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그의 어머니이니라” 왕상 3:23-28

솔로몬 시대에 창기 두 여자가 왕에게 자신들의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 합니다. 두 여인에게는 각각 아기가 있었는데 한 여인이 자신의 아기가 죽자 다른 여인이 잠든 사이 아기를 바꿔놓았다는 것입니다. 서로 산 아기가 자기 아들이고, 죽은 것이 상대편의 아들이라고 다투니, 솔로몬 왕은 잠시 생각 끝에 신하에게 산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고 명령합니다. 이에 한 여자는 나는 아기를 포기할테니, 상대편 여자에게 아기를 주라고 간청합니다. 그런데 다른 한 여자는 내 것, 네 것이 상관없으니, 아기를 둘로 나누어 달라고 합니다.(왕상 3:26) 이에 솔로몬은 아기를 양보한 여인이 참 어머니라고 판결합니다. 그리고 28절에서 하나님께서 지혜를 솔로몬에게 허락하셔서, 솔로몬이 지혜로운 판결을 하게 되었고, 이를 듣고 사람들은 솔로몬 왕을 두려워하였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지혜로 비롯된 솔로몬의 판결의 핵심은 생명을 사랑하는 모성애였던 것입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지만 종전 후 반전강연을 하고 있는 “하라다 가나메”씨는 얼마전 우리나라 일간지의 특파원에게 독특한 증언을 하였습니다. 일제의 선전과 달리, 자신의 전우들은 마지막 순간에 천황이 아니라 모두가 마지막 순간 '오카상(어머니)'을 외치며 죽어갔다는 것입니다. 한 인간에게 있어서, 어머니의 존재는 전쟁이라는 이데올로기보다 소중하고, 천황이라는 최고권위도 보다도 존귀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하나님께서 십계명을 주실 때에, 인간에게 당부한 첫 번째 계명은, 제 오계명으로써,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양보하면서 까지 자식의 생명을 지켜주신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입니다. 본문에 등장한 두 여자는 창기로서 천하고 낮은 자에 불과하지만, 세상의 비난과 모욕을 다 견디어내면서, 온몸을 던져 자식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보여 준 어머니였습니다. 또한 우리의 부모님들 역시 당신은 바닥의 인생을 살아오셨다할지라도, 내 자식만큼은 당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생명을 보듬고, 지키고, 키워오셨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시편 시인은 부모가 자식을 긍휼히 여기는 것 같이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자식처럼 긍휼히 여기신다고 하였습니다.(시편 103:13-14) 이사야 선지자 또한 부모가 자식을 돌보듯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을 돌보신다고 합니다.(이사야 30:26) 험한 세상을 살아갈 때에, 지쳐 쓰러지고 넘어짐으로 상처나고, 악한 자들에게 매맞음으로 찢어지고 피흘린 그 자리를 싸매고 고쳐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 하나님은 신약성경에서 집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로 나타납니다. 아버지는 거지꼴로 돌아오는 아들을 멀리서 미리 알아보고 달려가서 그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춥니다. 새옷을 갈아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워주고 소를 잡아 잔치를 베풉니다. 내가 믿고 의지하는 하나님은 이렇듯, 부모와 같은 분이십니다. 허물 많은 나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기다려주시는 것입니다. 세상의 질고로 상처난 내 영혼과 육신을 감싸주시고 싸매주시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신학자인 몰트만 교수는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이라는 책을 통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속에 하나님이 함께 죽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사도바울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은 하나님을 이렇게 말합니다.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후 5:19) 왜 하나님은 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셔야만 했습니까? 그것은 인간을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의 백성이요, 당신의 자녀인 인간을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자기를 양보하고 포기하였던 창기 어머니처럼, 하나님 스스로가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림으로 탕자인 인간을 용서하고 살리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이것을 사도요한은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요일 4:10)

우리는 육으로는 온몸을 바쳐 희생하신 부모님의 희생으로, 영으로는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으로 내가 존재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을 기억하며 십계명의 명을 따라 부모님을 공경하는 믿음의 자녀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서 잘되며, 장수하는 축복을 누리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