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로부터 마지막 고난주간을 지내오면서 보았던 예수 그리스도는 한 마디로 힘 있는 왕이 아니라, 연약하고 겸손한 목자에 불과했습니다. 연약하고 겸손한 그리스도는, 죄 가운데 있는 인간을 구하기 위해서, 말할 수 없는 고난과 수욕을 당하고 마침내는 당신의 고귀한 생명을 십자가에 내어 놓음으로서 십자가 위에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생을 마감하셨다는 것은 분명 세상의 권세를 이기지 못하고 그에 지고 말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불의한 세력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승리를 굳히기 위해서 부활을 막아야 했습니다. 그들은 주님을 모셨던 무덤의 입구를 사람의 힘으로는 옮길 수 없는 거대한 돌로 막고서, 그 테두리를 인봉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더 이상 무덤 안에 머물지 아니하시고, 당신이 자라고, 당신이 복음을 전하였던 그 곳, 당신이 친히 병든 자를 고치시고, 주린 자들을 먹이시고, 무거운 짐진 자들을 쉬게 하였던 그 곳, 갈릴리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에게 향유를 바르고자 무덤을 찾았던 여인들에게 천사는 말하기를 “어찌하여 산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 주님은 여기 계시지 않고 갈릴리로 가셨노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심으로 그의 연약함과 겸손함과 비천함은, 더 이상 십자가 죽음이라는 패배에 머무르지 않고, 당당히 세상을 이기는 승리로 변모하였습니다. 이를 두고 바울은 예수라는 이름은 더 이상 패배의 이름이 아니라, 세상을 이기는 능력의 이름이요, 구원의 이름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땅 아래에 있는 어떤 자들도 모두 예수의 이름에 무릎을 꿇게 하심으로서 모든 입으로 예수를 그리스도라, 나의 주님이라 시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다고 합니다.(빌 2:9-11)

바울은 이 부활의 능력을 사모하였습니다. 비록 우리의 삶은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 같지만, 그 안에 부활의 능력을 가진다면 그는 더 이상 질그릇의 삶을 살지 아니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 4:7) 바울은 인간의 삶을 질그릇이라고 하였습니다. 질그릇은 그릇 중에서도 가장 천하고 가장 약한 그릇입니다. 조금만 충격을 가해도 부서지고 깨어집니다. 그런데 믿는 자들은 질그릇 같은 삶 속에 보배를 지니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능력으로서, 예수를 다시 살리신 부활의 능력입니다. “주 예수를 다시 살리신 이가 예수와 함께 우리도 다시 살리사 너희와 함께 그 앞에 서게 하실 줄을 아노라”(고후 4:14)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심히 큰 능력은 예수를 다시 살리신 능력이요, 그것은 곧 부활의 능력입니다. 그 능력이 믿는 자의 삶 속에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고, 깨어져도 다시 낫고 회복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전도의 여정에서 겪었던 말할 수 없는 박해와 핍박을 이 부활의 능력으로 견디어 내고, 이겨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8-11) 바울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박해를 받아도,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결단코 낙담하거나 무릎 꿇지 않았다고 합니다. 죽음 같은 혹독한 시련과 환란조차도, 그것을 피하지 않고 몸에 짊어졌던 것은 예수의 생명이 나의 몸에서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진실로 바울은 부활의 능력 가운데서 살고자 했기에, 그 능력을 믿었기에, 넘어지고 깨어지고 부서지는 험난한 세상을 살아갔지만, 그 모든 역경과 환란을 당당히 이기며 살아갔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질그릇처럼 연약한 인생을 살아간다할지라도, 그 안에 부활의 능력이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넘어지고 깨어지더라도, 부활의 능력으로 다시 일어서고 다시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사망을 이기고 다시사신 예수의 생명으로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