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를 시작하신 곳은 전도하기 좋은 도회지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버림받은 곳인 갈릴리 땅 가버나움이었습니다(마 4:12-17). 그런데 그곳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낙후된 변방의 땅이요, 소외된 땅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개척을 이스라엘 백성의 주류가 사는 예루살렘이나 유대 땅에서 한 것이 아니고, 이방인들이 모여 사는 땅, 사람들로부터 멸시받고 버림받은 흑암과 사망의 땅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흑암의 땅, 사망의 땅에 눌려 사는 갈릴리의 무리들에게 너희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팔복입니다(마 5:1-10).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복 있는 자는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그들은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한 마음이 있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그리고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자였습니다. 그들은 세상에서 누리지 못했던 복을 받게 될 것인데, 그것은 천국, 곧 하나님 나라를 소유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마 5:3-12). 예수님께서 여덟 가지 유형의 삶을 두고 복이 있다고 해서, 우리는 이를 팔복이라고 말하는데, 놀랍게도 팔복의 주인공은 세상의 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가난과 애통과 핍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으로는 청결과 평화와 온유와 긍휼과 의를 간직한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복 있는 자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고난 가운데 있는 삶 그 자체를 위로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복음’(福音)인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복의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자들에게, 복 있는 자라고 말씀 하셨기에 예수님의 말씀은 복음, 곧 기쁜 소식인 것입니다.

이렇듯 예수님은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향해, 너희들은 세상에서 누리지 못했던 복을 받게 될 것인데, 그것은 천국, 곧 하나님 나라를 소유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천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그것은 땅에 속한 나라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나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서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사 65:17)라고 계시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사도 요한에게 환상과 계시로 보여 주셨습니다(계 21:1-4). 하나님께서 사도 요한에게 보여주신 새 하늘과 새 땅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팔복이 실현된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 나라는 가난과 병마와 핍박과 소외로 고통의 눈물을 흘리는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나라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셔서 친히 모든 백성의 눈물을 닦아 주시니 그래서 다시는 사망도 고통도 눈물도 없으니 새로운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교회는 어떤 곳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선포되는 곳입니다. 복음으로 눈물의 삶을 위로하고 안아주는 곳이 하나님 나라의 모형입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에서는 약한 지체가 더 귀히 여김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고전 12:22-27).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요긴하고, 덜 귀히 여기는 지체가 귀한 것들로 입혀지는 공동체,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요,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인 것입니다.

우리가 왜 예수를 믿는 것입니까? 그것은 천국의 삶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천국은 말 그대로 하늘에 있는 나라이지만, 우리의 육신이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미리 경험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를 어디에서 먼저 경험하는 것입니까? 바로 주의 몸된 교회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반드시 갈릴리에 있어야 합니다. 이방의 땅, 흑암의 땅, 사망의 그늘에 놓인 곳에 교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곳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고통의 눈물을 씻어 주고, 가슴의 상처를 싸매 주고,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탐욕의 땅, 인간의 자랑과 이기심으로 채워진 땅에 화려한 교회를 세워서, 그곳에서 세상의 탐욕을 하나님의 축복이라 말한다면, 그것은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심령이 가난한 자를 위로하고 그에게 천국을 주시겠다고 하신 복음의 말씀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친히 함께 하시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