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는 예배당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아직 하나님을 만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룩한 성전이 여전히 바이러스로 더럽혀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해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파괴하고 훼손한 인간의 죄악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배당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없으니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 것입니까? 바로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일상의 삶 속에서 먼저 하나님을 만나고 그 만남의 체험이 엿새 동안 쌓여져서 주일성수로 이어질 때에 주일예배가 감격과 은혜가 넘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만남의 원리를 깨닫지 못한 채, 다시말해 주일날 예배당에서만 하나님을 만나고자 했을 때 우리의 믿음은 죽은 믿음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삶과 예배가 긴밀히 연결될 때 우리는 살아 역사하시는 역동적인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감격과 은혜가 넘치는 산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창세기 본문은 하나님의 임재가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 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벧엘광야에서 잠자는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성전에 갇힌 하나님이 아니라 고단한 삶 속에 함께 하고 계시는 분이심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야곱은 형 에서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얻었습니다. 나중에 아버지 이삭의 축복이 동생 야곱에게 가는 것을 본 에서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야곱을 죽이려고 작정하였습니다. 졸지에 형을 피해 집을 나선 야곱은 800KM나 떨어진 외삼촌이 거하는 밧단아람으로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 길은 생전에 가보지 못했던 미지의 길이어서 야곱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위험하고 두려운 길이었습니다. 길을 떠난 야곱은 벧엘 광야에 이르러 하루를 묵게 됩니다. 야곱은 너무나 고단하여 돌베개를 베고 깊은 잠에 떨어지고 말았는데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꿈속에 나타난 하나님은 야곱에게 땅과 후손의 축복을 약속합니다.

꿈을 깬 야곱은 감격과 놀라움으로 가득찼습니다. 과연 하나님이 이곳에 계실 줄을 알지 못했다고 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여기 계시거늘 내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은 거룩한 성전에만 계시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가장 고단한 삶의 현장에도 함께 계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하나님의 약속대로 야곱은 두 아내와 12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 그리고 수많은 가축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야곱은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 다시 말해 인생의 가장 어렵고 힘들 때 만난 그 하나님을 평생으로 섬기고 의지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까?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특별히 절망과 좌절의 순간에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낙망할 때 바로 하나님이 내 곁에 함께 하고 계심을 알고서 위로와 소망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길은 야곱이 걸었던 밧단아람의 길입니다. 생전에 가보지 못했던 마지막 먼 길을 떠나는 것이 우리의 삶이요 인생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19라는 듣도 보도 못했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여기가 바로 벧엘광야입니다. 이제 하나님은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벧엘광야로 보내주셨습니다. 야곱에게 말씀하신 그 약속,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고 하신 창세기 28장 15절 말씀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게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예수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약속을 믿기에 우리는 이제 내가 나를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의 위기와 시련을 이기는 생명의 길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너와 함께 하신 하나님, 너를 떠나지 않겠다고 하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