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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었습니다. 그는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는 바람에 해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주인이 청지기를 불러서 인수인계를 위한 셈을 하고자 하자, 이를 안 청지기는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당장 이 집에서 쫓겨나게 되면 그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생각해낸 것은 주인에게 빚진 자들의 외상 장부를 고치는 것이었습니다. 외상 장부를 고쳐서 빚을 크게 탕감해 주면, 자신이 해고가 되었을 때 그들이 뒤를 봐 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청지기는 일일이 빚진 자들을 불러서 그들의 부채를 탕감해 주었습니다. 기름 백말을 빚 진에게는 오십 말로 고쳐 적었습니다. 밀 백가마를 빚진 자에게는 팔십 가마로 고쳐 적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불의한 청지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눅 16:8) 부정하게 외상장부를 고친 청지기의 행동을 지혜로웠다고 하면서 그를 칭찬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칭찬의 근거는 청지기가 위기에 처한 자신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에 있었습니다. 청지기는 다가올 불행의 날을 대비해서 매우 신속하게 대처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세상의 아들들이 자신의 삶을 헤쳐 나가는 그 적극적인 모습은, 안일과 게으름에 빠져 있는 빛의 아들들 보다 더 지혜롭다고 말씀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청지기는 비록 세상의 아들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처절하게 고민하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빚진 자의 외상장부를 고쳐서라도 자신의 살길을 찾고자 몸부림 쳤습니다. 그런데 동시대를 살아가는 빛의 아들들은 무엇하고 있냐는 것입니다. 너희들은 자신의 문제를 놓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했냐는 것입니다.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나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예수님의 기적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냐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은 빛의 자녀들은 세상의 자녀들 보다 더 지혜로워야 하고 더 부지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과연 우리는 영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 얼마나 몸부림 치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우리의 믿음생활을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유혹과 시험이 물밀 듯이 몰려오는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얼마나 영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저 청지기처럼 고민하고 염려했냐는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의 비유는 종말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불의한 청지기는 자신이 행한 지난 일을 셈할 때가 가까웠음을 알았습니다. 하루라도 머뭇거리거나 지체하면 청지기는 해고를 당하여 삶의 터전을 잃고 말 것이기에, 그는 주인과 셈을 하기 전에 먼저 빚진 자들을 만났습니다. 이것은 영적으로 볼 때에 종말적 행위입니다. 주님 오실 날이 가까웠으니, 그래서 주 앞에서 내 삶을 셈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자신에게 주어진 믿음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종말 비유인 달란트 비유를 봅시다.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받은 종은 주인과 셈을 할 때 주인으로부터 칭찬을 받았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들은 달란트를 받자마자 “바로 가서 장사”(마 25:16)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달란트 비유의 핵심은 “바로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였다”는 말씀입니다. 달란트를 곱절로 남겼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주어진 달란트를 가지고 얼마나 최선을 다하며 살았냐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종말적 신앙으로 사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주의 날이 도둑같이 이를 것이니 늘 깨어 있으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18)고 하였습니다. 바울은 “항상, 쉬지말고, 범사”라는 말을 동원하여 시간에 관한 긴장을 놓지 않았습니다. 다시말해 항상 깨어 있으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종말적 신앙의 모습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신 예수님의 비유는 불의한 청지기조차도 종말적 모습으로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는데, 빛의 자녀라고 하는 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냐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세상의 아들보다 지혜로운 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육의 삶이든 영의 삶이든, 주어진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주님과 셈할 때에 잘했다 칭찬 받는 천국 백성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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