로 나를 회유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바치는 소나 양으로 인해 내 눈이 흐려져서 너희의 죄과를 그냥 묵과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아, 얼마나 예리하고 명철이 뛰어난 하나님이십니까? 제물로 제사를 드리되 제사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제물을 바치고 제사를 드리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제사는 어떤 제사입니까?
첫째, 감사의 제사입니다.
14절 전반부를 읽어드립니다. “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시 50:14)
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라고 합니다.
감사로 드리는 제사는 어떤 제사입니까? 나를 지키시고 인도하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제사입니다.
이것은 제사 드리는 자가 을이 되고, 제사를 받으시는 하나님이 갑이 되는 제사입니다. 그러나 제물로 하나님의 마음을 잡겠다는 제사는 제사 드리는 자가 갑이 되고 제사를 받는 하나님이 거꾸로 을이 되는 제사입니다. 그것은 제사의 주객이 바뀌어 버린 제사입니다. 하지만 감사로 드리는 제사는 제사의 주인이 하나님이 되고 제사의 객이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나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나 크고 놀라워서, 그 은혜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을 금할 수 없으니, 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제사가 참 제사요, 그 제사를 받으시겠다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있는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시간 드리는 우리의 예배가 벌래만도 못한 이 인생을 하나님께서 거두어 주시고,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고, 하나님께서 복 내려 주셔서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다는 그 감사로 드리는 예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원하는 제사는 서원을 지키는 제사입니다.
시 50:14 “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지존하신 이에게 네 서원을 갚으며”감사에 이어서 지존하신 하나님께 서원을 갚는 제사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서원을 갚는 제사는 무엇입니까? 내가 약속한 것을 실행하는 제사입니다. 이것은 무슨 목적헌금이니 무슨 약정헌금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렇게 약속한 물질도 서원에 속하겠지만, 근본은 하나님께 약속한 충성과 헌신과 봉사입니다.
예를 들어, 올 해만큼은 52주를 지키겠다고 주일성수를 다짐했으면, 그것이 서원이요, 그 서원을 지키는 것이 서원을 갚는 제사입니다. 매일 같이 성경을 읽겠다, 일정한 시간에 기도를 하겠다는 것도 서원입니다. 성가대를 하고, 교회청소를 하고,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구역장을 하고 하는 모든 것이 서원입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이 서원을 갚는 제사입니다. 그리고 물질로 약정한 헌금이 있다면 그 헌금을 성실하게 바치는 것도 서원입니다.
다시말해 내 기분에 따라서 드리는 제사가 아니라,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제사가 아니라, 하나님께 서원하고 다짐한 믿음의 결단에 의해 드리는 제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갈급한 심령의 제사입니다.
시 50:15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하나님은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너의 갈급한 소리를 듣고 내가 너를 건지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환란에 빠진 너를 건져 내는 것이 오히려 나를 영화롭게 하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목사에게 목회의 기쁨이 무엇입니까? 어려움에 처한 성도들을 위로하고 그가 힘을 얻어 다시 일어서는 것을 보는 것이 목회의 기쁨이요 영광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심정이 그런 것입니다.
환난 날에 하나님을 부르짖는 백성들을 구해 내는 것이 하나님의 기쁨이요 하나님의 영광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기뻐하는 제사는 통회하는 심령으로 드리는 제사라는 것입니다. 고통과 역경을 만나 그로 눈물을 흘리며, 그로 인해 간절한 심정으로 드리는 제사를 기뻐 받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예배는 간절한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고통을 하소연하는 눈물의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문제를 놓고 하나님을 붙드는 절실한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그 예배를 하나님은 기뻐 받으시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세상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제사를 통하여 받은 하나님의 은혜와 감동과 위로가 이제 세상에서 옳은 행위로 드러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16절로 22절에서 제사 드리는 자의 옳은 행위를 말씀하고 있는데, 그 말씀을 요약하면, 입술에 하나님의 율례와 말씀을 달고 있어도, 하나님의 교훈을 미워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뒤로 던지고 세상에서 불의를 행한다면, 너희들은 구원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제사에 대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50:23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
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자는, 이제 그의 행위를 옳게 함으로서 하나님의 구원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곧, 제사와 삶, 다시말해 예배와 삶이 하나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계시록에서, 마지막 때에 신랑되신 예수를 만나 천국잔치에 참여하게 될 성도들은 거룩한 세마포 옷을 입은 신부와 같아야 한다고 하는데, 신부가 입을 거룩한 세마포 옷은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라고 합니다.
요한계시록 19:7-9 “7 우리가 즐거워하고 크게 기뻐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세 어린 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 그의 아내가 자신을 준비하였으므로 8.그에게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도록 허락하셨으니 이 세마포 옷은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로다 하더라
빛나고 깨끗한 새마포 옷, 그것은 곧 성도들의 올바른 행실이라고 합니다. 그 옷을 입은 자가 신랑되신 예수를 만나 천국잔치에 들어가게 된다고 합니다.
이는 곧, 예배드리는 자의 삶이 올바른 행실로 이어질 때, 종말의 때에 구원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을 이루는 약속의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환난 날에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혜와 감동으로 올바른 삶을 이어 감으로서, 마지막 때에 하늘의 구원을 덧입는 믿음의 백성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