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령 안에서 기도하는 삶 |
 |
한성수 목사 |
 |
2024년 9월 1일 |
|
|
 |
18.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
19. 또 나를 위하여 구할 것은 내게 말씀을 주사 나로 입을 열어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게 하옵소서 할 것이니
20. 이 일을 위하여 내가 쇠사슬에 매인 사신이 된 것은 나로 이 일에 당연히 할 말을 담대히 하게 하려 하심이라
(에배소서 6:18~20) |
한화로 잘 알려진 한국화약주식회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화약을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습니다. 한화의 창업주 김종희 회장은 1952년 6.25전쟁이 끝나갈 무렵, 폐허가 되다시피한 “인천화약공장”을 낙찰받아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다이나마이트의 원료가 되는 “니트로글리세린”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어 1957년에는 국산 다이나마이트를 생산하기 시작하여 경부고속도로 등 국가기반 산업을 위한 산업용 화약으로 큰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물론 무기를 만드는 방위산업에도 진출하여 화약사업은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지난 2006년에는 약 50년 동안 다이나마이트를 만들어 오던 한화의 모태인 “인천화약공장”은 가동이 중단되고 그곳에 화약박물관 겸 한화기념관이 들어섰습니다. 한화의 핵심 공장들이 첨단 시설을 갖추고 지방으로 이전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화약박물관으로 변신한 인천의 화약공장 안에는 여는 박물관에서는 볼 수 없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기도를 위한 예배실입니다.
산을 뚫고 바위를 부수고 때로는 인마를 살상하는 화약을 만드는 공장이기에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독실한 성공회 신도였던 창업주 김종희 회장은 임직원의 안전을 기원하면서 공장 안에 성 디도 채플이라는 기도실을 세워 매주 금요일마다 예배를 드렸습니다. 회사와 전 직원의 안전을 위해 회사 안에 예배실을 세우고, 그곳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하나님께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창업주의 신앙의 유지를 받들어 공장이 철거되고 화약박물관이 세워질 때에도, 기도실은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존치가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화약공장 안에 기도실이 운영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고서,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도의 필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화약공장에만 기도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위험하고 두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도 반드시 기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장미란 같은 세계 최고의 역도선수도 무거운 바벨을 성공적으로 들고 나서는 보란 듯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는데, 그 모습을 통해서 인간의 내면은 언제나 두렵고 떨리는 연약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은퇴후에 어느 신문기자가 장미란 선수에게 역도와 인생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장미란 선수는 무거운 것을 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역도는 무거운 바벨을 들어야 하지만, 인생 역시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것이기에 그렇게 대답하였던 것입니다. 무거운 바벨을 성공적으로 들고 나서 기도했듯이, 무거운 짐진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기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화약같이 위험한 세상 속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우리 인생은 반드시 기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바울은 항상 성령안에서 기도하라고 합니다.
엡 2:18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
바울은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하라고 합니다.
항상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하라고 했는데, 바울 당시도 항상 깨어서 기도를 해야할 만큼 주변의 상황이 너무나 위험하고 두려웠던 것입니다.
본문의 앞 절을 보면,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해서 전신갑주를 입으라고 했는데, 전신갑주 다시말해 영적으로 완전무장을 해야할 만큼 세상은 마귀의 시험과 유혹이 가득찼던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되 깨어서 힘써 기도하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하는 기도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도입니까?
첫째로 진실된 기도입니다. 기도는 진실해야 합니다. 진실해야 한다는 것은 간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기도가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의 기도입니다.
무자한 한나는 업신여김을 당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전을 찾을 때마다 자식 없는 설움을 놓고 울면서 기도하였습니다.
사무엘상 1:10-13 “10 한나가 마음이 괴로와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11 서원하여 가로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아보시고 나를 생각하시고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사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12 그가 여호와 앞에 오래 기도하는 동안에 엘리가 그의 입을 주목한즉 13 한나가 속으로 말하매 입술만 동하고 음성은 들리지 아니하므로 엘리는 그가 취한줄로 생각한지라”
한나의 기도는 통곡의 기도요, 눈물의 기도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억제하여 입술만 움직이는 흐느낌의 기도였습니다. 여기서 통곡과 눈물과 흐느낌은 기도하는 자의 간절함을 나타내는 몸짓입니다. 그 만큼 한나의 기도는 진실되고 간절한 기도였던 것입니다.
시편 102편 17절을 보면 “여호와께서 빈궁한 자의 기도를 돌아보시며 저희 기도를 멸시치 아니하셨도다”라고 합니다. 여호와께서 빈궁한 자의 기도를 내치지 아니하고 그 기도를 돌아보신다고 했는데, 하나님 앞에서 빈궁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물질적 가난도 포함하지만, 본질은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심령을 말합니다.
내 능력으로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기에, 오직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고 의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 앞에서 부족한 자요, 하나님 앞에서 연약한 자임을 고백하는 자, 그가 바로 빈궁한 자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나의 기도 역시 빈궁한 자의 기도였던 것입니다. 한나는 통곡과 눈물과 흐느낌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간구하였던 것입니다. 그의 빈궁한 기도, 그의 진실한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은 사무엘을 허락하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진실되게, 간절하게 기도해야 합니다. 진실로 나는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빈궁한 마음, 가난한 심령으로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성령 안에서 하는 기도는 인내의 기도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데 있어서 실패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인내의 기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내가 정한 기한 내에 응답을 달라고 하면서, 하나님을 보채는 기도는 참된 기도가 아닙니다. 물론 내가 정한 계획대로 기도가 응답되어 만사가 형통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응답이 빨리 오든 늦게 오든 응답의 시기는 하나님의 계획이요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기도의 응답을 내가 정한 시간에 맞추어 놓고 기도한다면, 그 기도는 지속 가능한 기도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기도는 실망하게 되고 낙심하고 말 것입니다.
그런 점에 저는 기도의 응답은 종말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도의 응답이 종말적이라는 것은 그 응답의 시기를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다시 오시는 종말의 때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깨어있으라고 했습니다. 주님께서 도둑처럼 오시기 때문에 한시라도 졸지 말고 깨어있으라고 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기도의 응답은 종말적이기에, 우리는 항상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그저 우리는 쉬지 않고 기도할 뿐입니다.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기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내의 기도인 것입니다. 내 때가 아니라,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기에 우리는 참고 인내하면서 기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때가 이르면 마침내 응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가끔 제가 말씀을 드리지만, 기도의 응답은 내 당대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후손에 이르러서도 응답이 이루어지기에, 응답의 때에 상관하지 않고 우리는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반드시 때가 이르러 우리의 기도를 기억하시고 그에 응답하시는 것입니다. 부모의 기도가 자식에 이어 손자와 손자에 이르러 응답되기에 우리는 응답의 때에 상관하지 않고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셋째, 성령 안에서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를 살펴봅시다. 예수님 역시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감람산으로 올라가서 간절하게 기도하셨습니다.
눅 22:44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하였으면, 땀이 피처럼 보였겠습니까?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었다는 것은, 첫 번째 기도의 조건에서 보았듯이 진실되고 간절한 기도를 드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이 되도록 간절하게 기도하였던 기도의 내용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기도였습니다.
이번 휴가 때에, 유럽의 여러 교회를 순방하였는데, 그중에 파리에 있는 생폴 생루이 성당을 방문하였습니다. 교회당의 전면 좌측에 큰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감람산의 그리스도”였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승리를 상징하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를 그린 유명한 화가, 들라크루아가 그린 명화였는데, 십자가 죽음 피하게 해달라는 예수님의 기도를 가운데 그려놓고, 이어서 세명의 천사가 예수님 대신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는 모습을 그림 우측에 그려놓았습니다. 예수님의 고뇌가 얼마나 크고 고통스러운지, 천사도 함께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습니다.
보십시오, 예수님 조차도 십자가 죽음이 두렵고 무서웠기에 이 죽음을 피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것은 육신을 입은 인간 예수의 기도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기도는 육신의 기도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육신을 입은 인간 예수의 바램은 십자가 죽음을 피하는 것이었으나, 내 뜻을 뒤로 하고 하나님의 뜻에 맡기겠다고 하였습니다. 다시말해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기도를 하셨던 것입니다.
공동번역으로 감람산에서 기도하신 예수님을 다시한번 살펴봅시다.
눅 22:40-42 “예수께서는 그 곳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시고는 41 돌을 던지면 닿을 만한 거리에 떨어져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다. 42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예수님은 감람산에 오르셔서 돌을 던지면 닿을 만한 거리에 제자들을 두고서 홀로 기도하셨는데,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 잔을 거두어 달라는 것은 십자가 죽음이라는 고통의 잔을 거두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인간 예수의 마음은 고통스러운 십자가 죽음을 피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어떻습니까? 우리의 기도도 아버지의 뜻대로 하시라는 기도여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각은 고통스러운 십자가 죽음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사람의 생각이고 하나님의 뜻과 계획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십자가에 생명을 바치는 것이었습니다.
보십시오. 만약 육신을 입은 인간 예수의 뜻대로 십자가 죽음의 쓴 잔을 피하게 되었다면,// 그렇게 응답이 주어졌다면,// 죄사함받고 구원을 얻는 구원의 역사는 사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기도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십자가 죽음으로 응답됨으로써 죄사함과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의 뜻과 하나님의 뜻은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인간의 뜻은 죽음을 피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뜻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기도의 응답은 때때로, 나의 바램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기도의 응답을 하나님의 뜻으로 믿고 순종해야 합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실망하거나 불평해서는 않됩니다. 때가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하나님의 뜻이 옳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나는 살아야 하는데, 하나님은 죽으라고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뜻대로 나는 죽어야 합니다.
살려고 하면 오히려 죽을 것이요, 순종하여 죽으면 부활로 다시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당장에 실패가 오고, 당장에 고통이 온다고 해서 낙담할 것이 아닙니다.
왜 하나님은, 나와 반대로 가느냐고 하소연 할 수 없습니다.
긴 시간이 흘러서,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 보는 그때, 그때에 비로소 하나님의 방법이, 하나님의 응답이 옳았음을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서두에서 보았듯이 오늘 본문의 앞부분인 에베소서 6:10-11절은, 우리가 살아가는 믿음의 현실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를 말합니다.
엡 6:10-11“10 끝으로 너희가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고 11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
주 안에서 강건하여지기 위해서 전신갑주를 입으라고 합니다.
전신갑주를 입어야 하는 이유는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전신갑주는 온몸을 완전무장하는 것입니다. 내 삶을 삼키려고 하는 세상의 유혹과 시험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도해야 할 이유요, 기도해야할 현실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간절한 기도, 참고 기다리는 인내의 기도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기도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기도로 보호받고, 기도로 세상을 이기고, 기도로 응답받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