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첫째 주, 성령강림절 이후 12주 동안 성령강림절이 지켜지고 오늘부터 교회력은 창조절이 시작됩니다. 창조절은 절기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의 창조역사를 기억하고 그에 동참하는 절기입니다. 오늘 본문인 창세기에 1장 1절에 쓰닌 “창조하다”라는 히브리 동사는 “바라”는 오직 하나님이 주어일 때만 쓰이는 동사입니다. 창조의 능력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절을 맞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습으로, 세상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에, 땅은 혼돈하고 공허하고 흑암이 깊은 위에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세상이 텅 비어 있었으며,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고 어두운 상태로 비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세상에서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하루 하루,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드실 때마다, 만드신 것을 보시고 좋았다라고 하셨습니다. 서두에 창조절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회복할 상황은 바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세상”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세상을 둘러봅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입니까? 인간의 머리가 똑똑하여 져서 과학이 발달하고 살기가 더욱더 편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세상은 더욱더 공허하고 혼돈스럽고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을 다 망가뜨려 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인간의 탐욕으로 망가진 세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회복의 범위는 사람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아니 사람의 회복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입니다.

다시 한 번 태초의 모습으로 가 봅시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은 위에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구절을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상황으로 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을 떠난 삶, 그 삶은 혼돈스럽고, 공허하고, 어둠에 처한 삶일 뿐입니다. 창조절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최우선적인 과제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나의 내면이, 나의 영적 상태가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인지 우리는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내가 새롭게 거듭나는 것이 창조의 첫 걸음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으니,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면,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회복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하나님의 말씀을 일점일획도 놓치지 않고 다 지켜 행하지 못합니다. 바울 역시 자신의 내면 속에 거하는 불순종의 모습을 보면서 괴로워했습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보시기에 좋았던 창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모든 피조물들이 탄식하고 있는바, 인간을 포함한 자연까지도 혼돈과 공허와 어둠의 종에서 해방되기를 갈망한다고 합니다(롬 8:21-22). 썩어짐의 종에서 해방과 자유를 주실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나님은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고 썩어짐의 종노릇하는 인간을 구해내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혼돈과 공허와 어둠 속에 있는 영혼을 향하여 내가 주는 참 평안을 받으라고 하셨습니다(요 14:27).

하나님을 떠난 삶, 육의 탐욕에 빠진 삶은 혼돈과 공허와 어둠 속에 거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삶은 세상이 주는 것과 다른, 참 평안을 누리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보기에 좋은 삶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혼돈과 공허와 어둠의 세상을 벗어나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창조절은 우리의 믿음을 거듭나게 하는 절기입니다. 창조절은 우리의 마음에 참 평안을 얻게 하는 절기입니다. 창조절은 혼돈과 공허와 어둠에 묻힌 세상을 질서 있게 만드는 절기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창조절을 맞아 여러분의 믿음이 회복되기를 원합니다. 오염된 세상이 깨끗해지기를 원합니다. 바라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