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앞두고 이제 곧 아버지께로 돌아갈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공생애 3년을 동고동락한 제자들을 버려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의 처소를 예비할 것이라고 합니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 14:2-3)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 하나님께로 가는 것은 분명하고도 특별한 목적이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당신을 믿고 따랐던 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거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도마가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사옵나이까”(요 14:5)라고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라고 하면서 당신께서 가는 곳은 아버지의 집이요, 그곳은 예수님을 말미암아 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믿음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입니까? 하나님 나라를 가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삶이 전부라면 하나님 나라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육의 생명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육의 시간을 넘어서 새로운 영의 생명으로 이어 지기에, 믿지 않는 자들조차도 죽은 자 앞에서 명복을 비는 것입니다. 명복은 죽어서 저승에서 받게 되는 복을 말합니다. 이는 분명,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인간의 삶은 육의 생명을 넘어서 또 다른 세상의 삶이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막연히 명복을 비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죽어서 받게 되는 복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 천국의 삶을 누리는 복입니다. 죽어서 땅에 묻힐 매장지를 준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복된 나라의 거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사도요한은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환상으로 받았습니다.(계 21:1-4) 사도요한이 본 하나님 나라는 신부가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은 분부시게 아름답고 새로운 나라라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세상만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함께 하셔서 다스리는 나라였습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셔서 백성들의 모든 고통과 억울함의 눈물을 닦아 주시는 위로의 나라요, 다시는 사망이나 애통함이나 곡하는 일이 없는 평강과 안식의 나라라고 하였습니다. 천국 소망이라는 것은, 이 땅의 모든 눈물을 씻김 받고,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세상이 주어질 것을 소망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의 눈물과 고난을 인내와 소망으로 이겨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을 마무리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평안을 주시겠다고 합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안은 세상이 주는 것과 다르니 그것은 참 평안입니다. 어떠한 근심도 두려움도 물리치는 하늘의 평안입니다. 이 평안을 받았다면, 우리는 이미 하나님 나라의 삶을 육의 세상에서 맛보고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 17:21)고 하셨는데, 이는 하나님 나라를 인간의 마음속에서 먼저 경험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이 주는 것과는 다른 참된 평안을 누리며 사는 것, 그것은 곧 근심과 두려움을 물리치는 평안이기에 마음으로는 이미 하나님 나라, 천국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부활절 여섯째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계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천국 처소를 예비하기 위해 하나님 나라로 먼저 가신 것입니다. 험한 세상을 떠돈다할 지라도 돌아갈 아버지의 집이 있으니, 그것이 힘이 되고 그것이 위로가 되는 것입니다. 돌아갈 집이 있다는 믿음의 확신은 세상의 모든 시련과 환란을 이기게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안으로 이 땅의 모든 근심과 두려움을 물리치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살아서 다시 주를 만나는 천국 백성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