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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죄인의 집에 유하러 갔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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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수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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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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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수께서 여리고로 들어가 지나가시더라
2 삭개오라 이름하는 자가 있으니 세리장이요 또한 부자라
3 그가 예수께서 어떠한 사람인가 하여 보고자 하되 키가 작고 사람이 많아 할 수 없어
4 앞으로 달려가서 보기 위하여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니 이는 예수께서 그리로 지나가시게 됨이러라
5 예수께서 그 곳에 이르사 쳐다 보시고 이르시되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하시니
6 급히 내려와 즐거워하며 영접하거늘
7 뭇 사람이 보고 수군거려 이르되 저가 죄인의 집에 유하러 들어갔도다 하더라
8 삭개오가 서서 주께 여짜오되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
9 예수께서 이르시되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
10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누가복음 19:1~10) |
삭개오는 여리고 성의 세리장이요 부자였습니다. 여리고 성은 요단강 서쪽에 있는 비옥한 땅을 가진 곳으로 이미 7천년 전에 세워진 이스라엘의 가장 오래된 성입니다. 그리고 애굽이나 지중해에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했으므로 매우 번성한 성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삭개오는 세리장이라고 했는데, 큰 성읍의 세리장이었으므로 그는 사회적 지위도 높았을 것이고, 많은 부를 가진 부자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삭개오는 세금을 거두는 세리라는 직업으로 인해서 성안에서 평판은 좋지 않았습니다.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였는데, 로마는 식민지 백성들로부터 과도한 세금을 거두어 갔고, 그 일을 세리가 도맡아 했으므로 세리는 늘 죄인으로 취급을 받았습니다. 삭개오는 더욱이 세리장이었으므로 백성들로부터 더 큰 의심을 받았습니다.
본문 1절은 “삭개오라 하는 자가 있으니 그가 세리장이요 또한 부자라”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이렇게 세리장이요 부자라는 것 자체가 죄인이라는 의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본문의 말씀으로 들어가 봅니다.
하루는 예수님께서 삭개오가 사는 여리고 성을 지나가게 되는데 삭개오는 예수가 온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보고자 하여 거리로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예수님 주변을 에워싸 있었으므로 삭개오는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삭개오는 키가 작은 자라 더더욱 예수님을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삭개오는 생각 끝에 길거리에 심겨진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마다 각각의 특징들이 있는데, 삭개오하면 우리는 키작은 삭개오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키가 작은 삭개오가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간 것을 두고서 여러 가지 해석을 합니다.
요즘 우리가 읽고 있는 사순절묵상집에서는 삭개오의 작은 키를 두고서 열등감으로 해석합니다. 삭개오는 그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세리장이라는 높은 지위에 오르고 또한 많은 부를 소유한 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이 이룩한 사회적 지위나 세상의 부가 열등감을 가진 한 개인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만약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지 못하고, 자기를 인정하지 못할 때, 오히려 공허감과 열등감은 더욱 깊어진다고 합니다.
다행히 삭개오는 권력과 부를 소유하고도 키작은 자신의 열등감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약함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려 있었기에 예수를 만나러 집을 나섰다고 분석합니다.
또 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키가 작다는 것을 예수님을 만나는 방해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키작은 삭개오가 세리장이라는 신분을 내려놓고 예수님을 뵙기 위해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다는 것은, 예수님을 만날 때 생기는 장애물을 과감하게 치워버렸다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주님을 만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있고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준 천국비유를 보면 예수님을 만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눅 14:16-20 “16 이르시되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청하였더니 17 잔치할 시각에 그 청하였던 자들에게 종을 보내어 이르되 오소서 모든 것이 준비되었나이다 하매 18 다 일치하게 사양하여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밭을 샀으매 아무래도 나가 보아야 하겠으니 청컨대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 하고 19 또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소 다섯 겨리를 샀으매 시험하러 가니 청컨대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 하고 20 또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장가 들었으니 그러므로 가지 못하겠노라 하는지라”
천국잔치에 청함을 받았으나 사람마다 다양한 핑계가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밭을 샀으니 밭을 돌보야 한다고 하고, 또 한 사람은 소를 다섯마리 샀으니 내가 산 소가 어떤지 시험해야 한다고 하고,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장가를 들었으니 아내와 함께 집에 있어야 한다고 핑계를 대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을 만나는 데 있어서의 장애물입니다. 삭개오는 이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삭개오의 키 작은 것을 두고서 열등감으로 또는 믿음의 장애물 등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자신의 약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키가 크고 용모가 잘 생겼다고 열등감이 없고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감추고 싶은 자신의 약한 부분들이 있기에 키가 작으나, 키가 크나 공평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른 각도에서 삭개오의 모습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그것은 삭개오의 신체적 특징이 아니라, 삭개오의 심중에 있는 본질적인 문제가 그로 하여금 예수님을 만나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미 여리고 사람들의 평가 속에 있었던 것으로, 죄인이라는 의식이었습니다.
서두에 소개한 대로 삭개오가 세리장이라는 것이, 예수를 만나는 동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세리에 대한 세상의 평가가 죄인이라는 것이, 예수를 만나는 동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더욱이 삭개오는 세리 중에 으뜸인 세리장이요, 부자였으므로 죄인이라는 세상의 평판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겉으로 드러난 외모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키작은 세리장이요 키작은 부자이면 얼마나 좋습니까? 오히려 그 모습으로 더욱더 다정다감하게 이웃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자신을 죄인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삭개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자신을 괴롭게 하였던 것입니다.
계속해서 본문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예수님께서 지나가실 길을 미리 알고서 삭개오는 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사람들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예수님을 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예수님이 길을 지나가시다가 나무 위의 삭개오를 발견하고서 삭개오를 향하여 말씀합니다.
눅 19:3-6 “3 그가 예수께서 어떠한 사람인가 하여 보고자 하되 키가 작고 사람이 많아 할 수 없어 4 앞으로 달려가서 보기 위하여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니 이는 예수께서 그리로 지나가시게 됨이러라 5 예수께서 그 곳에 이르사 쳐다 보시고 이르시되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하시니 6 급히 내려와 즐거워하며 영접하거늘”
예수님은 삭개오의 이름을 친히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속히 나무에서 내려 오라고 하시면서 내가 오늘 네 집에 머무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얼굴만 보아도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주님께서 내 집에 유하겠다고 하셨으니 삭개오는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삭개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급히 내려와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수님과 삭개오의 만남을 지켜보고서 이렇게 수군거렸습니다.
눅 19:7 “뭇 사람이 보고 수군거려 이르되 저가 죄인의 집에 유하러 들어갔도다 하더라”
사람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삭개오의 집으로 가겠다는 예수님의 말을 듣고서, 저가 죄인의 집에 들어간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7절에 나타난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통해서 삭개오가 어떤 평판을 받고 있었는지를 분명하게 알게 됩니다. 다름아닌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세리장이요 부자가 아니라,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의 평가가 삭개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삭개오가 예수님을 만나고자 했던 동기와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삭개오는 죄인을 용서하러 오신 주님을 만나기 원했던 것입니다.
삭개오는 세리장이라는 시회적 지위가 아니라, 많은 것을 소유한 부자가 아니라, 오직 죄인으로서 주님을 만나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를 알아 본 예수님 역시, 내가 오늘 너희 집에 묵고 가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신학자들의 유명한 논쟁 중에 부룬너와 칼 바르트의 논쟁이 있는데, 그것은 접촉점에 관한 논쟁입니다. 부룬너와 칼 바르트는 20세기 최고의 신학자였는데, 그들이 논쟁한 주제는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부룬너는 인간 스스로가 자신이 죄인이라는 의식을 가질 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바르트는 인간이 죄를 깨닫고 예수님이 접촉점이 되어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맞지만, 인간이 죄를 깨닫고 자각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되어지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다시말해 죄의 인식에 있어서 바르트는 하나님의 은혜가 앞선다는 것이고, 부룬너는 인간의 이성과 양심이 작용해서 죄를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봄이 오면 만물이 살아나서, 싹이 트고 꽃이 피는 자연 현상을 보면서 창조주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부룬너의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그렇게 자연의 신비를 통해서 하나님을 깨닫게 되는 인식조차도,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로만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라고 논쟁하는 것같아 보입니다.
제가 이 시간 어려운 신학논쟁을 소개하는 것은, 서로의 찬반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고, 두 신학자의 공통된 부분을 말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죄인으로서 예수를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만남의 동기는 똑같이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동기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내가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문제를 놓고 주님을 만나기를 원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내가 부족한 죄인이라는 그 심정으로 주님을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가 먼저 풀리고 해결될 때에, 세상의 문제가 풀리는 것입니다. 세리장이든 부자인든 죄의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그의 영혼은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삭개오는 죄인으로서 주님을 만나고자 했기에 그는 세리장이요 부자라는 사회적 지위와 자존심을 모두 내려 놓고 나무 위로 올라 간 것입니다.
세상은 삭개오를 죄인으로 취급했지만, 이제 예수님은 당신을 영접한 삭개오를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것은 믿음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눅 19:9-10 “9 예수께서 이르시되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 10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예수님은 삭개오와 그의 집에 구원을 선포하고 이제로부터 이 사람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나는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잃어버린 자, 그는 곧 죄인입니다.
사도바울은 로마서 3:10에서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라고 하였습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부족하고 허물많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죄인으로 서야 한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겸손의 모습으로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율법적인 죄를 지어서 죄인으로 서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하나님 앞에 부족하고 허물많은 자라는 겸손의 모습으로 서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앞에 부족한 자라는 겸손의 모습은 자신의 세상 자랑과 공로를 내려놓게 합니다. 그는 결코 하나님 앞에 교만하지 않습니다.
삭개오는 세리장이요 부자였지만, 결코 교만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지위와 부를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나는 부족한 죄인이라는 심령으로 주님을 만날 때에, 구원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구원을 얻은 자는 완전한 변화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삭개오는 어떻게 변했습니까?
눅 19:8 “삭개오가 서서 주께 여짜오되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
삭개오는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
만약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것이 있으면 네 배로 갚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죄의 문제가 해결되었기에 삭개오는 완전한 자유를 얻었습니다.
세리라는 직책에 대해서 자유함을 얻었고, 부자라는 물질에 대해서 자유함을 얻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자신의 소유를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소유를 나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마음을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눔의 대상은 물질뿐만 아니라, 내면에 가지고 있는 성품과 인격까지도 포함합니다. 소유만이 아니라, 위로와 관심과 사랑과 온정도 나누는 것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것이 상처받은 영혼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힘과 용기가 되는지 우리는 익히 알고 있습니다.
예수를 믿어 죄사함을 받고 구원을 얻었다는 것은, 내 영혼이 자유함을 입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참된 구원은 영혼이 자유함을 입는 것이요, 그 자유로운 영혼으로 세상을 섬기고 세상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는 허물많은 자요 부족하다는 겸손의 모습으로 예수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예수를 만남으로 내 영혼이 자유함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이제 구원받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세상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자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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