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바울은 아들처럼 여겼던 디모데에게 목회의 조언을 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먼저 자신의 부족하고 허물 많았던 과거를 소상하게 밝힙니다. 지금은 경건과 신앙의 스승이 되어 목회적 조언을 주는 사도의 자리에 있지만, 자신의 과거는 부족하고 허물 많은 죄인에 불과 했다는 것입니다. 바울의 목회서신이 설득력 있고 능력이 있는 것은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은혜에 근거하였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체험한 하나님의 긍휼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바울이 감사한 감사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바울은 자신에게 사도의 직분을 맡긴 것에 감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감사의 본질은 사도의 직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허물 많은 옛사람을 변화시킨 하나님의 은혜에 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내가 전에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딤전 1:12-13) 바울의 옛사람은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습니다.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의 예수를 만남으로 새롭게 변화됩니다. 번개 같은 빛을 맞고 눈이 멀었던 바울은 다메섹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사흘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아나니아의 안수를 받고 다시 눈을 뜨게 되자 그 자리에서 세례를 받게 됩니다. 복음을 부정했던 바울이 왜 세례를 받았던 것입니까? 번갯불에 맞아 죽어도 아쉬울 것 없는 허물 많은 자에게 회심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의 감사는 직분이 아니라, 죄인을 구하신 구원의 은혜에 있었던 것입니다. 높고 화려한 직분을 주어서 감사한 것이 아닙니다. 나를 능하게 하시고 나를 충성된 종으로 인정하셔서 감사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런 자격도 없고 능력도 없는 이 죄인을, 당신의 종으로 삼아 주신 그 은혜에 감사하였던 것입니다.

이어서 바울은 자신을 기다려준 예수님의 오래 참으심에 대하여 감사하였습니다. 바울은 주님의 기다림 그 자체를 긍휼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그러나 내가 긍휼을 입은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먼저 일체 오래 참으심을 보이사 후에 주를 믿어 영생 얻는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딤전 1:15-16) 죄인 중에 괴수였던 내가, 죄인을 구원하려고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새로운 생명으로 구원을 받았으니, 그것이 나에게 베푸신 주님의 긍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긍휼이 있기까지 오래 참고 기다리신 주님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자비, 하나님의 긍휼이라는 것은 오랜 세월을 참고 기다려준 그 인내가 은혜요 자비요 긍휼이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주님의 기다림이 없었다면 우리는 죄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탕자의 비유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탕자의 비유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아버지의 기다림입니다. 세상 열락의 종이 되어 버린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아버지가 계셨기에 탕자는 다시 아들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허물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시는 아버지, 집으로 돌아온 그 자체만으로도 모든 것을 용서하시고 다시 아들로 맞아 주시는 아버지, 그가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예수를 보내셔서, 죄인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자신에게 주어진 긍휼의 은혜가 모든 사람에게 본이 되게 하려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내가 긍휼을 입은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먼저 일체 오래 참으심을 보이사 후에 주를 믿어 영생 얻는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딤전 1:16) 죄인중의 괴수였던 나 같은 죄인도 용서받고 구원을 얻을 수 있었으니, 소망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죄악의 어둠을 헤치고 나오라는 것입니다. 구원을 빛을 사모 하라는 것입니다. 내가 산 증인이니 나를 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구원받고 새사람이 되는 것은, 한 개인의 구원사건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구원 받지 못한 세상 사람들에게 본이 되는 것이요, 소망의 빛이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감사의 근원이 나를 기다리시고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긍휼로부터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받은 구원이 믿지 않는 자에게 본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돌리는 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