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린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실 때에 백성들이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가지를 손에 들고서 맞이했다고 해서 종려주일입니다. 세상의 백성들은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는 왕을 맞이할 때에 종려나무가지를 흔들었습니다. 제자의 온 무리가 종려나무가지를 흔들면서 예수님을 맞이한 것 역시 승리의 왕으로서 예수님을 영접한 것입니다. 그런데 승리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하늘의 평화를 전하기 위해서 오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스가랴 선지자는 겸손하여서 새끼 나귀타고 오실 메시야는 병거와 말과 전쟁하는 활을 끊어버릴 것이라고 한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해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로 말미암아 죄악에 매인 삶이 자유하게 되고 참 평강을 맛보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세상을 이기고 승리하신 방법을 보도록 합니다. 예수님은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이기고 구원과 평화를 선포하신 것입니까? 그것은 겸손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신 것은 바로 겸손으로 세상을 이기겠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 왕들이 승리를 위해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병거와 말과 전쟁하는 활을 예수님은 모두 끊어 버리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이렇듯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는 겸손으로 얻는 평화의 승리이기에 여기에는 원수 맺음이 없습니다. 갈등과 분노가 없습니다. 승자와 패자가 없는 모두가 이기는 윈윈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기 전날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드시면서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어 주셨습니다. 스승인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것은 바로 겸손의 도를 가르치기 위해서였습니다. 내가 세상을 겸손으로 세상을 섬겼으니 너희도 겸손의 도를 행함으로 세상을 섬기라는 것이었습니다. “14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15.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 13:14-15) 그렇습니다. 우리 믿는 자는 겸손으로 세상을 이겨야 합니다. 나보다 약한 자를 돌보고 섬기는 겸손으로 세상을 이기고 하늘의 평화를 전파해야 합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자기를 버리는 희생으로 세상을 이겼습니다. 종려주일의 승리는 하루로 끝나고 곧이어 고난주간으로 이어집니다. 고난 주간의 핵심은 십자가 죽음입니다. 예수님은 승리의 왕이시니 결코 죽어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하지만 승리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십자가 죽음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그런데 십자가 죽음은 부활로서 다시금 세상을 이겼습니다. 일찌기 예수님은 죽음과 생명이 교차되는 자연의 법칙을 비유로 들면서 십자가 죽음으로서만이 부활의 승리를 얻게 됨을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요 12:24-25)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서 새 싹이 돋아나고 그로부터 많은 열매를 얻게 되듯이, 자기의 생명을 내어놓는 자만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당신의 생명을 십자가에 내어 놓으심으로서 다시 사는 부활의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얻는 승리는 자기를 버리는 희생으로 얻게 되는 승리입니다. 자기를 버리는 희생으로 얻는 승리이기에 일체의 억압이나 군림이 없는, 이웃에게 유익을 끼치는 열매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자기를 버리는 희생이 있었기에 예수로 말미암아 가난한 자가 부요하게 되고, 포로된 자가 놓임을 받고, 눈먼 자가 눈을 뜨게 되고 그리고 눌린 자가 자유하게 되는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어지는 평화가 참 평화요 하늘의 평화인 것입니다. 이 평화를 위해 예수님은 겸손의 왕으로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종려주일의 승리는 겸손과 자기희생으로 얻어지는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겸손하셔서 나귀타고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하늘의 평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