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3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을 종으로 붙들고 있던 애굽의 바로 왕은 이스라엘 백성을 풀어주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9번째 재앙을 내리셨지만 재앙이 내릴 때에만 풀어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재앙이 끝나면 다시 포로로 불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하고 강퍅한 바로를 내버려 둘 수 없어 초태생을 죽이는 열 번째 재앙을 내리기로 작정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오늘 밤에 이스라엘의 모든 가정은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인방과 좌우 설주에 뿌리고 절대 문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날 밤 하나님께서는 죽음의 기운을 보내시어 애굽의 전역을 돌아다니게 하셨습니다. 대문에 양의 피가 뿌려져 있는 집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피가 뿌려져 있지 않은 집은 들어가서 그 집안의 처음 태어난 것을 모두 죽였습니다.

그날 밤 애굽은 통곡소리로 가득찼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바로는 하나님 앞에 항복하며 모세에게 이스라엘 자손을 데리고 떠나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라고 하였습니다. 7년 가뭄을 피해 애굽 땅으로 이주한 지 430년 만에 비로소 하나님께서 선조들에게 약속한 가나안 땅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애굽을 탈출한 이 날을 유월절이라고 명명하셨습니다. 유월절이란 넘을 월(越)자를 써서 하나님께서 집을 넘어가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유월절을 기억하여 내가 베푼 구원의 은혜를 잊지 말고 자손대대로 이 날을 기념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유월절 어린 양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유월절의 어린 양으로 보내셔서 이스라엘 백성 뿐 아니라 종의 사슬에 매인 모든 백성들을 구원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유월절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것은 유월절 어린 양으로 구원을 베푸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유한하고 연약한 인간의 힘으로는 거대한 악의 세력을 이길 수 없지만,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할 때, 유월절 어린 양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피를 의지할 때 우리는 악한 유혹의 세력으로부터 놓임 받고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구원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베푼 구원의 사건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원 받은 후 의로운 삶을 살기 원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유월절 어린 양으로 베푼 구원은 단지 애굽의 종에서 벗어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과 증거와 규례를 지켜서 정직하게 선량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인간의 구원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원 받은 자가 바르고 선한 삶을 사는 것까지를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바르고 선한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구원 역시 불완전한 구원으로 머물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로 말미암아 얻은 구원은 성화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는 광복 75주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광복은 빛이 바랬습니다. 왜냐하면 광복 이후의 삶, 그러니까 식민지에서 자유와 해방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그에 걸맞는 말씀의 삶이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일제 36년 식민지를 벗어났다는 광복의 기쁨은 하나님께서 명하신 의롭고 선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각오와 다짐으로 하나가 될 때, 그래서 그 명령을 실천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광복은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한편 우리의 광복을 신앙적으로 해석하면 하나님께서 주신 출애굽 구원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구원과 해방은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는 말씀의 삶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구원한 백성과 나라가 의로운 모습으로 서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한다면 복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유월절 어린 양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종에서 자유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구원과 자유가 의롭고 선한 행실로 이어지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복되고 의로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