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이 고향 친척 아비집을 떠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가나안으로 이주를 할 때, 그의 아내 사라와 그리고 아브라함의 조카 롯도 함께 하였습니다. 가나안에서의 정착은 하나님께서 돌보시고 은혜를 내려주신 덕분에 성공적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재산도 크게 늘었고, 조카 롯의 재산도 풍족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가축 때문에 아브라함과 롯의 종들이 서로 다투게 되고 그로인해 아브라함과 롯은 분가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롯에게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좌하리라”(창 13:9)고 하면서 네가 먼저 좋은 땅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롯은 사양하지도 않고 자신이 원하는 땅을 먼저 선택하게 되는데, 그 땅은 소돔과 고모라 땅이었습니다. 롯이 소돔과 고모라가 있는 요단 지역을 바라보니 물이 넉넉하고 나무가 무성하여 마치 에덴동산 같았고 나일강이 흐르는 애굽 땅과 같이 보였습니다.(창 13:10-11) 그러나 롯이 이주를 해보니 그 땅은 죄악으로 가득찬 패역의 도성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 성의 죄악이 심히 크고 무거워 심판을 결심하게 되는데 아브라함은 롯을 생각하여 의인 열명만 있으면 심판을 거두어 달라고 요청합니다. 안타깝게도 소돔은 열명의 의인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생각하여 롯을 살리고자 두 천사를 보냅니다. 천사는 롯에게 “이성을 도망하여 생명을 보전하라”, 하지만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고 산으로 도망하여 멸망함을 면하라”고 하였습니다.(창 19:17) 두 천사의 말을 듣고 롯과 롯의 아내와 그리고 두 딸은 급히 소돔성을 빠져 나옵니다. 롯이 소돔성을 빠져 나오자 유황불이 비처럼 쏟아지면서 성을 삼키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소돔성이 유활불로 멸망을 당할 때,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그 자리에서 소금 기둥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창 19:24-26)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은 우리에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땅의 번영과 축복은 자칫 타락과 유혹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세상열락이라는 우상에 빠질 때에 풍요의 땅은 멸망의 도성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간에 주어진 축복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겠다는 믿음의 결단으로만이 온전히 원래의 축복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가나안 입성을 앞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너희 앞에 복과 저주를 동시에 두었는데 말씀을 청종하면 복을 누릴 것이요, 하나님의 떠나 우상을 섬기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신11:26-28) 삶의 중심이 말씀 안에 있느냐, 아니면 말씀을 떠나있느냐에 따라서 주어진 것이 복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저주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본문에 등장하는 롯의 아내를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롯의 아내가 죽은 곳은 소돔성을 빠져 나온, 소돔성 밖이었습니다. 왜 안전한 성 밖에서 멸망을 당하고 말았습니까? 그것은 천사의 말을 어기고 뒤를 돌아보았기 때문입니다. 뒤를 돌아보았다는 것은 여전히 소돔성의 죄악된 모습에 매여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소돔성을 빠져 나온 자들입니다. 악의 도성을 버리고 새로운 성을 향하여 나아가는 자들입니다. 서두에서 보았던 아브라함의 이주도,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서 하나님께서 지시하는 땅으로 나아갔던 것도, 옛사람을 버리고 새로운 도성을 향하여 나아간 믿음의 결단인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백성이란, 허물 많은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자입니다. 사도바울은 땅의 것을 버리고 위의 것을 찾으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골 3:1-5) 위의 것은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와 유사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긍휼과 자비와 온유와 오래참음의 옷을 입고 용서와 사랑의 삶을 실천하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복으로 누리고 내가 살고 있는 땅을 에덴동산이 되게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순종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땅의 것을 버리고 위의 것을 사모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함으로 복을 누리고 영원한 생명의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