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나사렛에서 첫 설교를 하실 때에, 이사야서 61:1-2을 인용하면서 이 땅에 은혜의 해를 전파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였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눅 4:18-19) 예수님은 이사야서를 인용하면서 은혜의 해를 전파하겠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희년을 말합니다. 희년이란, 노예와 종으로 묶여 있는 자들을 모두 풀어주는 해입니다. 내가 진 빚도 탕감받고, 저당잡힌 물건도 모두 돌려받습니다. 땅도 쉬고 가축도 쉽니다. 인간이 탐욕으로 인해 역사상 한번도 실행된 적이 없었던 희년을, 예수님께서 이루기 위해 오셨다는 것입니다.

서두에 소개한 헬렌켈러가 소망하였던 3일간의 삶은 희년이요 은혜의 시간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이미 희년을 살다가 간 사람이었습니다. 3중장애를 가진 헬렌켈러는 작가와 교육가와 사회운동가로서 정상인보다 더 위대한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미국국회의사당의 방문센터에 세워져 있는 헬렌켈러의 동상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이거나 만져질 수 없다. 그것들은 오직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 역시 마음속에 무엇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느냐에 따라서 가장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며, 그 삶이 희년의 삶이요, 은혜의 삶인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무엇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 거하시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산다고 하였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 그래서 바울은 그리스도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 환경에서도 자족하는 삶을 살아가게 한다고 말합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1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1-13)

그렇습니다. 은혜의 해를 살아가는 것은 육적으로 완전한 것을 이루는 삶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 그리스도가 살아가는 삶을 살아갈 때 주어지는 삶입니다. 오직 그리스도를 내 마음 속에 모시고 살아갈 때 예수님께서 첫 설교로 주신 말씀처럼, 세상의 근심과 걱정으로 포로된 삶이 자유를 얻을 것이며, 탐욕과 이기심에 어두운 눈이 의와 진리에 대해서 밝아 질 것이며, 세상의 무거운 짐에 눌린 삶이 해방을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를 내 마음 속에 모시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그 믿음으로, 은혜의 해를 살아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