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바벨론 제국의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합니다. “마침내 위에서부터 영을 우리에게 부어 주시리니 광야가 아름다운 밭이 되며 아름다운 밭을 숲으로 여기게 되리라 그 때에 정의가 광야에 거하며 공의가 아름다운 밭에 거하리리”(사 32:15-16) 하나님의 영을 부어줄 것인데, 하나님의 영이 임하면 광야가 아름다운 밭이 되며 아름다운 밭은 숲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거친 광야가 아름다운 밭과 숲으로 변하는 것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거하게 됨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영은 정의의 영이요 공의의 영임을 보게 됩니다. 정의는 굽지 않고 바른 것이요, 공의는 차별 없는 공평한 것이기에 하나님의 영이 지배하는 세상은 불의가 없는 정의로운 세상이요, 차별이 없는 공평한 세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약한 자였습니다. 강한 자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가서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의와 공의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강한 자의 손에서 구해내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강한 자를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자와 약한 자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정의요 공의였습니다.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서로 도우며 상생하는 세상은 하나님이 바라는 궁극적인 모습인데, 이사야 11:1-9에서 소상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새의 후손 곧 다윗의 후손으로 한 왕을 보낼 것인데 그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 주셔서 그로 하여금 세상을 다스리게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리와 어린양이, 표범과 어린 염소가, 어린 사자와 어린 송아지가, 암소와 곰이 함께 눕고 먹으니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본문 18절에서 “내 백성이 화평한 집과 안전한 거처와 조용히 쉬는 곳에서 살게하겠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말씀에 따라 살고자 하는 것은 여기에 있습니다. 내 집이 화평하고 안전하고 조용한 쉼을 얻는 거처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나아가 나라의 평안도 동일한 원리에서 출발합니다. 내 나라가 화평하고 안전하고 조용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뜻대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복되고 평화로운 삶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땅에서 실현될 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을 돌아봅시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위협받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힘이 있는 나라는 호시탐탐 주변의 약한 나라를 먹으려는 강도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100년전 믿음의 선조들은 하나님의 영이 다스리는 의로운 세상을 소망하면서, 독립운동을 외쳤습니다. 전국의 교회는 들불처럼 일어나서 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정의의 하나님 공의의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오늘 우리는 정의와 공의의 하나님을 믿고 따라야 할 시점에 서있습니다. 이웃나라의 불의에 대해서 우리는 “아니요”를 분명하게 외쳐야 하는 것입니다. 믿음의 선조와 이 땅의 교회들이 일본순사의 총칼을 두려워하지 않고 독립만세를 외쳤듯이, 우리 역시 경제적, 군사적 침략을 두려워하지 말고 저들의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외쳐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는 것이요 하나님이 공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웃 나라가 서로 상생하는 길인 것입니다. 세계적인 독일 신학자인 에밀 브룬너는 “사랑이라는 하늘나라의 화폐는 정의라는 지상의 화폐로 교환해서 사용하여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정의로운 삶을 실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입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이웃 나라를 사랑하되, 정의로운 관계 속에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바로 세워지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올바로 세워질 때, 세상은 평화롭고 안전하고 쉴만한 곳이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 진정한 사랑의 교류가 이어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의 영은 정의롭고 공의로운 영이심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정의를 세우고 그 위에 사랑을 실천함으로서 갈등과 분열의 세상을 평화의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