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바벨탑을 쌓기 전까지는 모두가 하나의 말을 썼습니다. 언어가 하나이므로 어디로 가든지 의사소통이 되니 그것은 편리함과 더불어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됩니다. 문제는 하나된 언어가 인간의 탐욕의 도구로 쓰여질 때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것입니다. 홍수 심판을 면한 의인 노아의 후손들은 크게 번성하였는데, 노아의 세 아들, 샘과 함과 야벳은 각각 자신들의 땅을 차지하면서 큰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창세기 10장 31절로 11장 1절을 보면 홍수 이후에 노아의 세 아들을 중심으로 백성들이 나뉘어 졌지만, 그들의 언어는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노아의 자손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땅의 축복을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망각하고 자신의 이름을 자랑하고 높이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바벨탑을 하늘 꼭대기까지 쌓아 인간의 이름을 높이고자 했습니다.(창 11:2-4) 다루기 힘든 돌을 대신하여 벽돌로 하늘 꼭대기까지 탑을 쌓고자 했는데, 그 목적은 인간의 이름을 내고 흩어지지 않고 뭉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것을 보시고 땅으로 직접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성읍과 탑을 건설하는 현장을 둘러보니, 언어가 하나이므로 이 일이 가능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의 언어를 여러 개로 갈라지게 해서 이 무리들을 흩어 버리셨습니다.(창 11:5-8) 하나가 되는 것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큰 성읍도 짓고 높은 탑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큰 성읍을 짓고 높은 탑을 쌓는 목적이 하나님을 버리고 인간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해서, 다시말해 인간의 탐욕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면 언제든지 그 계획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의 특징은 거리두기입니다. 거리두기라는 것은 곧 흩어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분명 모이기에 힘쓰라고 하셨음에도 우리에게 모이기를 어렵게 하는 시련을 주셨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지구촌의 모든 인간이 교만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하늘 꼭대기에 올려서 하나님보다 인간의 이름을 드러내고 인간의 능력을 자랑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거리두기는 경제, 교육, 문화, 종교등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붕괴시켰습니다. 이는 분명 인간의 교만과 탐욕의 죄악으로 인한 하나님의 회초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거리두기의 매서운 회초리를 그치게 하고 모이기를 즐겨 할 수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오순절 성령사건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순절에 하늘에서 성령이 불같이 내려오자 성령을 받은 120명의 제자들은 제각기 방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의 방언은 오순절 순례를 위해 예루살렘으로 모인 각국의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언어로 알아들을 수 있는 소통의 언어였습니다. 이렇게 오순절 방언은 갈라진 언어를 극복하게 하는 소통의 언어였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바벨탑 사건으로 갈라진 언어를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하나되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이 충만한 베드로가 그날에 설교를 하니, 무려 삼천명이 회개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는 놀라운 구원의 역사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초대교회의 모습을 회복할 때에 우리는 다시 모일 수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성령의 역사로 세워진 초대교회의 모습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공동체의 일원으로 섬기며 모두가 함께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초대교회는 자신의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었는데(행 2:44-47), 이 실험정신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오래가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나눔과 섬김의 정신은 성찬식과 애찬식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주일예배 후에 점심을 먹고 나눈다는 것은 초대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이요, 그것은 음식을 나누는 것 이상으로 서로의 삶을 나누는 행위인 것입니다. 그런데 나눔과 섬김의 본을 보여주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아 살 때 우리는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성령의 언어가 있는 세상,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실현되는 세상이 될 때에 코로나19의 재난이 그치게 될 것입니다. 그 때에 비로소 거리두기는 사라지고 우리 모두는 삶의 현장에서 살갑게 부딪치며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령의 언어로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성령 안에서 하나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예배로 모이는 우리의 모임이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섬김과 나눔의 모임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