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신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양식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사 55:1) 물은 물론이거니와 가장 값비싼 포도주와 젖을 더하여 이 모두를 거저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2절을 보면, 지난 날 이스라엘 백성은 “양식이 아닌 것을 위하여 은을 달아 주며 배부르게 하지 못할 것을 위하여 수고”(사 55:2a)했을 뿐이었다고 합니다. 양식 아닌 양식, 배부르게 하지 못할 무익한 양식은 인간의 탐욕과 불의로 얻어진 세상 것들입니다. 다시말해 부정한 재물과 악한 권세와 세상열락입니다. 과거의 백성들은 그러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 은을 달아주고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새로운 양식을 먹고 마시라고 하셨는데, 멸망의 쓰라린 경험 끝에 주어질 양식은 곧,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3절 이하에서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내게로 나아와 들으라 그리하면 너희의 영혼이 살리라”(사 55:3a)고 하였는데, 새로운 양식은 귀로 듣는 양식이요 그것은 곧 하나님의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말씀의 양식은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1절에서 언급되었듯이 말씀의 양식은 값없이 돈 없이 얻는 양식입니다. 그런데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고 하신 것은, 인간의 능력으로 그 양식을 살 수 없으니 값 없이, 돈 없이 사라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만약에 영혼을 살리는 양식을 값을 쳐서 살 수 있다면, 다시말해 인간의 능력으로, 인간이 소유한 재물로 살 수 있다면 인간은 다시금 교만에 빠질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으니, 하나님의 말씀은 탐욕의 도구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마치 그것은 중세교회의 면죄부와 같이 하나님의 말씀은 물질로 교환되고 매매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영혼을 살리는 하나님의 말씀은 감히 값을 매길 수 없으니 값이 없는 것이고, 감히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니 돈 없이 사야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간의 능력으로는 얻을 수 없는 양식을 값 없이 돈 없이 얻었으니,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인 것입니다. 우리는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만이 생명의 말씀을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입니다.

이어서, 영혼을 살리는 하나님의 말씀은 “모든 목마른 자”에게 주시는 열린말씀입니다. 3절 이하를 보면 “너희의 영혼을 살리는 말씀”이 다윗에게 언약한 바 다윗의 후손으로 올 것인데, 그를 만민을 위한 증인으로, 인도자로, 명령자로 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는 누구입니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영혼을 살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다윗의 언약으로 이어지고 그 언약은 “그”라는 실체로 구체화되어 나타나는데, 그가 구세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인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 곧 하나님의 말씀이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로 오셨다고 합니다.(요일 1:1-3) 그러니까 하나님의 말씀이 나타난 바가 되었는데, 그것은 제자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 예수 그리스도임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목마른 자들’과 ‘돈 없는 자’를 부르신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앞으로 모든 인간을 부르신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은 어떤 모습입니까? 모두가 목마른 자요, 돈 없는 자입니다. 목마른 자는 갈급한 자입니다. 하나님 앞에 갈급하지 않는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천하의 재벌도, 권세자도 근심과 염려와 문제를 안고 살아갑니다. 모든 인간은 갈급한 자인 것입니다. 또한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돈 없는 자에 불과 합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인간은 결코 재물을 소유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할 때만이 소출을 얻고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 앞에 갈급한 자로 서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 앞에 빈손 들고 서야 합니다. 그렇게 나를 낮추고 나를 비울 때에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생명의 양식으로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양식을 값없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생명의 양식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늘의 축복이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