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종교개혁주일을 보내면서 다시 우리는 500년전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루터는 카톨릭 교회의 면죄부 판매의 부당성을 반박하면서 오직 믿음과 은혜와 말씀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오직 믿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구원의 방식에 있어서 인간의 공로는 없고 오직 믿음만이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능력과 자랑과 공적이 아무리 크고 화려해 보인다할지라도 그것은 아침에 사라지고 마는 이슬과 같은 것이요, 해가지면 시들고 들꽃과 같은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다는 것은 구원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루터가 말한 오직 은혜로 살라는 말씀에 집중해 보기로 합니다. 사도 바울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자 되었느니라”(롬 3:23-24)라고 하면서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속량을 받은 것은 하나님께서 값없이 베푸신 은혜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면죄부를 사듯이 물질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시고 오직 예수를 구세주로 믿는 믿음만을 보시고 우리의 모든 허물과 죄악을 용서하셨으니,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요 선물인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기 전에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값없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사 55:1) 하나님은 목마른 자와 돈 없는 자를 부르셨습니다. 목마른 자는 영적으로 갈급한 자입니다. 모든 사람은 근심과 염려를 안고 살아가기에 영적으로 갈급한 자입니다. 하나님은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듯이 갈급한 모든 심령에게 기쁨의 샘을 그저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돈 없는 자는, 인간의 유한한 모습을 말합니다. 하나님 앞에 자랑할 수 있는 영원한 재물은 없습니다. 때가 되면 모두가 사라지고 말 유한하고 불완전한 소유를 가지고 있기에 하나님은 우리를 향하여 돈 없는 자라고 부르신 것입니다. 돈 없이 값없이 하늘의 양식을 주시겠다니,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겠습니까? 이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의 영혼은 자유함을 얻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현실의 삶으로 돌아가 봅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의 육의 삶을 구하기 위해서도 동일한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시편 121편의 시인은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면서 환란에서 나를 지키신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지쳐 쓰러져 잠들었을 때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는 하나님의 돌보심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의 일거수일투족 모두를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분이십니다. 이제 하나님은 우리의 보호자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셨습니다. 선한 목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양들을 위하여 당신의 목숨을 버리기까지 사나운 이리의 위험으로부터 양들을 지켜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0:11-15) 그것은 십자가 구속의 사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족하고 미약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온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험난한 광야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의 세월을 살아 왔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믿는 자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살게 되었으니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는 아무 공로 없으나 값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으니 감사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겸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 능력으로는 험한 세상을 이길 수 없었으나,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환란을 이기고 살았으니 겸손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망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니 우리는 두려움을 떨쳐 버려야 합니다. 힘들고 지칠 때 나를 등에 업어 주시는 주님이 계시니 어떠한 고난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고난을 이기고 내일의 소망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