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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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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수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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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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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라 너희가 금식하면서 논쟁하며 다투며 악한 주먹으로 치는도다 너희가 오늘 금식하는 것은 너희의 목소리를 상달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니라
5. 이것이 어찌 내가 기뻐하는 금식이 되겠으며 이것이 어찌 사람이 자기의 마음을 괴롭게 하는 날이 되겠느냐 그의 머리를 갈대 같이 숙이고 굵은 베와 재를 펴는 것을 어찌 금식이라 하겠으며 여호와께 열납될 날이라 하겠느냐
6.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7. 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사야 58:4~7) |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40일 금식을 하셨습니다. 금식은 말 그대로 먹고 마시는 것, 식음을 끊는 것입니다. 금식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큰 고통을 가져다 줍니다. 첫째는 가장 큰 육체의 욕구인 식욕을 참는 것입니다. 둘째는 생명이 위협을 느끼는 배고픔의 고통을 참는 것입니다.
이러한 금식을 단행하는 것은 구약의 전통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년 한번 있는 대 속죄일에 스스로 괴롭게 하는 규례가 금식과 합해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레 23:26-29“2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7 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이니 너희는 성회를 열고 스스로 괴롭게 하며 여호와께 화제를 드리고 28 이 날에는 어떤 일도 하지 말 것은 너희를 위하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 앞에 속죄할 속죄일이 됨이니라 29 이 날에 스스로 괴롭게 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라”
지난 한해 동안 지은 죄를 사함받기 위해 하나님 앞에 나아와 제사를 드려야 하는데, 그냥 제물을 불에 태워 올리는 화제만 드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괴롭게 하여 제사를 드리라고 였습니다. 여기서 스스로 괴롭게 하며 화제를 드리라고 한 것는 가볍게, 허투루 제사를 드리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네가 진심으로 죄를 사함받기 위해 나왔다면, 마음을 다하는 간절함으로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표식으로 스스로 괴롭게 하라고 했는데, 이로부터 금식이 행해졌던 것입니다.
이렇게 출발한 금식은 여러가지 의식에서 행해졌습니다.
죽은 사람을 애도하기 위한 금식, 위기를 맞았을 때 하는 금식, 절박하고 간절한 요청을 위한 금식, 그리고 하나님 앞에 성직을 수행할 때 금식이 행해 졌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마음을 다하는 갈급한 심정을 금식을 통해 나타내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도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40일금식을 하였던 것은, 영혼을 구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기에, 갈급한 마음을 담아 금식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스스로 괴롭게 하는 금식이 하나님 앞에서 마음을 굳게 다짐하는 순수한 의미가 사라지고 형식과 개인의 영적 자랑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바리새인의 금식행위를 책망하였습니다.
마 6:16-18 “16 금식할 때에 너희는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보이지 말라 그들은 금식하는 것을 사람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17 너는 금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으라 18 이는 금식하는 자로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려 함이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금식하는 것을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지 말고 은밀한 중에 계신 하나님에게 보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이미 다 알고 계시니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 금식한 티를 내지 말라고 합니다.
스스로 괴롭게하는 모든 믿음의 행위는 하나님께 보여 드리는 것이니, 하나님께 상달되면 그만이라는 것입니다.
사순절 둘째 주일입니다.
사순절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고난의 길을 걸으셨던 것을 묵상하면서 그 고난에 동참하는 절기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고난의 길을 걸으신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죄와 허물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죄와 허물을 사하시고 새롭게 거듭난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당신의 생명을 대신 십자가에 내어놓으셨던 것입니다.
나를 살리기 위해서 대신 생명을 내어놓으신 그 십자가 은혜를 기억하면서 사순절 순례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사순절 전통은 금식이 있었습니다.
모든 음식을 끊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끊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우리 흔히 알고 있는 카니발 축제는 고기를 끊는 사순절을 앞두고 벌어지는데, 한자로 사육제라고 합니다. 사육제는 육, 다시말해 고기를 사양하고 멀리한다는 것입니다. 사순절 절기 동안 고기를 먹지 못하고 절제와 금욕의 삶을 살아야 하니, 미리 맘껏 먹고 즐기자는 것에서 카니발 축제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얼마나 기발한 발상입니까?
이렇게 금식을 하기 전에 마음껏 먹고 마셔보자는 생각도 잘못되었지만, 하나님은 정작 금식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형식에 빠진 종교적 의식을 책망합니다.
이사야 본문의 말씀으로 들어가 봅니다.
스스로 괴롭게 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라는 말씀에 따라 금식이 시작되었는데, 후에 금식은 하나님에게 경건을 보여 주기 위한 형식적인 수단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백성들은 하나님께 항변합니다.
사 58:3 우리가 금식하되 어찌하여 주께서 보지 아니하시오며 우리가 마음을 괴롭게 하되 어찌하여 주께서 알아 주지 아니하시나이까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행하는 금식을 하나님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금식을 보여줌으로써 공의를 행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의로운 자라는 인정을 받기 원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금식을 자랑하고 내세우는 자들의 잘못된 삶을 지적하였습니다.
너희가 금식하는 날에 오락을 구하고, 금식하면서 논쟁하고 다투고 심지어는 주먹으로 치는 일까지도 벌이면서, 어찌하여 우리의 금식을 알아주지 않느냐고 하소연 할 수 있냐고 책망합니다.
사 58:4-5 “4 보라 너희가 금식하면서 논쟁하며 다투며 악한 주먹으로 치는도다 너희가 오늘 금식하는 것은 너희의 목소리를 상달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니라 5 이것이 어찌 내가 기뻐하는 금식이 되겠으며 이것이 어찌 사람이 자기의 마음을 괴롭게 하는 날이 되겠느냐 그의 머리를 갈대 같이 숙이고 굵은 베와 재를 펴는 것을 어찌 금식이라 하겠으며 여호와께 열납될 날이라 하겠느냐”머리를 갈대처럼 숙이고 굵은 베옷을 입고 머리에 재를 뿌리는 모습으로 스스로 괴롭게 하는 금식을 한다할지라도,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는 다투고 시기하고 주먹질을 한다면, 내가 어찌 기뻐하는 금식이 되겠냐고 반문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기뻐하는 금식이 어떤 것인지를 말씀합니다.
사 58:6-7 “6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7 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하나님이 기뻐하는 금식은 단순히 음식을 끊는 것, 육체의 고통을 스스로 만들어 하나님 앞에 괴로운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된 금식은 흉악의 결박과 멍에의 줄을 풀어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참된 금식은 압제를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참된 금식은 주린 자에게 양식을 나누어 주고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고 헐벗은 자를 입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사야를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깊게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어떻게 금식이라는 가장 깊고 심오한 영적행위가, 세상의 고난 당한자와 연약한 자를 돕고 세우는,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로 연결되고 있냐는 것입니다.
이는 영적체험이 깊어질수록, 땅의 고난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적이라고 해서 하늘과 직접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땅을 통해서 하늘과 가까워진다는 것입니다.
분명, 금식은 은밀한 중에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인 통로입니다.
서두에 인용하였지만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 6:8 “이는 금식하는 자로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려 함이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사람에게 금식했다는 티를 내지 말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께서 다 알고 계시니, 오히려 머리에 단정히 기름을 바르고 얼굴은 깨끗이 씻고 사람들을 만나라고 하였으니, 금식은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 통로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 통로는 세상을 거쳐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영적으로 깊은 세계로 들어갈수록, 영적으로 성숙한 경지에 다다를수록, 그의 삶은 육의 삶과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육의 삶에 더욱더 가까워져야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육의 삶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세상의 고난받는 자들과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변화산의 신비한 경험을 한 베드로가, 여기서 초막 셋을 짓고 함께 살자고 했을 때, 예수님은 산 위의 눈부신 영광을 뒤로하고 다시 산 아래로 내려와 귀신들리고 병들고 고통 가운데 있는 영혼들을 구해 낸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이 기뻐하는 금식을 할 수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음식을 끊는 것이 아니라, 육체의 소욕을 끊는 것입니다.
음식을 멀리한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형식입니다. 음식을 멀리하는 고통의 훈련을 통해서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육체의 탐욕을 끊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 속에 있는 여러 가지 죄악을 끊어야 하는 것입니다.
광야에서 40일 금식을 마친 예수님에게 세가지 마귀의 시험이 주어졌습니다. 첫째는 돌이 떡이 되게 하는 시험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하면서 마귀의 시험을 물리쳤습니다. 이것은 물질의 시험이었습니다.
둘째는 성전 꼭데기에 올라가서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뛰어 내려보라는 시험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하였으니, 내가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시험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시험이었습니다.
셋째는, 마귀가 예수님을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주면서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고 호통을 치니 마귀는 예수님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세상권세의 시험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광야 40일 동안 음식을 끊었지만, 근본적으로는 마음속에 있는 육체의 탐욕을 끊었던 것입니다. 인간이신 예수가 가질 수 있는 유혹과 시험의 죄악을 물리치는 훈련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물질의 시험과 믿음의 시험과 권세의 시험을 모두 물리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겉으로는 40일 동안 물과 음식을 끊었지만, 근본은 물질과 믿음과 권세의 유혹을 물리치는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금식이 내적으로 존재하는 육체의 소욕과 단절하는 훈련의 기간이 될 때, 하나님의 기뻐하는 금식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이스라엘 백성은 육체의 소욕을 물리치는 자세가 없었기에, 나를 유혹하는 육의 시험을 멀리하는 훈련이 없었기에, 그들은 금식을 하면서도, 시기하고 다투고 주먹질을 하는 죄를 범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사순절 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구교와 신교가 분리되기 전, 가톨릭교회 시기에는 자신의 죄와 그리스도의 대속을 생각하면서 저녁 한 끼를 금식하는 사순절 금식은 매우 엄격하게 지켜졌습니다. 아침과 점심의 식사 때에는 고기는 전혀 먹지 않았고 우유와 계란도 먹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순절 기간은 연극, 무용, 연애 소설 읽기와 같은 오락 행위는 금지되었으며, 화려한 옷을 입는 것도 자제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517년 종교개혁 이후, 종교개혁자들은 형식적이며 지나치게 많은 교회의 의식철차들을 폐지했는데, 이때 사순절에 관계된 많은 의식들도 간소화 내지 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에 동참한 개혁교회는 회개와 절제를 강조했던 중세 교회의 전통을 받아들여, 교독문과 공동기도문 등에 사순절의 내용을 담아 사순절 정신을 이어가게 했습니다.
사순절은 영적 금식의 기간입니다.
나를 죄와 사망에서 건져내기 위해 모진 고난을 당하신 주님의 십자가를 기억하면서, 더이상 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겠다고, 절제와 경건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기간입니다.
그리고 육의 탐욕과 이기심을 내려놓음으로써, 영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영적성숙의 기간이도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영적 금식과 영적 성숙을 이룰 때에 비로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을 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흉악의 줄에 묶인 자의 결박을 풀어주고, 무거운 멍에를 짊어진 자의 멍에를 벗겨주고, 압제 당하는 자의 영혼을 자유하게 하는 것입니다.
주린 자와 헐벗은 자와 유리하는 자를 돕고 세우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금식을 행하는 그 일들은 새벽을 밝히는 빛이 될 것이고 병든 자를 낫게 하는 치유가 될 것이고, 하나님의 공의가 세워지는 일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사 58:8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유가 급속할 것이며 네 공의가 네 앞에 행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뒤에 호위하리니”
그렇습니다. 우리의 참된 금식으로 세상은 밝아지고 의로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영광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사순절은 하나님을 더욱더 깊게 만나는 영적인 절기입니다. 나의 믿음이 한 걸음 더 성숙하는 절기입니다. 어려운 이웃과 세상에 대해 더욱더 가까이 다가가는 절기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을 행함으로, 고난의 사순절이 밝은 세상, 치유받는 세상, 공의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은혜의 절기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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