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문 밖에서 받으신 고난 |
 |
한성수 목사 |
 |
2022년 3월 27일 |
|
|
 |
10. 우리에게 재단이 있는데 장막에서 섬기는 자들은 그 제단에서 먹을 권한이 없나니
11. 이는 죄를 위한 짐승의 피는 대제사장이 가지고 성소에 들어가고 그 육체는 영문 밖에서 불사름이라
12.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여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
13. 그런즉 우리도 그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
14. 우리가 여기에는 영구한 도성이 없으므로 장차 올 것을 찾나니
15.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이는 그 이름을 증언하는 입술의 열매니라
16.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히브리서 13:10~16) |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은 매년마다 속죄일을 정하여 한해동안 지은 죄와 허물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용서를 받았습니다. 그날을 대속죄일이라고 하는데 유대의 월력으로 7월10일이었습니다. 오늘날의 태양력으로는 9월과 10월에 해당합니다. 백성들은 직접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없고 대제장이 지성소로 들어가 백성들의 죄사함을 위해서 속죄제물을 바치게 되는데, 이로인해 백성들은 죄로 인하여 멀어졌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게 됩니다.
대속제일에 바쳐지는 속제물은 상처가 없는 깨끗한 양 또는 염소였습니다. 이렇게 속죄제물을 잡아 피를 지성소 제단에 뿌리고 그리고 가죽과 내장은 성전의 바깥에서 불로 태웠습니다. 특별히 염소는, 염소의 머리에 안수하여 백성들의 모든 죄를 염소에 전가시키고, 그리고나서 염소를 먼 광야로 내 보내어 짐승의 먹이가 되게 하였습니다.
레 16:20-22 “20 그 지성소와 회막과 제단을 위하여 속죄하기를 마친 후에 살아 있는 염소를 드리되 21 아론은 그의 두 손으로 살아 있는 염소의 머리에 안수하여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불의와 그 범한 모든 죄를 아뢰고 그 죄를 염소의 머리에 두어 미리 정한 사람에게 맡겨 광야로 보낼지니 22
염소가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 접근하기 어려운 땅에 이르거든 그는 그 염소를 광야에 놓을지니라”
제사장이 염소에게 죄를 전가 시키고 그리고 나서 미리 정한 사람으로 하여금 염소를 광야에 내어 놓는다고 합니다. 광야에 짐승의 먹이로 버려진 염소를 아사셀의 염소라고 하는데, 죄를 지은 인간이 죽어야 마땅하지만, 짐승을 제물로 바쳐 짐승으로 하여금 대속의 죽음을 맞게 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히브리서 13장 11절로 12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대속제일의 양과 염소처럼,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죽은 대속의 죽음이라고 합니다.
히 13:11-12 “11 이는 죄를 위한 짐승의 피는 대제사장이 가지고 성소에 들어가고 그 육체는 영문 밖에서 불사름이라 12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
11절에서 말하고 있는, “죄를 위한 짐승의 피”는 구약의 속죄제에 쓰인 양과 염소의 피를 말하는 것이고, “그 육체는 영문 밖에서 불살랐다”는 것은, 속죄물의 가죽과 내장을 성전 밖에서 태웠다는 것에 유래합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12절은 예수도 구약의 대속죄일의 제물처럼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는 대속제일의 속제제물과 동일한 형식으로, 십자가에 못박혀 피 흘려 죽으시고, 그의 육신은 예루살렘 성문 밖, 골고다 언덕에 버려졌다는 것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는 죄많은 백성의 죄를 사하고 그를 거룩하게 하려고 십자가에 달려 피흘려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이제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로서 우리가 구원을 얻었으니, 우리도 주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가자고 합니다.
히 13:13 “그런즉 우리도 그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
어떻습니까? 주님을 따르는 우리는, 주께서 당하신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에 계시는 주님께로 나아가자고 하였는데, 여기서 영문 밖, 다시말해 예루살렘 성문 밖은 어떤 곳입니까?
먼저 구약의 제사법을 다시 살펴봅시다.
대속죄일에, 죄를 전가한 속제물의 가죽과 살코기를 성전 밖으로 버려 불태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사셀의 염소도 광야로 내 몰아서 죽게 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영문 밖은 거룩한 성전을 벗어난 곳이요, 위험이 가득한 거친 광야를 말합니다. 따라서 유대인들에게 영문 밖은 위험한 곳이요, 속되고 천한 곳이요, 경건치 못한 곳으로 여겨졌기에, 그곳에다 남은 속제물을 태우고, 그곳에다 아사셀의 염소를 버려 죽게 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문 안은 어떤 곳입니까? 그곳은 거룩한 곳이요, 안전한 곳이요, 의로운 곳을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영문 밖에서 피를 흘리시고 죽임을 당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영문 밖에서 죽임을 당하고, 그의 피로 속죄와 구원을 이루었다는 것은, 이제 거꾸로 영문 밖이 안전하고, 거룩하고, 의로운 곳이 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받은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가자고 했던 것입니다.
왜, 영문 밖이 지성소가 되고, 속죄를 담당하는 거룩한 곳이 되었습니까?
그것은 영문 안에 있는 예루살렘 성전이 타락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타락했다는 것은, 영문 안에 거하는 유대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이 타락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들은 살인 강도 바라바를 놓아 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야 한다고 소리쳤습니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고 주님을 십자가 죽음으로 내 몰은 자들이 득실거리는 영문 안은 더 이상, 거룩하고 의로운 곳이 될 수 없었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택함 받은 백성이라는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함으로서, 영문 안의 세상을 탐욕과 불의와 죄악의 도성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마지막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을 방문한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하신 일이 성전정화였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셔서, 하나님의 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버린 자들을 모두 내쫓으셨습니다.
마태 21:12-13 “12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사람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사람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고 13 그들에게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 하시니라”
왜 이렇게 하나님의 거룩한 전인 예루살렘 성전에 물건을 매매하는 자들로 가득차 있는 것입니까?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헌금할 돈을 환전하고 제사에 바칠 제물을 팔기 위해서였습니다. 성전에서 통용되는 세겔로 환전할 때 폭리를 취했습니다. 가장 값싼 제물인 비둘기를 터무니 없이 비싼 값으로 팔았습니다. 그 부정한 이익을 성전관리인들과 나누어 가졌습니다. 이를 본 예수님은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인데 너희가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고 호통을 쳤던 것입니다.
더이상 예루살렘 성과 성전은 거룩하지도, 의롭지도 않았습니다. 그곳은 탐욕과 불의가 가득찬 도성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영문 안은, 옛사람의 잔재가 남아 있는 곳을 말합니다. 더 이상 참된 것이 없는, 기득권에 안주하고 탐욕과 게으름의 사슬에 매여 있는 곳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영문 밖으로 당신의 백성을 이끌어 냅니다. 영문 밖에서 새로운 구원의 역사를 일으키기 위해서 영문 밖으로 나아가자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믿음은 구태에 빠진 영문 안에서, 영문 밖으로의 탈출입니다.
제22대 대통령 당선자는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 용산시대를 열겠다고 합니다.
당선자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하면서 한사코 역사의 비극이 서려있는 청와대라는 공간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것은 영문 안의 타락과 비리와 불의와 단절하겠다는 의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공간이 아니라 의식입니다. 당선자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하면서 공간을 두려워 했지만, 정작 두려워하고 경계해야할 것은 의식입니다.
어떤 곳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다 할지라도 의식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이 또 다시 청와대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환전상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의 의자를 둘러 엎는 개혁의 의식과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금 기도하는 집으로 회복한다면, 그곳이 어느 곳이던지 그곳이 바로 예루살렘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대통령의 집무실은 공간이 아니라 의식이라는 것입니다. 청와대가 있는 삼청동이든, 국방부가 있는 용산이든 아니면 다른 어떤 곳이든 바른 의식을 가지고 정치를 한다면 그곳이 온전한 통치자의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는 공간이 아니라, 구태에 빠진 의식으로부터 탈출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본문의 말씀으로 돌아 갑니다.
우리가 영문 밖에서 돌아가신 예수를 따라 영문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예수의 생각과 마음을 따른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의 삶을 본 받아 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13:14은 영문밖에도 영원한 도성이 없으므로 장차 주어질 영원한 도성을 바라보자고 합니다.
히 13:14“우리가 여기에는 영구한 도성이 없으므로 장차 올 것을 찾나니”
영문 밖에서 주님을 만났지만, 그곳 역시 영원히 거할 처소는 되지 못하고 유한한 곳에 불과합니다. 이 땅에는 영원한 도성이 없으므로 장차올 것, 다시말해 하나님의 나라를 찾자고 합니다.
결국 영문 안이든, 영문 밖이든 궁극적인 도성은 하나님 나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원한 나라, 완전한 의의 나라인 하나님 나라를 찾는 것은 바르고 참된 예배를 드릴 때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첫째는 찬송의 제사로 드리는 예배입니다.
히 13:15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이는 그 이름을 증언하는 입술의 열매니라”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고 했는데, 이것은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는 예배를 드리라는 것입니다. 나의 죄를 사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기억하고 그에 감사하는 예배를 드리라는 것입니다.
구속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감사의 찬송으로 예배한다면 그 예배가 성전에서 드리는 거룩한 예배라는 것입니다. 그 예배가 장차 올 하나님 나라를 찾는 예배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삶으로 드리는 예배입니다.
히 13:16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선을 행하는 것과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곧,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라고 합니다. 예배에 바칠 참된 제물은 무엇입니까? 선을 행하며 나누어주기를 잊지 않는 삶이 예배의 제물입니다.
나를 살리기 위하여 십자가에 속죄 제물로 바쳐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 받아 사는 것이 예배의 제물입니다. 양과 염소는 형식적인 제물이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제물이지만, 구속의 기쁨으로 부르는 찬송과 예수의 삶을 본받아 선을 행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참된 제물이요 본질적인 제물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구원의 기쁨으로 부르는 찬송과 선한 행동으로 드려지는 것이 참된 제물이요, 그 제물로 드려지는 제사가 참된 예배인 것입니다.
그 예배로 우리는 장차 주어질 하나님 나라를 찾는 것입니다.
사순절 넷째주일입니다. 사순절은 주께서 당하신 수치를 짊어지고 영문 밖에 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절기입니다. 사순절은 영문 안에서 안주하던 믿음을 영문 밖으로 탈출하는 절기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영문 밖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감사의 찬송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선한 삶으로 제물을 바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예배가 천국을 찾는 영원한 예배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