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에,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하나님께서 보여줄 땅으로 가라고 하였습니다(창 12:1). 아브라함이 살았던 우르는 당대 최고의 문명을 꽃 피웠던 곳이었습니다. 문화와 경제와 군사력, 어느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가장 안전한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땅을 떠나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육적인 기반을 떠나라는 것입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말하면, 옛 사람의 모양을 모두 버리라는 것입니다. 너를 안전으로 지켜주는 것은 육적인 기반이 아니고, 세상적인 기초가 아니고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믿음이란 무엇인가를 보게 됩니다. 그것은 곧 옛 사람으로부터 탈출입니다. 신약의 히브리서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고향을 과감하게 떠날 수 있었던 것은 믿음 때문이라고 합니다(히 11:8).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고향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고 하셔서 고향과 아버지의 집을 떠났지만, 그곳이 어디인지를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떠났다고 합니다. 아브라함이 보여준 믿음의 길은 이렇게 옛사람을 버리고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청년부 헌신예배로 드리고 있습니다. 청년의 세대는 꿈이 있고 비전이 있고 패기가 있습니다. 각자 자신이 꿈꾸는 길을 가고자 합니다. 학교라는 제한된 울타리를 벗어나서 넓고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면 자연히 아버지의 집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청년의 시기는 떠남을 준비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떻게 떠나느냐는 것입니다. 혼자 독립한다고 몸은 떠났지만 옛사람의 습성을 그대로 지니고 산다면, 그것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도피입니다. 따라서 본토 친척 아버지 집을 떠나는 것은 가족과 인연을 끊는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삶과 단절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과거와 단절하고 옛사람을 떠나야 하는 것입니까?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입니다. 기독교는 어떤 종교입니까? 새롭게 거듭나는 종교입니다.

예수님의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든 이적 사건의 핵심은 변화입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하듯, 물과 같이 변화 없는 인생을 포도주와 같이 색깔도 맛도 변하는 변화된 인생을 살게 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입니다. 하인들은 빈 항아리에 물을 채웠습니다(요 2:6-10). 항아리를 비우지 않고서, 그 안에 있는 고인 물로서는 새 포도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옛 사람을 버리는 데서부터 출발한다고 합니다(고후 5:16-17). 믿음은 이렇게 옛사람을 버림으로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믿음은 우리의 옛사람을 새롭게 거듭나게 하는 것입니다.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라고 하신 하나님은, 이제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창 12:2). 우리가 걸어가는 믿음의 길은 두려움 속에서 떠날 수밖에 없는, 갈 바를 알지 못하는 길입니다. 하지만 그 길은 하나님께서 축복을 약속하신 길입니다. 믿음의 길은 축복이 약속된 길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길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불안하고 두려운 길입니다. 하지만, 믿음이 있다면, 하나님께서 나를 지키시고 나를 안전으로 인도하신다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결코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믿음의 길을 걷는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했는데 그 복은 어떤 복입니까? 그것은 세상을 복되게 하는 유익한 복입니다(창 12:2). 믿음으로 얻는 복의 특징은 남에게 복을 끼쳐 주는 복입니다. 그것은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복이 아니라, 남에게 유익을 끼치는 복의 근원으로서의 복이라는 말씀입니다(창 12:3).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그리고 교우 여러분, 믿음으로 옛사람을 떠나기 바랍니다. 옛사람을 버리고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복을 받고, 그 복을 세상에 나누어 주는, 믿음의 자녀로 살아가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