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생의 마지막 유월절을 맞이하여서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도중, 시장하셔서 마침 무화과나무가 있어서 다가가 열매를 먹고자 했으나 그 나무는 잎사귀만 무성하였지, 정작 열매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두고서 사람들이 다시는 이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는 형식과 겉치레에 빠진 유대인들을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무화과나무를 심판하시고 나서 예루살렘 성전으로 들어가셔서, 장사꾼들의 장터로 변해버린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성전 본연의 모습은, 어느 누구든지 와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집임을 깨우쳤습니다.

  다음날 무화과나무가 뿌리 채 말라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예수님께 고하자, 예수님은 그것이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라고 하시며,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나무를 마르게 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놀랍고도 큰 능력의 역사를 일으킨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기도에 대해서 말씀합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구하는 자는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입니다(막 11:22-23). 

  하루 전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하셨습니다. 탐욕으로 가득찬 모습으로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든 유대인들을 책망하시고 심판하시면서, 하나님의 능력을 심판으로만 국한해서 보지 말고, 이제는 너희들이 간구하는 것을 다 이루어줄 수 있는 기도의 능력으로 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이 들리어서 바다에 던져지기를 원한다고 기도해도, 하나님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고 온전히 믿기만 한다면 그 기도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바로 이러한 기도를 “만민이 기도하는 집”인 하나님의 전에서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산을 옮겨달라는 그 기도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불가능한 일들을 만날 때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기도의 참된 동기는 내 능력을 벗어난, 힘들고 벅찬 일을 만날 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능력을 의심하는 자는 포기하고 세상에 무릎 꿇고 맙니다. 그러나 산을 옮기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는 자는 어려울 때일수록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 앞에서 맞이한 절망의 순간에 모세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었고,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을 보라고 하였습니다(출 14:13-14). 모세가 말한 “하나님의 구원”은 바로 홍해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의 역사였습니다. 홍해가 갈라짐으로서 살길이 열리는 것이 바로 산을 들어 바다로 옮기는 것입니다.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어찌할 수 없는 위기와 고난이 닥칠 때에 하나님을 붙들어야 합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너희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고 기도하라고 하였습니다(막 11:24).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할 준비를 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미 가지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시편 121편의 시인은 먼 산을 바라보면서 지난날의 삶을 돌아봅니다. 환란과 역경의 순간, 나의 힘과 능력은 한 없이 약하고 부족하였건만 건만, 내 능력을 벗어난 그 힘든 시기를 이겨냈던 것은 분명 누구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도움의 손길이 어디서 왔는지를 돌아보니, 바로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손길이라는 것입니다.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이 있음으로 해서 나는 모든 환난을 면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이 영원까지 나를 지켜 주실 것이라고 노래합니다. 이것이 바로 “받은 줄로 알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고 간구하는 것에 대해서 하나님은 이미 다 주셨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산을 옮기고 바다를 가르는 능력의 하나님께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산을 옮기는 것이 아니고 내가 바다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산을 옮기고 하나님께서 바다를 가르는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내가 기도하는 것에 대해 반드시 주어질 것을 믿음으로서, 예수의 이름으로 응답의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