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시고 광야에서 40년 동안 연단하실 때에,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려 주셨습니다. 광야생활을 끝내고 가나안에 들어갈 때에, 왜 애굽으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 내셨는지 출애굽 구원의 의미를 말씀합니다. 그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임을 알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40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직접 떡을 내려 주셨지만, 떡이 아니라 말씀으로 사는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출애굽 해방과 구원을 일으켜 주셨다는 것입니다. 출애굽은 애굽에서 종으로 살았던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오는 수요일은 광복절로서 일제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된지 7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광복의 참된 의미는 “빛(光)을 되찾는 것(復)”인데,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아 자주적으로 나라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강대국의 이해관계로 남과 북으로 분단이 됨으로서 동족끼리 미워하고 증오하는 분열과 갈등의 해방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해방 이후 70여년은 분단의 아픔으로 살아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빛을 회복하는 참된 광복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서두에 언급한 출애굽 사건에서 보았듯이,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말씀 위에 나라를 세우는 길만이 분단의 아픔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쇄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데 말씀 위에 나라를 세우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에게 오신 분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 전체가 하나님의 말씀이요,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예수님은 어떤 삶을 살으셨습니까? 그것은 십자가의 삶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지기 위해서 갈등과 분쟁의 세상 속으로 내려오신 것입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엡 2:14-16) 우리는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신 십자가를 통해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 것입니까?

첫째로 용서입니다. 십자가상에서 보여주신 용서로 우리는 막힌 담을 허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기 위하여 자신의 육신을 십자가에 내어 놓았습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죄인입니다. 우리의 허물로 인하여, 우리의 죄악으로 인하여 주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입니다. 인간의 죄를 사하여 주신 십자가 용서로서 우리는 빛을 잃어버린 광복을 회복하고 분단을 통일로 이끌어 내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십자가는 사랑입니다. 그런데 사랑은 용서의 적극적인 행위입니다. 말로만 용서하고 상대를 껴안아 주는 사랑이 없으면, 용서는 빛을 바라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속하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의 제물로 내어 놓으셨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용서와 사랑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일심동체로서 사랑만이 분단의 장벽을 허물 수 있으며, 갈등과 증오의 벽을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내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삶은 인내할 때 그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씨뿌리는 자의 비유에서 옥토의 마음을 가진 자는 인내로 결실하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좋은 땅에 있다는 것은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니라”(눅 8:15) 말씀을 듣고 지키는 것은 용서요 사랑인바, 그 결실을 얻기까지는 인내의 기간의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참된 광복을 이루기까지는, 분단이 통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인내와 참음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리스도의 십자가 용서와 사랑으로 남과 북의 화해를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인내를 가지고 통일을 향해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 참된 광복과 통일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