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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의 어머니, 나오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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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수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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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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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17.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룻기 1:16~17) |
룻기는 신구약 성경 66권 중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이름이 제목으로 붙여진 성경입니다. 이는 성경에서 조차도 여성의 위치가 제대로 대접 받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여성의 역할이 있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출애굽의 선봉장인 모세를 살린 것은 모세 주변의 여성들이었습니다. 히브리 산파와 모세의 어머니와 모세의 누나 그리고 바로의 공주가 모세를 살렸습니다.
또한 잃어버린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정탐꾼들을 여리고 성으로 보냈을 때, 두 정탐꾼을 살리고 그리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가 반드시 이 성을 차지하게 할 것이라는 희망의 말을 전한 자는 기생 라합이었습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정복해서 열두지파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정작 450년 동안 잃어버린 가나안 정복의 문을 열게 한 것은 기생 라합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시간이 흘러 룻기의 배경이 되는 사사시대에 이르러서 룻이라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이스라엘이 아닌 모압 출신인 룻은 끊어질 뻔한 유다지파의 혈통을 잇게 함으로서 두세대 후에 다윗을 낳게 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룻은 다윗의 증조할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룻기의 의미는 이방여인이 다윗의 혈통을 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오직 유대사람만을 하나님의 택한 민족으로 여겼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선민의식에 하나님의 선택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모든 민족,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룻기는 구원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성경입니다.
그런데 유대출신, 이스라엘 사람만이 하나님의 택한 자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율법이요, 그러한 생각을 뛰어 넘어서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길이 열려있다고 말하는 것이 복음이요, 믿음입니다.
율법에 갇힌 대표적인 인물이 신약시대의 바리새인들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경멸하고 질책하였던 자들이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믿음은 이러한 편협한 구원관을 과감히 깨뜨려서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문을 열게 하였던 것입니다.
오늘은 구약과 복음서 그리고 서신의 세가지 본문을 가지고 율법의 한계와 믿음의 본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구약의 말씀인 룻기를 보기로 합니다.
베들레헴에 엘리멜렉이라는 유다지파의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엘리멜렉은 베들레헴이 위치한 유다 땅에 큰 흉년이 들자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 말론과 기룐을 데리고 모압 지방으로 이주를 합니다.
그런데 흉년을 피해온 모압에서 엘리멜렉이 죽게 됩니다.
남편을 잃은 나오미는 모압 땅에서 두 아들의 아내를 들이게 되는데, 하나의 이름은 오르바요 하나의 이름은 룻입니다. 비록 남편을 잃었지만 두 아들을 장가보내고 이제 두 아들과 두 자부와 함께 큰 어려움 없이 타향 생활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모압에 이주한지 십년쯤 되어서 말론과 기룐 두 아들이 죽게 됩니다. 남편과 두 아들을 잃은 나오미는 이방 땅에서 더 이상 희망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고향 베들레헴에 흉년이 그치고, 여호와께서 백성을 돌보시어 양식을 주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나오미는 귀향을 결심합니다.
그런데 두 며느리가 문제였습니다. 모압 출신에다가 남편을 잃은 두 자부를 유다 땅 베들레헴으로 데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사회요, 또한 이방인에게 배타적인 유다사회는 모압출신의 두 과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오미는 두 자부에게 너희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가라, 그곳에서 각기 남편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두 며느리는 나오미의 결별선언에 눈물로서 떠나지 않겠다고 시어머니를 만류합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나오미의 설득에 결국 오르바가 먼저 시어머니와 입을 맞추고 친정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룻이 남았습니다. 나오미는 룻에게도 네 동서처럼 너의 백성과 너의 신들에게로 돌아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룻은 달랐습니다. 룻은 어머니 곁을 떠나라고 강권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과 머무는 곳에 나도 함께 할 것이고,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 1:16)라고 하면서, 죽는 일 외에 내가 어머니를 떠난다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기를 원한다고 하였습니다.
룻 1:16-17 “16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17.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나오미를 죽을 때까지 모시겠다는 시어머니를 향한 룻의 효심과 그리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라는 룻의 믿음을 보면서, 과연 나오미는 룻에게 어떤 존재였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평소에 나오미가 며느리인 룻에게 어떤 모습이었기에 그러한 효심과 믿음을 룻이 가지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선 나오미는 인간적인 연민의 정으로 룻에게 네 어머니의 집과 네 백성에게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심지어는 동서인 오르바처럼 너희가 섬기는 신들에게로 돌아가라고 하였습니다. 신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나오미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시어머니로 비춰집니다. 그런데 룻은 그러한 나오미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어머니의 하나님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방의 룻은 어머니의 백성이 되었고 어머니의 하나님을 섬기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룻은 나오미와 함께한 베들레헴에서 보아스를 만나 오벳을 낳게 되는데 “그는 다윗의 아버지인 이새의 아버지”(룻 4:17)라고 룻기는 밝힙니다. 다시말해 룻은 다윗의 증조할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이어 신약의 마태복음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룻의 이름을 올립니다.(마 1:5) 어떻습니까? 이방 여인이요, 모압출신의 며느리인 룻을 향한 나오미의 진정어린 연민과 포용은, 룻으로 하여금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게 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게 하였습니다. 또한 룻의 이름을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올림으로서 하나님의 구원이 이방인에게도 열려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 두 번째 본문인 서신서로 가봅니다. 사도바울은 율법은 어린아이를 이끄는 초등교사와 같아서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에게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갈 3:23-24)“23 믿음이 오기 전에 우리는 율법 아래에 매인 바 되고 계시될 믿음의 때까지 갇혔느니라 24 이같이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초등교사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게 하려 함이라”
풀어서 말씀을 드리자면, 율법의 기능은 그리스도에로 인도하는 역할만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율법은 예배당 입구까지만 인도한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은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믿음은 우리가 만난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게 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한다고 합니다. (갈 3:25-26) “25 믿음이 온 후로는 우리가 초등교사 아래에 있지 아니하도다 26 너희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27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그래서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 3:28)라고 하였습니다.
율법이 아닌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만날 때, 유대인과 헬라인이라는 민족의 구별을 넘어서서 하나의 백성이 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종과 자유인이라는 사회적신분의 우열과 그리고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의 차별을 넘어서서 하나의 백성이 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율법으로는 이러한 한계와 차별을 극복할 수 없었으나,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믿음으로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율법의 한계를 뛰어넘은 믿음으로 이제 서두에 언급한 나오미와 룻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나오미와 룻이 율법으로만 맺어졌다면, 유다의 시어머니와 모압의 며느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남편의 사별과 가뭄의 시련을 이기지 못하고 서로의 땅으로 돌아가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오미와 룻이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으로 연결될 때, 어렵고 힘든 고부(姑婦)관계 그리고 이질적인 민족관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어머니와 딸로 발전되었습니다. 둘은 하나의 백성이 되고, 둘은 동일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남편을 잃어버린 사별의 아픔과 혹독한 가뭄의 시련을 이기고 당당히 다윗의 선조가 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복음서의 말씀으로 들어가 봅니다.
예수님을 만난 수가 성의 사마리아 여인은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하더이다”(요 4:20)라고 말합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북쪽에 있는 그리심 산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남쪽의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처소가 예루살렘에 있다고 하니 어느 곳에서 드리는 예배가 참된 예배인 가를 물었던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사마리안 사람은 주전 722년에 북왕조 이스라엘이 앗수르에게 멸망을 당하고나서 앗수르가 사마리아 지역에 이방인들을 이주시켜버림으로서, 남왕국 유다로부터 혼혈족이라는 비난과 업신여김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가성의 사마리아 여인이 그리심 산과 예루살렘성의 예배를 비교한 것은 사마리아인을 상종하지 않았던 유대인의 배타적인 모습을 예배처소에 빗대어 말한 것입니다. 당신들 유대사람들은 예루살렘에서의 예배만을 참된 예배로 고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요 4:21)고 하시면서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리심 산이나 예루살렘이라는 특정한 장소를 말하는 것은, 그것이 또 하나의 율법이라는 것입니다. 서로의 기득권을 나타내는 특정한 장소, 그것은 또 하나의 율법인 것인데, 그러한 율법에 매인 예배는, 예배드리는 자들을 하나 되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같은 하나님, 하나의 하나님을 예배 하지만, 예배드리는 자들의 마음과 생각은 하나되지 못하고 서로 갈라져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율법을 넘어서서 영과 진리로, 다시말해 순전한 믿음으로 예배를 드릴 때에, 비로소 하나님이 즐겨 받으시는 참된 예배가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초등교사인 율법을 넘어설 때, 그래서 믿음으로 상대를 품고 안을 때, 민족과 지역을 초월하여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나오미와 룻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믿음 안에서 세상 만민이 하나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믿음 안에서 유대인과 헬라인은 하나요, 종과 주인도 하나요, 남자와 여자도 하나라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총회가 정한 6.25 민족화해주일입니다. 우리는 이념이라는 율법을 넘어서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의 민족이 되어야 합니다.
북한의 침략으로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는 전쟁의 비극이 발발한지 71년이 지났고 전쟁이 휴전된지가 6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과 북은 갈라져 있습니다. 그리심 산과 예루살렘이라는 이념을 버리고 오직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예배할 때 우리는 하나가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초등교사인 율법을 넘어서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화해의 세상, 평화의 세상, 마음이 하나되는 세상을 이루어가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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