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의 시인은 어느 날 눈을 들어 먼 산을 바라보면서 나의 도움이 어디서 왔을까를 생각합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시121:1) 그런데 그 도움은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121:2)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산을 바라보면서, 저 산을 포함한 천지를 분명 하나님께서 지으셨는데, 그 전능의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셨다는 것입니다. 나의 작은 힘으로는, 나의 미천한 능력으로는 이 험한 세상, 이 환란 많은 세상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었는데, 하나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내가 오늘날까지 살아 올 수 있었음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이렇듯 시인의 감사는 물질의 부요나, 세상권세의 높음이나, 뛰어난 재주를 가져서 감사하다는 그런류의 감사와는 차원이 다른, 내가 이 험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도움으로 해받음을 당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존재에 대한 감사”인 것입니다. 다시말해 내가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감사라는 것입니다. 음성 꽃동네의 시발점이 되었던 걸인 김귀동는 “구걸 할 수 있는 힘만 있어도 하나님의 은총”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것이 존재에 대한 감사입니다. 다리 밑에서 기거하고 있던 다른 걸인들은 거동이 불편하여 구걸할 수도 없었습니다. 김귀동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자신이 손수 구걸하여 모은 음식을 그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그렇게 스스로 구걸할 수 있는 자신은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것이 존재에 대한 감사입니다.

이제 시인은 지난 날 하나님께서 어떻게 나를 도우셨는지를 회고합니다. 하나님의 보호는 철저하고도 신실하신 것임을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시 12:3-4) 이어서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고 불철주야로 나를 지키신 하나님은 낮의 해도 밤의 달도 그 빛이 너무 강할까봐 나에게 그늘이 되어 주셨다고 합니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시 121:5-6) 과연 하나님은 밤낮을 잊어버리고 깨어서 시인을 지켰습니다. 낮의 해도 밤의 달도 그 빛이 너무 강할까봐, 그늘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환란 많은 세상을 살아왔지만, 그 모든 환란을 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시 121:7)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의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십니까? 저 시인과 다른 하나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동일하신, 한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인간을 차별 없이 사랑하시고 안아주시는 자비와 긍휼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러기에 이스라엘을 지키셨던 하나님께서는,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모든 인간이 예수를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얻도록 하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하나님의 지키시고 돌보시는 은혜가 영원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본문을 마칩니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시121:8) 우리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켜주시는 하나님, 인생의 어느 한 순간만 왔다가 사라지는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하나님이 아니라, 영원토록 지켜 주시는 영원하신 하나님, 시인은 하나님은 그렇게 영원히 신실하신 하나님으로 믿고 의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감사는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입니까? 근본은 내 삶의 존재로부터 감사가 우러나야 합니다.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오늘의 내가 살아왔음을 감사해야 합니다. 그것은 남과 비교하는 상대적 감사가 아니라, 내가 살아 존재함으로 드리는 절대적인 감사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눈을 들어 산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내 인생을 지키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출입을 영원히 지키시는 하나님께 내일을 맡기며 주의 돌보시는 은혜가운데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