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의 형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유교의 제사도 그렇고 구약의 제사도 비슷합니다. 구약의 제사에 제물로 쓰이는 동물은 양이나 소나 염소여야 하는데 그것은 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만 가능합니다. 또한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의 의미에 따라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등 다양한 형태의 제사들이 있습니다. 또한 제사를 드리는 형식에 따라 화제, 요제, 거제, 전제 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구약의 제사는 다양하고 복잡한 형식을 가지는 특성 때문에 제사라는 형식이 제사의 의미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언자의 목소리를 통하여 제사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거듭하여 경고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시편 50편은 참된 예배가 무엇인지를 강조하고 상기시키는 말씀입니다. 우선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제사로 나와 언약한 이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제사로 나와 언약한 백성”이라는 말은 이스라엘 백성은 제사로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는지 판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즉 제사를 통해 선한 일은 칭찬받고 범죄한 일은 용서를 구하고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하나님과 화평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다시금 고백하고, 허물이 있다면 그 허물의 용서를 구하고 사죄를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질의 삶을 살고 있는 인간은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로서 제사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름진 소와 양을 바침으로 우리의 허물을 판결하려는 하나님의 마음을 돌려놓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에 하나님은 재물로서는 너를 책망하지 않겠지만 제물을 바치는 너의 마음의 중심을 보시겠다고 경고합니다. 이 말은 제물로 하나님을 회유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치는 소나 양으로 인해 하나님의 눈이 흐려져서 우리의 죄과를 그냥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제사는 어떤 제사입니까?

첫째, 감사의 제사입니다. 감사로 드리는 제사는 나를 지키시고 인도하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제사입니다. 나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나 크고 놀라워서 그 은혜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을 금할 수 없으니 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제사가 참 제사이고, 그 제사를 받으시는 것입니다.

둘째, 서원을 지키는 제사입니다. 서원을 지키는 제사는 내가 약속한 것을 실행하는 제사입니다. 내 기분에 따라서 드리는 제사가 아니라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제사가 아니라 하나님께 서원하고 다짐한 믿음의 결단에 의해 드리는 제사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갈급한 심령의 제사입니다. 하나님은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너의 갈급한 소리를 듣고 내가 너를 건지겠다고 하셨습니다. 환난 날에 하나님을 부르짖는 백성들을 구해 내는 것이 하나님의 기쁨이요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통회하는 심령으로 드리는 제사입니다. 고통과 역경을 만나 그로 눈물을 흘리며 그로 인해 간절한 심정으로 드리는 제사를 기뻐 받으시겠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세상의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제사를 통하여 받은 하나님의 은혜와 감동과 위로가 이제 세상에서 옳은 행위로 드러나야 하는 것입니다. 제사를 드리는 자의 옳은 행위는 입술에 하나님의 율례와 말씀을 달고 있어도 하나님의 교훈을 미워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뒤로 던지고 세상에서 불의를 행한다면 너희들은 구원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제사에 대해서 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자는 이제 그의 행위를 옳게 함으로서 하나님의 구원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이 말은 예배와 삶이 하나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을 이루는 약속의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환난 날에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때에 하늘의 구원을 덧입는 믿음의 백성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