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롯왕의 부정을 지적하다가 감옥에 갇힌 세례요한은 옥중에서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소문을 듣고서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과연 저분은 내가 예비하고 기다렸던 그리스도가 맞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한 세례요한은 자신의 제자들에게 그 물음을 대신하게 합니다. “요한이 옥에서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예수께 여짜오되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마 11:2-3)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동생의 아내를 빼앗은 헤롯이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 불의한 현실을 고발하다가 나는 영어의 몸이 되었는데 그리스도로 오셨다는 당신은 이 부조리한 현실에 왜 아무런 반응이 없냐는 것입니다. 세례요한은 어떤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까? 그는 세상을 변혁시킬 그리스도, 하나님의 의를 온전히 구현할 구세주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분명 예수님은 이 땅에 하나님의 의를 이루기 위해 오신 분이 맞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헤롯을 왕좌에서 끌어내리는 물리적인 방법이 아니라, 바닥의 삶을 살아가는 백성들의 삶을 올바로 세움으로서 하나님의 의를 이루고자 했습니다. 예수님은 변화의 대상을 아래에서 보았습니다. 저 아래 비천의 삶을 살아가는 백성들을 먼저 구하는 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세례 요한의 제자들에게 “너희가 가서 듣고 보는 것을 요한에게 알리되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못 듣는 자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마 11:4-5)고 하셨습니다. 내가 행한 모든 것을 너희들이 보고 들었으니 그것을 직접 세례요한에게 알리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맹인이 보게 되며, 걷지 못하는 사람이 걷게 되고, 나병환자가 낫게 되고, 듣지 못하는 자가 듣게 되고, 심지어는 죽은 자가 살아나게 되고, 그리고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구약의 예언자들을 통하여 주신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나는 그 말씀대로 그리스도의 사명을 감당할 것이니 그렇게 요한에게 전하라고 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기다리고 내가 만나기를 원하는 예수는 보지 못하는 내 눈을 뜨게 하시는 분입니다. 듣지 못하는 내 귀를 열게 하시는 분입니다. 걷지 못하는 나를 걷게 하시는 분입니다. 상한 마음을 간직한 나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육적으로 영적으로 가난한 나에게 복음을 들려주시는 분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보내실 그리스도는 아래서부터의 변화와 구원을 이루고자 했기에, 그의 사역의 본질은 겸손하였고 작고 미천한 것에 관심을 기울였음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사 42:1-3) 하나님께서 붙드시고 택하신 그리스도는 광장에 나가서 큰 소리로 외치는 분이 아니라 오히려 그는 자신의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미세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존재감 없는 소외된 삶에게 다가 가시는 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왕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낮고 비천한 민초들의 삶으로 내겨가는 것입니다. 상한 갈대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분이시요, 꺼져가는 등불의 인생을 다시 밝히는 분이십니다.

이제 세상으로 눈을 돌려 봅시다. 예수를 만나서 내가 눈을 뜨게 되고, 귀가 열리게 될 때에, 세례요한이 원했던바 세상이 변화되는 것입니다. 열린 눈과 귀로 악한 것을 버리고 선한 것을 듣고 보고자 할 때, 우리는 의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고, 그것이 누룩이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 때에 하나님의 의가 이 땅에 이루어지고,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어 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변화의 촛불이 모아져서 그것이 횃불이 되어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것이 큰 외침이 되고 큰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내 눈을 밝히고 내 귀를 열어주시고 내 상한 마음을 치유하시는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그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들이 성탄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작은 촛불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