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는 장자권을 가볍게 여기고 동생 야곱에게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아넘깁니다. 하지만 아버지 이삭이 죽을 때가 가까워져서 아들을 축복할 때에 야곱만이 모든 축복을 받게 되자 에서는 후회를 합니다. 그리고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장자권을 자로챈 야곱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그러자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을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신을 시키는데, 브엘세바에서 하란(밧아람)까지는 800km나 되는 먼 길이었습니다. 길도 멀거니와 외삼촌 라반의 집은 초행길이라 야곱의 두려움은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처없이 홀로 집을 나선 야곱이 첫날을 맞이한 곳은 벧엘광야였습니다. 딱딱한 돌맹이를 베개삼고 깊은 잠에 떨어진 야곱은 꿈을 꾸게 되는데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높은 사다리가 하늘에 닿아 있고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 위에 서서 말씀을 하십니다. 나는 네 조부 아브라함과 이삭의 하나님인데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네게 줄 것이며, 네 자손은 땅의 티끌처럼 번성하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이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 28:15)고 하셨습니다. 집 떠난 야곱은 무엇보다 내가 너와 함께하여 너를 떠나지 아니하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꿈을 깬 야곱은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라고 하면서 뜻밖의 장소에서 하나님을 만난 것에 감동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 것입니까? 광야에 계시는 것입니다. 가장 어렵고 힘든 광야의 인생길을 걸어갈 때에 하나님은 나와 함께 계시는 것입니다. 나는 세상의 버림을 받았다고 절망하고 좌절할 때에 하나님은 내 곁에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저 야곱처럼, 이 비천한 곳에 하나님이 계신 줄을 미처 몰랐다고 하는, 하나님만남의 감격과 기쁨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때에 우리는 가는 길이 멀고 험하여도 담대하고도 소망가득 찬 모습으로 거친 광야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본문의 말씀으로 돌아갑니다. 꿈을 깬 야곱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가슴에 깊게 새겼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베었던 그 돌베개를 기둥으로 세워서 기름을 붓고 맹세를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시고, 다시금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게 한다면, 여호와는 나의 하나님이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베푸신 은혜에 감사하여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열에 하나를 하나님께 반드시 바치겠다고 하였습니다.(창 28:20-22) 문장은 미래형으로 되어 있지만, 이것은 반드시 이루질 것을 확신하는 맹세의 고백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가슴에 깊게 새기고 있는 것입니까? 오늘의 환란과 역경을 이기게 하시고 그리고 축복으로 갚아주실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는 굳게 믿고 있냐는 것입니다. 야곱은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겠다고 했으니, 결코 나는 이 광야 길에서 해 받음 당하지 않을 것이고, 먹을 것, 입을 것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며, 그래서 평안히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를 지키시고 먹이시고 입히신 것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니, 주어진 모든 것의 열에 하나를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서약하였습니다.

이제 야곱을 지키시고 축복하신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예수님은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는 이사야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습니다.(마 4:12-16) 집과 가족을 버리고 어두운 광야에서 홀로 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던 야곱이 바로 흑암과 사망의 땅에 놓인 자가 아니었겠습니까? 그에게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꿈과 희망을 주시고 복을 베풀어 주셨듯이, 이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고난에 처한 자들에게 희망과 생명의 빛을 비추어 주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하나님은 나의 삶속에 함께 하고 계십니다. 내 너를 떠나지 않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믿고 약속하신 축복을 소유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