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라 (이사야 53:1-6)

주전 587년 유다는 바벨론의 공격을 받아 예루살렘 성이 함락당하고 솔로몬이 헌당하였던 예루살렘 성전은 약탈과 방화로 처참하게 파괴됩니다. 그리고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는 두 눈이 뽑힌 채 귀족들과 함께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갑니다. 무소부재하시고 전지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성전이 훼파되고, 그의 선민들이 힘없이 끌려가는 치욕적인 역사를 목도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과연 이 멸망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묻기 시작합니다. 절대성에 입각한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 나고 말았는데, 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은 당신이 선택한 백성들을 이처럼 처절하게 망가지고 부서지도록 내버려 두셨냐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힘이 없어서 멸망당하였습니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과연 이스라엘의 패배의 원인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였던 불순종의 죄였습니다. “1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내가 너희의 어미를 내보낸 이혼 증서가 어디 있느냐 내가 어느 채주에게 너희를 팔았느냐 보라 너희는 너희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팔렸고 너희의 어미는 너희의 배역함으로 말미암아 내보냄을 받았느니라 2 내가 왔어도 사람이 없었으며 내가 불러도 대답하는 자가 없었음은 어찌 됨이냐 내 손이 어찌 짧아 구속하지 못하겠느냐 내게 어찌 건질 능력이 없겠느냐 ”(사 50:1-2)

이 시간 사순절을 보내면서 왜 우리는 이스라엘의 멸망의 원인을 살펴보는 것입니까? 그것은 메시야가 고난 받는 종의 모습으로 오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멸망 원인이, 힘과 능력의 부족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저들의 죄악에 있었기 때문에, 이 백성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멸망의 원인이었던 죄악을 소멸해야 했습니다. 지난주에 탕자의 비유를 보았는데, 둘째아들의 실패의 원인은 물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허랑방탕한 저의 삶의 자세였습니다. 그러니 방탕한 삶의 자세를 바로 잡지 않고서는 억만금을 손에 쥐어 줘도 그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본문은 하나님께서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할 메시야가 어떤 모습으로 오실 것인지를 예언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보내실 메시야는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냐”(사 53:1)고 말할 정도로 초라하고 볼품없는 자였습니다. 그는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당당한 풍채도 없었으니, 사람들이 흠모할 만한 아름다움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아 창에 찔리고 채찍에 맞는 징벌을 당하다가 마침내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순한 양처럼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보내신 종이 창에 찔리고 채찍에 맞음으로 백성들의 허물이 낫게 되고, 그가 양처럼 죽음으로서 이스라엘의 죄악이 용서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4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5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6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사 53:4-6) 어떻습니까? 500년 세월이 지난 후, 하나님께서는 예언의 말씀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고난을 당하고 하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 하셨는데, 그것은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사순절 넷째주일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절기에 나의 죄악과 허물을 돌아보는 영적인 성찰과 겸손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불순종의 죄인이었음을 고백하는 눈물의 회개가 실종된 사순절은 의미가 없습니다.

특별히 우리의 죄를 당신의 아들에게 전가하신 하나님을 보아야 합니다. 요한복음은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합니다.(요 1:14) 말씀의 육화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는 것입니까? 이는 성부 하나님이 성자 예수의 모습으로 오셔서 하나님이 스스로 고난을 당하셨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자식의 잘못을 두고 아비가 자신의 종아리를 직접 때리는 참담한 부모의 심정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허물 많은 나를 징벌하지 아니하시고 스스로 자기 종아리를 매질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눈물의 회개로 십자가에 앞에 무릎 꿇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 모두가 그리스도의 참된 평화를 누리고 세상의 모든 상처가 치유받는 복된 절기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