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단의 김현수 목사님은 ‘들꽃 피는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서 결손가정의 청소년들을 돌보았는데, 세상 밖으로 내몰린 아이들을 품었던 목사님의 헌신은 2004년 대통령 표창상과 2016년 호암상을 받게 됩니다. 김 목사님은 1986년 안산에서 교회를 개척하였는데 어느날 어린 청소년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와 잠을 잡니다. 몇 번이고 혼을 내어 쫓았지만 청소년들을 계속 야심한 밤에 교회로 들어와 잠을 잡니다. 이를 본 김 목사님은 영적인 감을 느끼고 청소년들을 모아다가 사연을 들어보니 모두가 결손가정의 아이들이었습니다. 집이 있으되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그래서 교회 밖으로 내치면 길거리를 방황하거나 폐허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는, 가정과 학교와 세상에서 버려진 생명들이었습니다. 김 목사님은 교회당에 거처를 마련하고 아이들을 돌보았습니다. 사모님과 함께 공부도 가르쳤습니다. 소문을 듣고 주변의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을 수용하고 돌보는 공동체를 세웠는데 그것이 ‘들꽃 피는 마을’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본문 말씀을 봅니다. 마태복음 25장은 대표적인 종말장으로서, 마지막 때에 하나님 나라에 거할 자가 누구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임금으로 등장하여 종말 때에 하나님 나라를 갈 자를 구분하는데, 그들은 오른편에 모아두고 이렇게 말씀합니다. 서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합니다. 너희들은 내가 주릴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실 물을 주었고, 나그네 되었을 때 맞아 주었고, 헐벗을 때에 옷을 입혀 주었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그리고 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보았다고 합니다.(마 25:34-36)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서 사람들은 의아했습니다. 아니 우리가 언제 예수님께서 그러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찾아보고 돌보았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고 하셨습니다. 어떻습니까? 오른편에 서서 하나님 나라, 곧 천국행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고난당한 자들을 위한 선행으로 인해 부지불식간에 예수님을 공양하고, 입혀드리고, 돌보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고난당한 자들과 당신을 동일시하신 것입니다.

사도요한은 마지막 때에 성도들은 신랑되신 예수님을 만나 천국잔치에 참여할 것인데, 아내로서 성도들이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세마포 옷은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라고 합니다.(계 19:7-8) 이것은 곧 내가 믿고 고백한 신앙이 옳은 행실로 나타나지 않으면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마치 운전을 하지 않으면 면허증은 죽은 것이 되듯이, 믿음 역시 세상이라는 험한 길로 나가 운행을 하지 않으면 죽은 믿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믿음은 결코 천국으로 나를 안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고 옳은 일을 행할 곳은 어디입니까? 그곳은 바로 서두에 말씀드린 들꽃 피는 마을과 같은 곳입니다. 특히 세마포 옷이 빛나고 깨끗하다는 것은 종교적 거룩함을 상징하는데, 그 거룩함은 반드시 고난당한 자들과 함께 하는 행함의 실천으로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모양만 빛나고 겉만 깨끗해서는 그것은 결코 거룩하다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임금으로 비유된 예수님은 천국에 들어갈 자들에게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마 25:40) 예수님은 크고 화려한 실천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대할 때, 그것이 하늘의 상급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태복음 10장 42절에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고 하시면서 행함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냉수 한 그릇이라도 건네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시간과 물질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옳은 일을 행하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낮은 곳에 계시는 예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옳은 일을 행함으로 믿음의 옷이 더욱더 빛나고 깨끗해지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종말의 때에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