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압 출신인 룻은 유다지파 가문으로 출가하였으나 일찍이 남편을 잃고 말았습니다. 룻은 모압 사람을 만나 재가하라는 시어머니 나오미의 권고를 물리치고 시어머니와 그의 하나님 여호와를 따르기로 결단합니다. 룻은 역시 홀로된 나오미를 모시고 시댁의 땅, 베들레헴으로 가서 유다지파의 유력자인 보아스를 만나게 됩니다. 보아스는 룻의 효심과 믿음에 감동하여 그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는데, 이는 유다지파의 대를 잇는 계기가 됩니다. 보아스와 룻 사이에 오벳이 태어나고, 오벳은 다윗의 아버지인 이새를 낳았습니다. 다시말해 룻은 다윗의 가계를 잇고 나아가서 예수님의 족보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마태복음은“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 왕을 낳으니라”(마1:5-6)라고 하면서 모압이라는 출신의 벽을 넘어서서 룻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룻이 과부와 모압출신이라는 사회적 장벽을 넘어 설수 있었던 것은, 그가 보아스라는 남편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아스는 단순히 남편을 넘어서서 유다 가문을 지키고 보살핀 구원자로서 역할을 감당였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남편이 되어 주겠다고 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라 놀라지 말라 네가 부끄러움을 보지 아니하리라 네가 네 젊었을 때의 수치를 잊겠고 과부 때의 치욕을 다시 기억함이 없으리니 이는 너를 지으신 이가 네 남편이시라 그의 이름은 만군의 여호와이시며 네 구속자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시라 그는 온 땅의 하나님이라 일컬음을 받으실 것이라”(사 54:4-5)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당한 두 번의 역사적 고난을 기억하면서, 이제는 너희의 남편이 되어서 지키실 것이니, 다시는 수치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남편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까? 그것을 구원자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고대사회에서 남편을 잃어버리고 홀로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아무런 것을 얻을 수 없는 약자가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여성에게는 경제활동의 기회가 막혀있었기에, 과부와 고아는 반드시 구제하고 도움을 베풀어야 대상으로 언급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홀로된 여인이 남편을 만난다는 것은 그의 삶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말합니다. 가난과 소외와 차별과 업심여김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친히 이스라엘의 남편이 되어 주겠다는 것은, 이스라엘을 다시 살리겠다는 것입니다. 다시는 강대국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백성으로 세워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한발 더 나아가서 남편으로서 이스라엘을 지키시겠다는 그 약속을 영원히 지키겠다고 하셨습니다.(사 54:7-10) 한때 이스라엘 백성은 저들의 죄악으로 인해 징계를 받고 버림을 받았으나, 이제는 결코 이 백성을 버리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노아의 홍수때에 무지개를 통하여 다시는 물로서 심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신 것처럼, 하나님은 이 백성을 영원히 지키고 돌보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산들이 떠나고 언덕이 흔들릴지라도, 천지가 진동하는 재난이 닥친다할지라도 남편으로서 내 백성을 지키겠다는 하나님의 언약은 결단코 흔들리지 아니하고 영원한 언약이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제 영원한 자비와 사랑으로 돌보시는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심으로 당신의 언약을 새롭게 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지키시고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구세주로 오신 것입니다. 죄악으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생명을 “되찾게” 하시고, 방탕과 탐욕으로 잃어버린 것들을 “물려서” 회복하게 하시려고 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 역시 우리의 신랑이 되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지혜로운 다섯 처녀처럼 신랑되신 예수님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등잔의 기름을 늘 채우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두운 밤이 닥치더라도, 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등잔으로 불을 밝혀, 주님을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내 삶을 지키시고 돌보시는 보호자가 계시니 우리는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를 지키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삶의 장막터가 넓어지고, 삶의 처소가 더욱더 견고해지는 축복이 있기를 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