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대림절은, 오늘의 불안하고 근심된 현실을 넘어서서 내일의 열매를 믿고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종말적인 삶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의 달란트 비유는 대표적인 종말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실 때에, 우리에게 맡긴 달란트를 셈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본문의 비유에서 세 가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첫 번째는 달란트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바로 가서 장사하였다고 하는데 장사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곱절로 남겼다고 하는데, 이익을 남긴다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바로 깨달을 때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대림절기를 올바로 지킬 수 있으며, 나아가 참된 종말적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첫째, 달란트는 무엇입니까? 한 달란트는 최소한 13년간 일하여 모울 수 있는 큰 액수의 돈입니다. 그런데 이 달란트는 본문의 표현 그대로 재능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재능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맡겨주신 것이기에 매우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은 아무리 볼품없고 연약한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친히 주신 것이므로, 그것은 어느 달란트와 바꿀 수 없는 값지고 소중한 것입니다.

둘째, 장사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시장에다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첫째와 둘째 종이 즉시 가서 달란트로 장사하였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달란트를 땅에 묻었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곧 게으르고 나태한 삶을 말합니다.

세상은 달란트를 학식으로, 물질로, 사회적 지위와 권세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믿음의 공동체에서는 달란트를 평가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믿음의 공동체에서 가장 소중한 달란트는 바로 가서 장사하는 달란트입니다. 따라서 장사라는 의미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선하게 쓰여지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하나님의 의를 위해서 쓰지 않는다면, 그 달란트를 빼앗아 간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곱절로 남겼다는 이익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가지고 장사하여 이익을 남기는 것은, 숫자에 있지 아니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헌신하는 그 자체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인이 종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장사하여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장사를 하는 그 자체를 원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셋째 종이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책망받고 쫒겨난 것은, 이익을 남기지 못해서가 아니라, 장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장사하지 않고 땅에 묻고 있었기 때문에 책망받은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헌신과 봉사에 대해서 매우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이익에 있지 않고 장사에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헌신하고 봉사함으로서 큰 공로나 업적을 남기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헌신하고 봉사하는 그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이미 예수님은 작은 자에게 냉수 한 그릇을 대접하는 것으로 하늘의 상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마 10:42). 달란트를 가지고 장사한다는 것은 이렇게, 작은 자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을 주는 것입니다. 그것으로부터 장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작은 자에게 냉수 한 그릇을 주는데 무슨 손해가 있겠습니까? 하나님 나라의 일은 이렇게 적은 일에 충성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교회 역시 이렇게 적은 일에 충성하는 헌신과 봉사가 모아져서 큰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대림절의 삶이란 그리고 종말적인 삶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말합니다. 비록 현실은 어렵고 힘들다할지라도 주어진 달란트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소중하게 여기시기 바랍니다. 적은 일에 충성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칭찬 받고 예비된 하늘의 상급을 소유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