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후 첫날, 그러니까 주일 새벽에 갈릴리의 여인들이 향품을 가지고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무덤을 막았던 육중한 돌이 굴려져 있었고 예수님의 시신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여인들은 놀람과 동시에 두려움에 빠졌습니다. 그 때에 두 명의 천사가 나타나서 “어찌하여 살아 있는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고 하면서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갈릴리로 가셨다고 합니다. 믿음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죽은 믿음과 살아있는 믿음입니다. 죽은 믿음은 무엇입니까? 무덤 속에서 예수를 찾는 믿음입니다. 이는 오직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만을 믿는 믿음이기에 현실의 장벽을 넘어서서 내일로 나아 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믿음은 무엇입니까? 주어진 말씀을 그대로 믿는 믿음입니다. 천사는 갈릴리에 계실 때에 주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예수님께서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을 것이나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말씀을 들을 때에, 절대로 주께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않된다고 말렸습니다. 그랬더니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고 하면서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마 16:23) 그렇습니다. 수제자 베드로로부터 무덤을 찾았던 여인들까지 그들은 어느 누구보다 예수님을 열심히 따랐지만 그들의 믿음은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믿음, 그것은 죽은 믿음이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만을 믿으려는 초보의 믿음인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을 믿을 때에 우리는 죽은 믿음에서 살아있는 믿음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 믿음이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는 현실에만 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삶은 고단하고 힘들지라도 장차 주어질 복된 미래를 믿음으로 소망하기에, 무덤이란 절망의 현실에서 조차도 산자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믿음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 11:1-2) 믿음은 바라는 것들을 볼 수 있도록 하기에,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는 것입니다. 믿음의 선조들이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잠시 출애굽의 현장으로 돌아가 봅시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빠져 나와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는데, 거대한 애굽의 병사들이 저들을 잡으려고 쫓아옵니다. 애굽 왕 바로의 마음이 변하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홍해 바다가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모세를 원망합니다. 네가 우리를 묻을 매장지가 없어서 이곳으로 이끌고 나왔냐고 말합니다. 차라리 애굽으로 돌아가 바로를 섬기는 것이 낫다고 소리칩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백성들에게 모세는 무엇이라고 말하였습니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실 구원을 보라고 하였습니다.(출 14:13-14) 하나님께서 어떤 구원을 베푸셨습니까? 그것은 홍해 바다를 둘로 갈라서 바다 가운데를 지나게 하는 구원이었습니다.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죽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만을 믿었기에 그들은 바다가 갈라지는 하나님의 구원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달랐습니다. 모세는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믿었습니다. 우리를 광야의 죽음에 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 믿음이 바다가 갈리지는 구원 역사의 보증이 되고 실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죽음의 위협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구원을 잠잠히 그리고 담대히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있는 믿음은 위대한 것입니다. 그것은 어떠한 환란도 어떠한 역경도 이기게 하는 힘이요 능력인 것입니다. 무덤 안에서 죽은 예수를 찾는 믿음은, 결코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낼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에만 매여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믿음은 홍해가 갈라지는 구원의 역사를 보는 믿음입니다. 어떠한 위기의 순간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한 믿음입니다. 그것은 천국으로 이어지는 영원한 믿음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신,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 믿음으로 오늘의 고단한 현실을 이기고 복된 내일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