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5월 29일, 에베레스트 산을 최초로 등반한 ‘에드먼드 힐러리’는 “에베레스트 등정의 핵심은 단순히 정상에 오르는데 있지 않다. 오히려 하산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등산은 오르는 것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는 것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에베레스트 등산에 대한 힐러리의 말을 두고서 우리의 인생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인생 역시 오름과 내림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그저 오르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부와 권세를 향해 달려가다가, 하산 길에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삶을 무수히 보아 왔습니다. 그래서 온전한 인생이란 오름과 내림의 조화를 이루는 것임을 우리는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마치고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실 때가 가까이 왔음을 말씀하시니 제자들은 큰 두려움과 근심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1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2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3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요 14:1-3) 예수님은 단순히 제자들을 버리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너희들이 오게 될 하늘 아버지의 집에 거처를 마려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이는 곧, 인생의 마지막 종착지는 땅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이 있는 곳, 다시 말해 하나님 나라인데 그곳에서 너희를 부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수고를 마치고 돌아갈 처소는 육의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 거하시는 하늘나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늘나라를 영혼의 본향이라고 부릅니다.

1970년 초반 공산정권을 탈출하여 배 안에서 망망대해를 떠돌던 베트남 난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보트피플이라고 불렀는데, 보트피플의 아픔은 돌아갈 조국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돌아갈 조국이 없다는 것, 얼마나 불행한 민족입니까?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돌아갈 본향이 없다는 것, 그 영혼은 얼마나 불쌍한 영혼입니까?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차이점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110세에 생을 마감한 요셉은 자신의 유골을 선조의 땅 가나안에 묻어 달라고 유언하였습니다. 요셉은 애굽에서 평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자리인 총리대신을 지냈건만 애굽에 안장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땅의 영화는 모두 사라질 것이요, 하나님의 약속만이 영원한 것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400년이 지나 모세가 애굽을 탈출할 때 요셉의 유골을 가지고 나옵니다.(출 13:18-19) 그리고 40년 광야 생활을 끝내고 가나안을 정복할 때, 모세를 이어 여호수아는 요셉의 유골을 세겜에 안장합니다. “또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서 가져 온 요셉의 뼈를 세겜에 장사하였으니 이곳은 야곱이 백 크시타를 주고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자손들에게서 산 밭이라 그것이 요셉 자손의 기업이 되었더라”(수 24:32) 여호수아가 요셉의 유지를 받들어 그를 세겜에 안장함으로 가나안 정복이 마무리하였던 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본향은 가나안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약속의 땅, 가나안은 어디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 곧 천국입니다. 요셉이 애굽에서 최고의 영광의 삶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가나안을 소망하였듯이 우리 역시 예수님께서 처소를 마련하러 가신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예비되어 있으니 이 땅의 모든 수고와 애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소망가운데 살아가는 것입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도마가 예수님께서 먼저 가실 그 나라의 길을 알지 못한다고 하니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라’라고 말씀합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이어서 예수님은 ‘나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셨는데,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길이 되시기에 그가 곧, 진리가 되고 생명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영혼의 본향인 하나님 나라로 가는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말미암는 길 뿐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길이 예수 그리스도이시기에 그가 곧 진리요 생명입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윤리와 도덕의 넘어서는 구원의 종교요, 하나님 나라의 종교인 것입니다. 진리가 심오하고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믿는 그 믿음 속에 있는 것입니다. 그 믿음이 우리를 하늘나라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를 천국 가는 길로 믿으시기 바랍니다. 예수를 내 인생의 하산 길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본향은 육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에 있으니,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소유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