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12월 23일, 흥남철수작전에서 피난민 1만4천명을 배에 싣고 거제도로 안전하게 대피시킨 라루 선장은 그날을 이렇게 회고하였습니다. “저는 때때로 그 항해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작은 배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태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 사람도 잃지 않고 그 끝없는 위험들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해 크리스마스에 황량하고 차가운 한국의 바다 위에서 하느님의 손길이 제 배의 키를 잡고 계셨다는 명확하고 틀림없는 메시지가 저에게 들려옵니다.” 라루 선장은 영웅담 같은 자신의 선행을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으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신실한 그의 믿음은 정원 60명의 화물선을 1만4천명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의 배로 거듭나게 했던 것입니다. 지난 주 미국을 방문하였던 문제인 대통령의 부모님 역시 빅토리호로 생명을 건졌던 분들로서 문대통령은 1953년 거제도에서 태어나게 되었던 것인데, 그에 대한 인연과 감사로 방미 첫 공식행사로 버지니아에 있는 장진호 전투기념비를 찾았던 것입니다. 한편 빅토리호는 최악의 조건하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기적의 배(Ship of Miracle)’로 인정받아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가 되었는데, 성경은 이렇게 생명을 살리는 배를 구별하여 “테바”라고 부릅니다. 노아의 방주를 “테바”라고 하고, 모세를 살렸던 갈대상자를 “테바”라고 합니다. 지상의 모든 생명을 실었던 거대한 노아의 방주나 이제 백일 지난 어린 생명이 누워있었던 갈대상자나 규모와 크기에 상관없이 생명을 살리는 배는 모두 테바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빅토리호 역시 생명을 살리는 “테바”였던 것입니다.

오늘날 생명을 살리는 배, “테바”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교회입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를 구원의 방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교회의 기능이 있지만 모든 것을 버린다 할지라도 생명을 구하는 영혼구원의 사명만큼은 버릴 수 없는 교회의 본질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생명을 살리는 방주가 되려면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사도바울은 예수님은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교회의 몸이요 머리라고 하였습니다.(골 1:15) 특정한 사람이 교회의 주인이 되고자 할 때 교회는 더 이상 생명을 구하는 방주가 되지 못합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선장이 될 때만이 어떤 거센 풍랑과 폭풍우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이 주인이 되어 생명을 살리는 교회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살펴봅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구원의 길이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오순절에 행한 베드로의 설교인데, 성령은 받으면 자녀가 예언을 하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늙은이들은 꿈을 꾸고 남종과 여종조차도 예언을 할 것이라고 하면서 심판의 때에 모두가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성령을 받으면 세대의 구분 없이, 신분의 차별 없이 모두가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행 2:21)고 외쳤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베드로가 성령받고 복음을 전하던 그 시대는 구원에 제한이 있었기에 ‘누구든지’ 구원을 받는 길이 여기에 있다고 외쳤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구원은 자신들에만 주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그 대표적인 자들이었습니다. 만약에 이방인들이 구원을 받으려면 반드시 율법을 지켜야 했습니다. 예수를 믿어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율법을 지킴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데, 종교개혁의 발단 역시 구원에 조건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돈으로 면죄부를 사면 죄를 용서 받고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기에 누구든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루터는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주어진다고 말하였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예수의 이름을 부름으로 누구든지 구원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 강동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어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구원의 방주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