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 예레미야는 황무한 도성으로 변해 버린 예루살렘 성의 회복을 예언하였습니다. “그러나 보라 내가 이 성읍을 치료하며 고쳐 낫게 하고 평안과 진실이 풍성함을 그들에게 나타낼 것이며 내가 유다의 포로와 이스라엘의 포로를 돌아오게 하여 그들을 처음과 같이 세울 것이며 내가 그들을 내게 범한 그 모든 죄악에서 정하게 하며 그들이 내게 범하며 행한 모든 죄악을 사할 것이라”(렘 33:6-8) 하나님께서는 불순종으로 멸망을 자초한 이 백성을 심판하시되 완전히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의지하는 남은 자들에게 예루살렘 성읍을 고쳐주시고 다시 일으켜 세워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6.25전쟁을 경험하였습니다. 한반도는 바벨론의 침략으로 무너진 예루살렘처럼 북의 침략으로 철저하게 파괴되고 불탔습니다. 그로부터 65년이 지난 오늘, 남한은 세계가 놀라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핵무기까지 보유한 호전적인 북한을 지척에 둔 우리의 경제적 번영은 모래 위에 세워진 집처럼 늘 불안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위협을 소멸하기 위한 남과 북의 만남이 이번주 금요일에 있게 됩니다. 핵무기를 폐기하고, 종전을 선언하고, 오직 평화와 경제발전을 위해서 매진하겠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이러한 화해무드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가슴 벅찬 심정으로 이를 반기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이 역사의 물길 속에서 우리 믿는 자들이 할 일은 무엇입니까? 우선 하나님께서 바라는 세상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가 열방 사이에 판단하시며 많은 백성을 판결하시리니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사 2:4) 하나님의 전에서 흘러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길을 행해야 하는데, 그것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칼을 녹이고 창을 녹여 달라고 기도하여야 합니다. 다시는 전쟁의 연습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하여야 합니다. 동과 서로 분단되었던 독일도 동독의 라이프치히에 있는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시작된 평화를 위한 월요기도회가 시발점이 되어서 통일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1989년 10월 8일, 당시 “평화의 기도회”를 이끌었던 보네베르거 목사는 독일통일 후에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운동을 세상 정부도 인정을 한 것입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폐허가 된 예루살렘 성읍을 치료하고 고치고 낫게 하시는 분은 누구라고 합니까? 그는 하나님이라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성읍을 치료하며 고쳐 낫게 하고 평안과 진실이 풍성함을 그들에게 나타낼 것”(렘 33:6)이라고 하였습니다. 오늘날 이 분단의 조국을 치료하고 고치고 낫게 하시는 분은 누구입니까? 역시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께서 간섭하시고 도우실 때 우리는 기나긴 긴장과 갈등의 세월을 끝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치료하고 고치고 낫게 하시는 그 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몸을 십자가에 못박아 버림으로서 막힌 담을 허무셨습니다. 사도바울은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엡 2:14)라고 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은 원수된 담을 허물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하나님과 원수된 것, 인간 사이에 원수된 것, 민족 간에 원수된 것을 소멸하기 위하여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달리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남과 북의 원수된 것을 소멸하게 해 달라고 십자가를 바라보며 기도해야 합니다. 이 기도가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어 넘칠 때, 견고한 냉전의 장벽은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은 한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는 진정한 통일의 역사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루살렘 성읍을 치료하시고 낫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주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이 땅의 전쟁의 상처를 낫게 하시고 분단의 고통을 소멸시켜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기도가 막힌 담을 허물고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능력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