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롬 3:10)고 하면서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 허물 많은 죄인의 모습으로 설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하나님 앞에 죄인일 수밖에 없는 원죄의 현실을 살아감에도, 예수를 나의 구주로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죄인에서 의롭다 인정을 받는 의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거듭난 자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을 살아가야 함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 12:1) 구체적으로 바울은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고 하면서 그것이 ‘영적 예배’라고 합니다. 이렇듯 하나님은 오늘도 당신의 자녀들을 예배로 부르시고 계시는데, 믿는 자들의 몸을 산 제물로 드리는 예배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우선 구약의 예배인 제사를 봅시다. 제사의 핵심은 제물입니다. 제물이 없는 제사는 더 이상 제사가 아닙니다. 제사 때, 반드시 양이나 소를 잡아 그것을 태워서 제물로 올렸는데, 그것은 인간의 죄값을 대신하여 치른 희생 제물이었습니다. 죄로 인하여 내가 죽어야 하는데, 대신 짐승의 제물을 잡아서 바쳤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희생제물로 돌아가셨다는 것을 믿는 것이요, 그 믿음으로 구속받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친다고 할 때, 그것은 내 몸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바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우리의 몸을 산 제물로 바친다는 것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가 나를 살리셨다는 그 믿음을 바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십자가 감격 없이 드리는 예배는 인간중심의 예배요, 나의 의를 만족시키는 예배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것은 내가 죄인임을 인정하지 않고 드리는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나의 잘난 것만을 자랑하는 예배가 되기 때문입니다.

바리새인과 세리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습니다. 먼저 스스로 자기를 의롭다 여기고 남들을 멸시하는 바리새인이 기도합니다. “하나님, 나는 토색, 불의, 간음을 한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또한 옆에서 기도하는 저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시다시피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도 드렸습니다”라고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세리는 감히 제단 가까이에도 못가고, 멀리 떨어져서 가슴을 치면서 기도합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그저 죄인이로소이다” 라고 눈물로 기도할 뿐이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누가 하나님으로부터 의로운 자로 인정을 받았는가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세리였습니다.(눅 8:9-14) 바리새인이 지켰던 금식과 그의 예물은 죄인 된 나를 구한 십자가 감격과 은혜가 빠졌기에 하나님의 기뻐 받으실 산 제물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가 드린 모든 종교행위와 제물은 오직 자신의 의를 드러내고 자신을 만족하게 여기는 교만의 행위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세리의 자기의 의를 부인하고 죄인으로 고백하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세리에게는 죄를 사하는 희생제물이 필요했고,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가 갈급했습니다. 그래서 세리의 기도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거룩한 산 제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사도 바울은 믿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예배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제 성전 안에서 드려진 예배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함을 말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그렇습니다. 바울은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영적예배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배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밖, 세상으로 나아가 세상의 풍조를 본 받지 말고, 마음에 새로운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삶을 살도록 권면하였습니다.

오늘날, 교회의 위기, 기독교의 위기가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교회 안에서만 거룩한 예배, 뜨거운 예배를 드리고 만다는 것입니다. 정작 세상 속에서는 그 거룩과 뜨거운 열기는 사라지고 마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의 몸을 산 제물로 드리는 영적예배는 이제 세상으로 들어가, 세상의 근심과 염려로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로하고 돕고 세우는 삶의 예배로 이어져야 합니다. 고난당한 세상을 위해 드려지는 예배가 있을 때에, 비로소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과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예배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고 온전하고 기뻐하시는 삶의 향기로 퍼져나가지 않으면 더 이상 그것은 영적예배가 될 수 없으며, 하나님의 기뻐 받으시는 예배가 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은 예수를 믿고 구원받은 성도들을 예배를 통해서 만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이 세상 속에서 선하고 온전한 삶으로 하나님께 예배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오늘 우리의 예배가 나를 구한 십자가 감격으로 드리는 영적 예배가 되기 바랍니다. 나아가 우리의 영적예배가 세상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삶의 예배로 이어지기를 주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