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그 머리 위에 이는 유대인의 왕 예수라 쓴 죄패를 붙였더라”(마태 27:37)는 성경말씀처럼 정치범으로 재판을 받고 십자가형으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로마의 황제가 천하를 지배하고 있는 그 시대에 왕으로 호칭받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죄목이었습니다. 따라서 십자가형으로 사형당한 예수님이 다시 살아났다는 부활은 단순히 종교적 사건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하고 불경한 이적사건이었습니다. 이러한 엄중한 정치적 정황 속에서, 제자들은 부활의 주님을 목격하고, 그의 몸을 만지고, 그의 육성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활의 예수님은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하시다가,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구름에 싸여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사도행전 1:8)

이제 부활의 주님을 전하는데 있어서 제자들에게 더 이상 부활의 증거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으로 나가 주께서 다시 사셨다고 외치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의 입술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왜 그렀습니까? 성령이 아직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는데, 그 성령이 아직 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열한 제자를 포함하여 예수님을 따랐던 120명의 성도들은 성령을 받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기도하였습니다.(행 1:12-14) 열흘 후, 놀랍게도 주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내려왔습니다. 그날은 오순절이었습니다. 백이십 문도 각 사람에게 빠짐없이 급한 바람같기도 하고 타오르는 불같기도 한 성령이 내려왔습니다. 모자람 없이 충만하게 내려왔습니다.(행2:1-4) 이날로부터 비로소 성령충만한 제자들은 예수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문밖에도 나서지 못했던 저들은 성령에의 변화를 받아 주께서 다시 사심을 증언했습니다. 예수는 유대인의 왕이 아니라 그리스도이심을 전했습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변화된 제자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까? 첫째, 성령은 연약한 심령, 잠자는 영혼을 깨우는 능력임을 말합니다. 성령을 받을 때에, 능력자로 변화받아 복음을 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성경의 지식, 내가 보고 들은 은혜의 체험도 성령의 도우심이 없으면 그것들은 쓸모없는 지식이요, 무익한 체험이 되고 맙니다. 성령의 역사가 있을 때에 내 입술을 통해 전해지는 말씀이 영혼구원의 능력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둘째, 오순절 성령은 구원의 개방성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을 부어주심으로 이제는 만민에게 구원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순절 성령으로 충만한 베드로는 선지자 요엘의 말씀을 인용하여 설교를 합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을 부어 주실 때에, 자녀와 젊은이와 늙은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환상과 꿈을 꾸게 되며, 남종과 여종들에게도 성령이 임하여 저들이 예언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곧 세대와 사회적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서 모두에게 성령이 임하게 되며 그들에게 하나님의 구원이 역사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고 한 선지자 요엘의 말씀이 오늘 이루어 졌다는 것입니다.(행 2:14-21)

마지막으로 오순절 성령은 인간의 탐욕과 죄악으로 가려진 이기심의 담을 허무는 소통을 말합니다. 오순절 날, 바람과 불의 성령이 임하니 모두에게 방언이 터졌습니다. 이것은 다른 언어, 외국어를 말합니다. 수백전부터 디아스포라로 살아왔던 각국의 유대인들이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모여 들었는데, 그들은 모두 자신이 살아왔던 언어로 말하는 제자들의 방언을 듣고서 놀라고 말았습니다.(행 2:5-13) 이것은 바벨탑 이후 흩어진 인간과 나누어진 언어가 성령으로 하나되고 소통되는 것으로서, 베드로의 오순절설교를 듣고 삼천명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죄악에 가리워진 담들이 허물어 졌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는 굳게 닫혀진 인간의 마음을 여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성령이 역사하는 말씀은 언어가 다르고 삶의 자리가 달라도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령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성령충만함으로 담대히 복음을 전하여, 막힌 담을 허물어 버리고 모든 사람을 주의 백성으로 맞이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