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인 25일은 6.25전쟁이 발발한지 65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한국전쟁으로 불리우는 이 전쟁은 유엔군이 50만명, 공산군이 200만명, 도합 250만명이 죽음으로써, 2차 세계대전이후 단일 전쟁으로는 최고로 많은 인명사상을 낸 처참한 전쟁이었습니다. 60년대 후반에 있었던 베트남 전쟁에서의 사망자 수는 120만 명이었으니, 이 보다 두 배 이상 사망자가 난 한국전쟁이 얼마나 큰 전쟁이었는가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전쟁은 동서냉전의 산물로 사상에 의한 이념전쟁으로 규정지을 수 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패망과 더불어 우리는 해방을 맞았으나 미국과 소련의 이해관계로 남과 북이 나누어지고 말았습니다. 해방 후 3년이 지나 남한에서는 미군정 아래 5.10총선이 실시되고 이어서 8월 15일 대한민국을 수립하게 됩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소련의 지도로 7월 1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출범합니다. 6.25전쟁은 여기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진 강대국으로부터 분단되었기에, 북쪽의 공산세력이 남한을 지배하려는 야욕으로 침략전쟁을 일으키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휴전이 된지 62년이 지났음에도 사상대립이라는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남과 북이 사상으로 나누어진 그 영향은 다시 남쪽을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그리고 동쪽과 서쪽이라는 지역으로 분리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까 6.25전쟁은 지금까지도 눈에 보이지 않게, 우리의 내면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한의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라고 부러워하는 나라로 겉모습은 변모했지만, 내적인 상황은 상대를 인정하지 못하는 세대•경제•지역간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현재진행형인 이 전쟁을 끝내고 내적으로는 남한의 백성이 하나되고, 외적으로 남과 북이 하나될 수 있는 것입니까?

오늘 본문의 선지자 미가의 말씀을 통해서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미가는 이스라엘의 죄악이 가장 깊게 만연했었던 주전 700년에 활동한 예언자입니다. 미가는 조국을 바라보면서 백성들과 지도자 모두가 탐욕과 교만과 간사에 빠져 이 나라에는 정의가 없고 악과 불의만이 가득찼다고 한탄합니다. 그래서 미가는 타락과 불법과 불의가 만연한 이스라엘을 향해서 너희의 죄악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을 만나자고 합니다. “주와 같은 신이 어디 있으리이까 주께서는 죄악과 그 기업에 남은 자의 허물을 사유하시며 인애를 기뻐하시므로 진노를 오래 품지 아니하시나이다 다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우리의 죄악을 발로 밟으시고 우리의 모든 죄를 깊은 바다에 던지시리이다”(미가 7:18-19)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 인간의 죄악과 허물을 깊은 바다에 던져 버리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바라보고 용서를 배우자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 역시 우리 민족의 죄악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로부터 용서를 배워야 합니다. 나와 다른 사상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상대를 정죄하고 비난하였던 어리석음을 모두 깊은 바다에 던져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250만명의 생명을 서로 죽이고 죽였던 이 참담한 범죄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용서는 이성의 판단을 넘어서는 윤리의 행위이기에 전쟁을 경험한 기성세대는 절대로 북한을 용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의 죄악을 발로 밟아버리고, 깊은 바다에 던져버림으로 지난 허물을 묻지 않고 용서하셨던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용서의 마음으로 6.25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용서의 대열에 서지 못한다면, 자신의 생명을 대속의 제물로 내어 놓고 인간을 구원하신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구원의 능력을 상실한 허무한 죽음이 되고 말 것입니다.

두 주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찰스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백인청년의 총격으로 9명의 흑인 성도들이 죽고 말았습니다. 이매뉴얼 아프리칸 교회는 200년 전 흑인노예들이 세운 미국 최고最古의 교회로, 흑인노예들은 그 교회를 통해서 노예살이의 참혹한 고통의 상처를 치유받고 하늘의 위로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 위로와 치유의 교회에서 백인에 의한 무자비한 살인폭력이 저질러졌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유가족 모두가 살인범 백인청년을 향해 용서를 빌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은 영결예배에 참석해서 추모사 도중에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습니다. 6천명이 넘는 조객들이 대통령과 함께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를 합창하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증오의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를 발견하자고 하였습니다. 다인종 사회인 미국은 언제나 인종차별과 갈등의 위기가 있는 곳이지만, 그 갈등의 위기 속에서도 최고의 나라로 견고히 서 있는 이유는 바로 기독교 신앙에 바탕한 용서와 사랑의 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왜 우리는 단일민족이라고 자랑하면서도, 하나되지 못하는 것입니까? 미국의 한 주 보다도 작은 나라가 왜 동과 서로 나누어져 있는 것입니까? 인구의 4분의 1이 기독교인이라고 자랑하면서도, 왜 용서의 정신은 없는 것입니까? 장로가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했음에도, 생각과 이념과 사상이 다른 자들을 껴안는 관용의 모습은 없는 것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바로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내가 죄인이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예수를 믿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악을 깊은 바다에 던지셨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의 죄와 허물을 모두 사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이 은혜의 사실을 깨닫는 것이 우리의 믿음의 출발이요, 믿음의 본질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아직도 우리는 분열과 갈등의 깊은 늪에 빠져 있습니다. 이 민족의 내면의 문제는 오직 용서로만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용서의 실천은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을 때만이 가능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6.25발발 65주년을 맞아, 이 민족이 용서와 화해로 하나 되기를 기도합시다. 먼저 우리 천만 성도들이 나를 구속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아 용서와 화해의 물결로 조국의 통일평화를 이루어나가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