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연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질그릇에 비유합니다. 질그릇이란 그 용도가 가장 천하게 쓰여지는 막그릇이요, 그릇의 성질 또한 쉽게 깨어지고 마는 부실한 그릇인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 질그릇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인간은 질그릇처럼 그렇게 부실하고 형편없는 존재이지만 우리 믿는 자는 그 안에 보배를 가지고 있음으로 능력의 삶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 4:7) 질그릇 인생에게 보배가 주어짐으로서 능력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인데 그것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말합니다. 비록 내가 질그릇 같이 연약한 삶을 산다할지라도 내 안에 부활의 예수를 모시고 산다면 결코 나는 깨어지거나 부서지지 아니하고 담대히 세상을 이기며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겪은 질그릇 삶이 어떠했는지를 열거하면서 부활의 예수로 말미암아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낸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8-10) 우리 역시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겨쌈을 당하고, 답답한 일을 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고, 나를 거꾸로 넘어뜨리려는 황당한 일들을 당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부활의 예수가 함께 한다면, 우리는 결코 우겨쌈을 당하지 않을 것이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않을 것이며, 박해를 당하여도 버린바 되지 아니할 것이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바울은 내안에 보배로운 예수의 능력을 가지기 위해서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10) 그렇다면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예수의 생명을 나타나게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말하는 것입니까? 종려주일에 말씀드렸듯이 그것은 예수님께서 세상을 이기셨던 방식입니다. 겸손의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셔서 십자가 죽음을 당하신 예수님은 못박은 세상의 악한 권세를 이기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보이셨던 겸손은 나약한 겸손이 아니라, 세상을 이기는 능력의 겸손이었던 것입니다. 이어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당신을 못박는 자들을 향하여 저들이 하는 일을 모르고 있으니 저들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당신을 못 박는 자들을 용서하심으로서 저들의 악한 행동을 이기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자체가 인간을 사랑하신 사랑의 행위였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어놓으신 최고의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으로 사망권세를 이기셨습니다. 그러니까 예수의 죽음을 우리 몸에 짊어진다는 것은, 겸손과 용서와 사랑의 삶으로 세상을 이긴다는 것입니다.

사방으로 나를 우겨싸는 세력을 이기는 방법은 겸손과 용서와 사랑입니다.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겸손과 용서와 사랑이 있을 때 낙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박해를 당하고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그를 이기는 것은 겸손과 용서와 사랑입니다.

구약의 요셉을 보십시오. 애굽의 총리대신이 된 요셉은 자신을 노예로 팔아넘긴 형들을 용서하였습니다. 칠년 가뭄에서 우리 가족을 구하기 위해 하나님이 먼저 나를 애굽으로 보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버지 야곱을 포함한 가족모두를 나일강가의 비옥한 땅인 고센으로 모셨습니다. 요셉은 자신이 당한 모든 환란과 억울함을 겸손과 용서와 사랑으로 이겨냈습니다. 이렇듯 겸손과 용서와 사랑은 보복과 원수 맺는 악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생명의 삶을 시작하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는 삶입니다. 그 삶이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삶이요, 그것이 질그릇 속에 보배를 소유하는 삶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부활의 예수를 내안에 모시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예수의 죽음을 항상 몸에 짊어짐으로서 겸손과 용서와 사랑으로 세상을 이기는 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