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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공명지조'(共命之鳥)로 뽑았습니다. “목숨(命)을 함께(共) 하는 새(鳥)”인 공명조와 관련된 고사인데, 이 새는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꿩처럼 생긴 새입니다. 한 개의 머리는 낮에 일어나서 활동하고 나머지 한 개의 머리는 밤에 활동을 합니다. 낮에 활동하는 한 쪽의 머리는 자신의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먹습니다. 그런데 낮에 잠이 든 한 쪽 머리는 자기를 빼 놓고 혼자서 좋은 열매를 먹는다고 질투를 합니다. 어느 날, 밤에 활동하는 한 쪽 머리가 상대편 머리를 해치려고 독이 든 열매를 먹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머리는 두 개이지만 몸은 하나이기에, 독이든 열매를 먹음으로서 두 개의 머리가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공명조가 주는 교훈은 상대에게 해를 입히면 그 해가 나에게도 그대로 돌아올 것이요, 반대로 내가 좋은 일을 쌓으면 모두가 함께 유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수신문이 공명지조를 택한 것은 극한의 대립으로, 상대에 대한 관용을 상실한 정치현실을 풍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여당이 잘되는 것이 결국에는 야당에도 이롭고, 야당이 잘되는 것도 역시 여당에도 이롭습니다. 여당과 야당은 머리는 다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몸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목숨을 함께 하는 새”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까? 초대교회 시절에도 교회 안에 갈등이 있었습니다. 유대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구원은 자신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분명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은, 예수를 나의 구세주로 믿고 고백하는 자 모두에게 구원을 베풀기 위해서였는데, 유대인들은 여전히 혈통과 전통과 관습을 앞세우면서, 교회 안에서 이방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을 차별하였습니다. 이방의 전도자로 사명을 받은 사도 바울은, 이러한 유대인들의 특권의식을 깨지 않으면 전도에 심각한 장애물이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예수를 믿음으로 형성된 믿음의 공동체가 갈등과 분열에 빠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는 차별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유대인들이 믿는 예수나, 이방인들이 믿는 예수는 모두 하나의 그리스도시요, 동일한 구세주라고 말합니다.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고전 12:12-13) 구세주인 그리스도는 한 분이시니, 예수를 구세주로 믿고 세례를 받은 자는 모두가 예수라는 몸의 지체라는 것입니다. 몸에는 눈, 귀, 코 그리고 입 등의 여러지체가 있듯이, 예수라는 몸에 속한 지체 역시 다양하여서 유대인, 헬라인, 종 그리고 자유인도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출신성분과 사회적 신분이 다르다 할지라도 그리스도인은 예수라는 몸의 지체이기에 모두가 하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의 이름으로 모인 믿음의 공동체에서는 차별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몸의 약한 지체가 있다면, 그 지체를 더욱더 세심하게 살피고 돌보는 것이 믿음의 공동체라는 것입니다.(고전 12-22-23) 이렇게 약하고 소외된 지체에게 더욱더 큰 관심과 사랑과 배려를 아끼지 않게 되니 몸에는 분쟁이 없고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건강한 몸이 된다는 것입니다.(고전 12:23-27) 그래서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두가 함께 아파하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두가 함께 즐거워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몸이 되시는 교회의 모습입니다. 공명지조 즉, 목숨을 함께 하는 새가 되려면, 이렇게 성경말씀처럼 약하고 소외된 자를 먼저 챙겨주고, 강하고 넉넉한 자는 자신을 기꺼이 양보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게 함께 아파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새는 더 높이 더 멀리 푸른 하늘을 날면서 자신의 꿈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이제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새해에도 믿음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돌보는 우리 강동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위로와 격려가 넘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두가 함께 아파하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두가 즐거워하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새롭게 주어진 365일의 여정을 희망과 소망이 넘치는 모습으로 함께 걸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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